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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도리, 인간됨을 묻다
한정주 지음 / 아날로그(글담) / 2018년 9월
평점 :
안녕하세요.
일상의 깨달음으로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고 싶은 마리미카입니다.
[서평]인간도리(人間道理) 마지막 포스팅입니다.
1부-수치심을 모르는 교만한 사람들에 대하여
2부-배려심이 없는 이기적인 사람들에 대하여
3부-고단한 삶에 흔들리는 나 자신에 대하여에 이어
<4부-타인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에 대하여>에서는 물들 염(染)에 대해 설명하고자 합니다.
물들 염(染) 글자는 물 수(水), 아홉 구(九), 나무 목(木)을 합친 글자로, 천이나 실에 색을 물들이기 위해서는 아홉번이나 되풀이해야 하는 작업을 문자화한 것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물들인다는 표현에 집중합니다.
<묵자(墨子)>에 묵비사염(墨悲絲染)이라는 고사성어가 등장합니다. 묵자는 실이 물드는 모습을 보고 슬퍼했다는 뜻이라네요.
"푸른 물감에 물들이면 파란 실이 되고, 노란 물감에 물들이면 노란 실이 된다. 물들이는 물감이 바뀌면 그 색깔 역시 바뀐다. 다섯 번 넣으면 다섯 가지 색깔이 나온다."
묵자는 실과 마찬가지로 사람 역시 누구에게 물드느냐에 따라 선해지기도 하고 악해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p.229)고 합니다.
저자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물들 때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사람은 첫째 부모, 둘째 스승, 셋째 친구를 들고 있습니다. 부모는 선택할 수 없는 반면, 스승과 친구는 선택할 수 있고, 어떤 스승과 어떤 친구를 만나 물드느냐에 따라 삶과 운명이 바뀐다(p.231)고 말합니다. 따라서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좋은 스승과 좋은 친구를 만나는 것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p.231)고 합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스스로 좋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 것, 그만큼 좋은 스승과 좋은 친구를 만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겠지요. 누구를 만나 어떤 물을 들이느냐에 따라 사람의 삶과 운명이 달라진다는 저자의 글에 크게 공감합니다.
다른 좋은 한자들도 많았지만 제가 물들 염(染)에 더 눈길이 갔던 이유는 아마도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대한 내용과 가장 부합하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저는 한 사람이라도 내 글을 읽고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고, 같이 기뻐하고, 같이 슬퍼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그런데 아무도 제 글에 반응하지 않고, 나눌 사람이 없다면 지금까지 글을 쓰기는 힘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다행히 제가 많이 배울 수 있는 이웃들을 만났고, 그들에게 물들으면서 가끔은 내가 정말 괜찮은 사람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또한 내가 이웃들에게 좋은 물을 들일 수 있는 사람이길 바라는 마음도 있네요.
그동안 4번에 걸쳐 서평을 교과서같은 느낌으로 설명했습니다. 제 생각을 들어내기 보다 책의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접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습니다. 모든 글이 다 옳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사람답게 살아간다는 의미를 곰곰히 되새길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은 분명합니다. 인간답게 산다는 것, 인간다운 길을 찾는 일에 성찰하는 시간이 되었길 바랍니다.
덧.
저자는 한자(漢字)에 의미를 부여했듯이, 우리는 우리가 가진 사소한 것에 의미를 부여해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내 주위에 내가 관심을 갖는 것에 의미를 부여해, 생명을 불어넣어 주는 글을 쓰는 일을 함께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