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 3 : 허브 재배와 활용 편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 3
유다경 글 그림 사진 / 시골생활(도솔)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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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 기다린 책이었다. 처음부터 이 내용이 제일 궁금했었는데 1편부터 읽으며 3년을 기다린 끝에 이 책을 만났다. 물론 그동안 저자의 블로그를 다니며 여러 가지를 조금씩 맛보기는 했지만 블로그 글만으로는 끝내 해갈이 안 되는 목마름이 있었다. 이제 책을 받아 들여다 본지 꽤 시간이 흘렀다. 나의 목마름은 어느 정도 해결이 되었지만 책에서 얻은 지식들이 내 밭과 허브들에게 돌아갈 날까지는 시간이 좀 필요하겠다. 당장 실행할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 안타깝게도 내년, 내후년이나 되어야 적용이 가능한 것들이 있으니말이다.

 

  오래전 내가 저자의 블로그를 소개받았을 때, 나는 루콜라를 기르고 있었다. 아니 처음으로 플라스틱 화분에 루꼴라 씨앗을 뿌리고 기다리던 중이었다. 당시엔 루콜라가 뭔지도 몰랐다. 고마운 인터넷 지인이 소개해줘서 알게 된 모 사이트에서 신입회원들에게 제공해준 씨앗이었다. 다른 종류들도 있었지만 기억에 강하게 남아있는 루콜라였다. 대충 검색을 통해 알아본 그 식물은 피자에 넣어 먹으면 맛있다고 했었다. 그러나 싹이 나고 잎이 좀 커진 듯 해서 뜯어먹어보니 맵기만 하고 이걸 어떻게 피자에 넣어먹겠나라고 의아해하며 내팽개쳤었다. 그로부터 8년이 지났다. 이제는 루콜라가 떨어지면 얼른 파종을 한다. 보통 자연발아가 잘되는 편이라 씨앗이 떨어진 자리에 나오는 아이들을 거둬 먹곤 하지만 중간에 떨어질 것 같으면 파종을 해서 먹고 싶을 때 아쉽지않게 하는 것이다. 유럽 여행을 가면 샐러드에 끼어나오는 루콜라가 제일 반갑고, 길거리에서 만나는 야생 루콜라를 동행하는 사람들에게 알려주기도 하면서 조금 으쓱하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아까 먹은 맛있는 샐러드 재료가 이것이었다고. 매콤하면서 견과류 맛이 나는 이 매력적인 허브를 알게 되어 외국 여행에서 먹는 걸 고민하는 일이 한층 줄었다. 아니 오히려 다른 허브들을 알아보는 즐거움이 생겼다고 해야겠다. 야생루콜라는 꽃색이 좀 더 노란색이구나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품종의 차이였나보다. 책에 보니 품종에 따라 여러 가지 꽃 색이 있단다. 그리고 루콜라로도 페스토를 만들어 먹을 수 있다는 걸 그동안 전혀 생각을 못했다는 것. 아이고 아까워라. 책을 읽으면서야 이마를 친다.

 

  루콜라를 시작으로 이런저런 허브들을 길러봤다 블로그에서 소개되는 것과 이런 저런 정보를 통해서 많이 키우게 되었다. 그러나 내가 이 책을 그토록 기다린 이유가 바로 그렇듯 도무지 뭐에 활용하나 하는 게 제일 아쉬운 것이었다. 루콜라는 주로 먹을 수 있으니 별로 어렵지 않았다. 바질도 마찬가지다. 바질도 잘 자라고 맛있고 여러 가지 응용도 하고 해서 크게 아쉬움이 없는 작물이었다. 그러나 그밖의 다른 허브들은 기르기는 했는데 도대체 먹는 건 너무 한정적이고 향을 즐기고 꽃만 보기에는 어쩐지 손해 보는 느낌이 나고 잘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렇지만 그런걸 소개하는 책을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물론 아주 없지는 않다. 그동안 여러 종류의 책들을 읽어보기도 하고 여기저기 인터넷 사이트에서 정보를 얻어 적용해보곤 했지만 마음에 딱 드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일단 국내 저자의 허브 관련 책이 별로 없다. 있어도 올빼미님의 책처럼 자세하고 가려운 곳을 모두 긁어주는 내용의 책은 없었다. 책을 받자마자 얼른 3부 활용편을 읽었다. 바로 그 다음날부터 활용에 들어간 내용은 생허브의 보관이란 편에 물꽂이 보관이었다. 바질은 꽃대가 오를 무렵 양이 많아져서 대부분 페스토나 퓨레를 만들어 저장을 하지만 토마토가 한창 나오는 지금 생바질 잎이 필요한데 매번 싱싱한 걸 따서 먹기가 어려웠다. 밭에 잔뜩 놔두고 못먹는 심정은 자괴감이 들 정도인데 바질을 줄기채 꺾어다 물에 꽂아놓고 물을 갈아주면 싱싱한 바질 잎을 계속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그때 주방에 가져다놓고 물에 꽂아놓은 바질은 뿌리가 많이 나왔다. 이제 화분에 심어서 계속 키워야겠다.


