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역사산책 : 개항도시편 골목길 역사산책
최석호 지음 / 시루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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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걷기 열풍이다. 평소에는 관심이 없어서 잘 몰랐는데, 찾아보니 각 지자체마다(시/군) 각자 나름의 산책코스를 만들어 놓고 있다. 지방을 여행할 경우 그 지역 관청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코스 지도가 잘 나와 있으니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골목길 역사산책, 개항도시 편>은 부산, 인천, 양림동, 순천, 목포를 소개한다. 이 책을 잘 설명한 책 뒷표지글을 소개한다.

 

 

"우리에게 근대와 개항은 무슨 의미인가? 오늘의 우리를 알기 위해 근대와 개항의 특별한 현장이 살아 숨쉬는 5개 개항도시를 찾아 나선다

피난민, 이민자, 외지인에게 기꺼이 문을 열어준 부산 개항장 소통길. 그 길에서 신자유주의 시대에 꼭 필요한 더불어 사는 지혜를 발견한다. 인천 개항장 제물포를 막아 국토를 지키려 했으나, 일본, 중국, 서양에게 내주고 근대를 일궜다. 그마저도 일본에 빼앗겼다. 전쟁의 상처 가득한 인천 개항장에 비둘기가 날아오르는 꿈을 꾼다. 죽음의 자리에 근대로 가는 길을 개척한 광주읍성 밖 무덤자리 양림동 근대길을 걸었다. 목숨 바쳐 일제에 맞서며 근대를 이루어낸 양림동 사람들은 당당한 대한민국과 대한국인을 요구한다. 순천에서는 봄마다 한반도에서 제일 먼저 꽃이 핀다. 그 꽃길에서 근대를 열었다. 겨울과 봄, 전통과 근대, 반란과 봉기의 경계에 선 순천을 걷는다. 뒤늦게나마 자주적으로 개항하여 근대로 가는 생명 도시로 거듭나려 했으나 결국 식민지 수탈도시로 전락했던 목포 개항장 생명길에 나선다. 식민의 한조차도 흥으로 이겨낸 목포 개항장에 흥얼거리는 노랫소리가 맴돈다. 역사산책자는 오늘도 걷는다."

 

 이 책은 골목길을 소개하면서, 그곳에 실린 우리의 역사에 대해 설명한다.
여기에서는 부산 코스를 살펴본다.

 

부산역 → 브라운핸즈 백제 → 초량교회 → 168계단 → 김민부 전망대 → 장기려기념관 → 이바구공작소 → 역사의 디오라마 → 40계단 문화관 → 백산기념관 → 용두산공원 → 부산근대역사관 → 보수동 책방골목 → 부평통 깡통시장 → 국제시장 → 자갈치시장이다.

그 지역에 대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곳이 어떤 곳인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근대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왜 장기려박사를 바보라고 부르는지, 부산 시민은 왜 그를 그토록 사랑하는지 장기려박사의 행적에 대해 설명해준다. 무엇이든 아는 만큼 보이는 거라고, 장기려박사에 대해 전혀 모르고 기념관을 둘러보는 것과, 어떤 인물인지 미리 인지하고 살펴보는 것은 분명 그 차이가 있을 것이다. 

 어릴 적 부산에 가면 늘 들렀던 용두산공원. 이모댁이 대청동 부근이라 부산근대역사관이나 용두산공원을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곳이다. 오래전부터 중국,일본사람이 부산에 들어와 살았고, 청관거리, 왜관거리라고 불렸고, 초량왜관이 이 용두산 공원 주변에 설치되었고, 그 규모가 자그마치 10만평이었다는 것, 지금은 흔적도 없이 싹 쓸어버렸다는 것, 대단한 부산인들을 느낄 수 있다.

 

영화로 우리에게 알려진 40계단은 바다 위 신도시와 가파른 산동네를 잇는 계단이었다는 것. 언제 만들어졌는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일제 강점기에는 꼬치집이 많아 술꾼들이 몰렸고, 6.25 전쟁때는 피난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아침저녁으로 넘다들던 고달픈 삶의 계단(p.72)이라고 설명한다.

 부산 근대역사관에서 남포동쪽으로 걸어가면 동광성결교회 앞 네거리가 전국 최대 규모의 헌책방 골목, 보수동 책방골목이다. 지금은 커피숍, 대형 헌책방, 문화관, 고서점, 외국서적이나 전문서적 등 특화된 헌책방도 몰려 있다고 하니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에게 나들이 겸 책향기를 흠씬 맡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이 밖에도 영화에 나오는 국제시장, 누구나 다 아는 자갈치시장, 부평시장 등등. 부산역 5번출구로 나와 왼쪽으로 들어가면 나오는 차이나타운부터 시작하는 이 여정이 보는 재미, 먹는 재미, 깨닫는 재미까지 선사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내가 걷고 있는 골목길에 어떤 역사가 깃들어 있는지, 이 골목길에 내가 모르는 어떤 사연들이 있는지 생각할 수 있다면, 어느 곳을 가더라도 그곳이 역사공부의 현장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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