  그밖에 또 눈에 띄는 활용법 중에는 허브 버터였다. 사실 버터를 그리 많이 먹는 편은 아니지만 어쩌다 사용하려면 뭔가 좀 부족한 아쉬움이 생기곤 했는데 허브버터를 만들어두면 해결이 되겠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종종 허브버터 이야기를 듣긴했지만 책을 읽다보니 머릿속에 전구가 하나 켜진 듯 밝아지는 느낌이다. 그밖에도 여러 가지 요리에 사용할 허브 활용법이 많다. 다만 내가 그리 요리에 시간을 들이거나 재밌어하거나 잘하지 못하기 때문인지 만들어놓고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기엔 좋다. 이제 먹는 것에 조금 더 비중을 높이는 계획을 세워본다..

 

  책에 소개되는 활용법은 이외에도 많다. 놀랍게도 그 대부분을 나도 사용하고 있던 중이었다. 물론 나는 완전 초보수준이지만. 그동안 허브를 기르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활용방법을 찾아보게 되었고 막 이런저런 방법들을 사용해보고 있었다. 허브를 먹는데에만 사용하는 것보다 다른 활용방법들이 더 재밌어서 허브를 기르는 즐거움이 두배로 커졌다. 내가 적용해본 것들은 비누나 연고만들기, 화장품 만들기, 특히나 최근에는 가정용 증류기를 구입해서 생허브들을 증류하고 있다. 증류는 본래 에센셜오일을 추출하는 기법이지만 우리는 오일을 분류하지않고 에센셜오일이 함유된 증류수를 얻는 것이다. 화장수나 여러 가지 용품의 수용성 액체로 사용하고 있다. 그동안 인퓨전 해놓았던 오일들과 알콜이나 식초, 글리세린에 팅크쳐해놓은 것들, 말린 허브들로 만들어지는 여러 가지가 각종 생활의 즐거움을 주고, 또 나 혼자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주변 지인들에게 만들어주면 대부분 좋아하니 기쁨이 더 크다. 내가 기르고 수확하고 만들어 사용하니 심적인 효능까지 더해져서 그런지 아프던 어깨도 거의 안아프고 피부도 좋아지고 건강해졌음이 느껴진다.

 

   활용법을 보다보니 내가 그동안 길러만 놓고 제대로 갈무리를 안해서 활용할 수 없는 것들이 많았다. 이제 내년에 기르게 되면 갈무리 잘해서 올해 배운 여러 가지들을 잘 만들어봐야겠다. 제일 아쉬운게 저먼 캐모마일 꽃이 이렇게나 많이 사용되는 것을 모르고 제대로 갈무리를 안해놓은 것이다. 캐모마일 꽃차를 좋아하긴 하지만 말린 꽃보다 생꽃잎차가 더 좋아서 그렇게만 마시고는 그냥 모두 내버려뒀던 것이다. 내년을 기약할 일이다.

 

 

  책은 1부에서 허브 총론을 다루고 2부에서 각론을 다루고 있다. 내가 그동안 욕심껏 이것저것 들을 적마다 씨앗을 구해 파종하고 모종을 사서 길러본 것들이 많아서 책에서 소개된 허브들 중에 러비지와 처빌만 빼곤 모두 다 길러본 것들이었다. 그러나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그저 키우기만 한 것들이 많아서 읽으며 안타까운 심정이 컸다. 이제 내년에 다시 기를 때는 좀 더 잘 기를 수 있으리라. 물론 기르면서 그냥 향을 즐기고 꽃만 보는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그 즐거움을 만끽하리라 다짐해본다. 3부 활용 편은 가장 기다렸던 부분인데 그동안 저자의 블로그나 다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또 다른 책들을 읽고 나름대로 노력해본 부분인데 십분의 일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그래도 비슷하게는 이것저것 시도해본 것들이어서 읽으면서 다시 한 번 고개를 끄덕이고 그동안 못해본 것들도 꼭 실천해보리라 또 다짐해봤다. 4부는 일종의 보너스인데 사실 1편이 나올 때부터 이 부분이 가장 궁금했었다. 2편에서도 실리지 못해 아쉬움이 컸었는데 이제 책에 나온 것들은 다 해보리라 마음먹어 본다. 작은 텃밭이라도 농사를 지어 작물을 수확했지만 다 먹지 못하고 버려지는 부분이 많았었다. 사서 먹는 것과 달리 나올 때는 너무 많고 시기가 지나면 원하는 게 없으니 못 먹고 버려졌던 수확물들이 아쉽곤 했었는데 어떻게 갈무리하는 게 좋은지 온갖 방법이 다 제시되니 이제 내년엔 하나도 버리지 말고 모두 잘 챙겨서 1년 내내, 특히 수확물이 안 나오는 겨울철에 야금야금 먹을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신이난다.

 

  책은 언제나 그랬듯이 내용은 풍부하고 정확하며 무엇보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이 가득하여 별로 더 궁금한 게 없을 지경이다. 뿐인가 직접 그린 귀여운 그림으로 이해를 돕고 도표를 만들어주어 다른 걸 찾아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다. 저자의 13년 시간과 직접 경험한 모든 노력이 다 들어있는 이 책과 시리즈 전체가 도시 농부들에게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이런 즐겁고 행복한 놀이를 하며 사는 것도 기특하기 이를 데 없는데 그걸 더 한층 업그레이드 시켜주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저자에게 심심한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마지막으로, 1편이 나올 때부터 계속 원하는 바가 있었다. 바로 전자책으로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제 올빼미의 텃밭 시리즈는 도시 농부의 교과서인데, 학교가 바로 텃밭이라 일하다가도 얼른 궁금한 부분을 찾아보고 싶지만 그 책들을 다 들고 나갈 수도 없고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으로 책을 확인해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다. 언제쯤 이 소망을 들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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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 2 : 작물 재배 편 - 도시농부에게 적합한 작물별 재배와 갈무리의 모든 것! 도시농부 올빼미의 텃밭 가이드 2
유다경 글 그림 사진 / 시골생활(도솔)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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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텃밭 가이드  1편이 나오고 2편이 나오기를 눈이 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2편이 나왔고 책을 받아들고보니 저자의 노고가 한눈에 느껴졌다. 1편 이후에 바로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간을 두고 나오게 된 게 다 이유가 있었구나 싶은 것이다. 그것도 앞으로 출간될 3편까지 분책을 해야할 정도로 내용이 많았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제 또 앞으로 나올 3편을 기다리는 마음이 간절해졌다. 그러니 3편을 기다리며 이 책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1편에서는 밭만들기가 주인 총론이었다면 이번 2편은 각 작물들에 대한 각론편이다. 총 46종의 작물들을 독특하면서도 아주 실용적으로 분류해서 재배법과 병충해, 갈무리에 대해 정리해주었다. 나는 이 책에 소개된 작물들을 모두 길러보았다는 사실에 무척 흥분했다. 물론 참외는 내가 기르려고해서 기른 건 아니고 내 밭에 절로 나서 방임했기때문에 기른 건 아니지만 어쨌거나 내가 모두 경험해본 것이라는 데에 뿌듯함도 느끼고 기쁘기도 했다. 이게 전부 다 저자의 블로그를 드나들면서 귀동냥한 덕이겠다. 얼떨결에 농사를 짓게 되면서 저자의 블로그를 찾게 되고 이런저런 조언과 도움을 받으며 지낸게 벌써 6년째이다. 저자의 12년 기록이라 그랬으니 나는 이제 그 반정도를 경험해본 것이리라. 그래서 사실 책의 내용중에 상당 부분은 이미 블로그나 저자의 강연을 통해 알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그런데도 군데군데 이 책에서만 접하는 새로운 정보들을 찾아내곤 밑줄을 그으며 신나게 읽었다. 이제 내 밭에 있는 작물들에게 배운대로 해주는 일이 남아 있을 뿐이렸다.

 

  이 책을 읽으면서 메모한 내용중에는 쌈채소와 쑥갓을 가을에 파종할 것, 근대를 데쳐서 건조시키거나 냉동 저장할 것, 아욱도 냉동이나 건조가 가능하다는 것, 채심은 만생종, 잎 넓은 것을 키워볼 것, 말라바시금치는 요리하기 전에 반드시 한번 데쳐낼 것, 아스파라거스로 피클을 담을 수 있다는 것, 2년차부터 수확이 가능하다는 것, 당근을 키울 때 북주기를 할 것, 양파를 심을 때 잎을 잘라내지 말고 그냥 심을 것, 양파를 저장할 때 서로 닿지 않도록 할 것, 토마토가 달리는 화방끝에 줄기가 자라는 현상이 붕소결핍때문이라는 것과 줄기 부분을 바로 잘라낼 것,  토마토 주스를 만들 때 끓여서 만들 것, 땅콩 북주기할 것, 콩 북주기 할 것, 산마늘 가을에 분구할 것 등이 있다.

 

  이 책은 전업농을 위한 책이 아니라 나처럼 텃밭을 가꾸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도시농부라고 이름붙인 범주에 들어가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작물을 키우며 수확에만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그 과정을 통해서 얻는 다양한 즐거움과 깨달음을 큰 수확으로 여기는 사람들에게 아주 적당한 책인 것이다. 그래서 책의 내용은 작물들별로 간단한 소개와 재배표, 밭만들기, 파종부터 재배 방법과 수확까지, 병충해에 관련된 사항, 중요한 갈무리까지, 때로는 요리방법까지 자세하게 사진을 곁들여 설명하고 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은 블로그에서 먼저 만나본 것들도 있고 그렇지않은 것들도 있지만 모두 다 생생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일반적인 요리책의 설정사진도 아니고 식물 관련 책들에서 보는 애매모호한 풍경도 아니고 필요한 것을 최대한 전달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설명을 곁들여, 보는 사람의 이해하지않을 수 없는 사진들이다. 게다가 전부 컬러사진으로 수록되어있다.  또하나, 저자가 직접 그린 만화그림으로  표현한 곳곳의 설명과 재밌는 내용들은 책을 보다가 슬며시 미소를 띄우게 만들기도 한다.

 

  내가 저자의 재배방법을 모두 다 수용하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아니다. 제일 다른 방법으로는 나는 비닐멀칭을 안하려는 것이다. 작년에는 어쩔 수 없이 비닐멀칭을 했었는데 역시 내가 생각하기로는 비닐멀칭보다는 다른 방법을 강구해보는 게 더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여러가지 대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물론 비닐멀칭의 장점은 많지만 그 폐해를 나까지 더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으로 좀더 친환경적인 방법을 사용해볼 생각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토양살충제나 여러가지 화학비료의 사용도 안하고 있다. 이것은 나자신도 영양제같은 것없이 사는 사람이라 식물을 기르면서 필요한 것은 자연적인 것으로 해결하려는 마음이다. 곧바로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환경을 조성하면 해결될 것으로 여겨지고 그래도 안되면 되는만큼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것을 주의깊게 들으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자꾸 생각하고 찾아보고 실제 적용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머릿속에 남는 것은 흙의 유기물을 풍부하게 만들라는 것이다. 거의 모든 문제가 이걸로 해결되는 듯 하다. 1편 밭만들기에서도 절실히 깨닫고 해보려고 했지만 아직도 나는 정성이 부족하여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라 더 마음에 와닿는것인지도 모르겠으나 정말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올해는 열심히 노력해야겠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아쉬움과 3편을 기대하는 마음을 담아 저자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책을 읽다가 몇가지를 메모해본 것이 있어서 덧붙여본다. 이해가 안가거나 개정판 편집시 참고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적는다.

 

33쪽 쌈채소편에서 세번째 그림 설명은 책의 본문 내용에 넣었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다.

 

83쪽 채심편에 나오는 '후레이크' 라는 표현을 다른 단어로 바꿀 수 있으면 좋겠다. 건조된 채소조각을 표현하는 데 적당한 단어가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하겠지만 국어맞춤법에는 '플레이크'라고 나온다.

 

89쪽의 파드득나물 편에서 그림설명에 'honewat'라고 적은 것은 씨앗봉투에 그렇게 적혀있는 것인데, 정확한 명칭은 'honewort'가 올바른 표현인 것 같다. 단어가 이상하게 보여 찾아본 것이다.

 

 

116쪽 당근편에서 첫번째 문장이 좀 이상하다. "온도의 적응 폭이 넓고 뿌리는 기온의 영향을 그다지 받지 않아 밭에서 월동도 가능하지만 여름 고온에는 약합니다." "당근은 온도적응 폭이 넓고, 뿌리는 ~" 정도로 명확하게 서술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다.

 

130쪽과 131쪽 비트차와 비트 효소 만들기는 본문내용이 좀더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지만 본문에 내용이 없어서 아쉽다.

 

137쪽 콜라비편에서 해충피해의 사진만 있고 설명이 전혀 없다.

 

170쪽 배추편에서 생리장해 중 석회결핍증 설명 부분에 "석회를 넣어 결핍이 발생하기도 해서"라는 표현은  무언가 이상합니다.

 

218쪽 마늘편에서 재배표가 9월부터 시작되는데 다른 작물편에서는 모두 1월부터 시작하는데 이것만 9월부터로 되어있다. 파종을 먼저 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해했지만 다른 가을작물들도 1월부터 표시하고 다음해로 표시되어있으므로 이것도 통일하면 좋겠다는 아주 소심한 의견을 내본다.

 

301쪽 가지편에서 가지를 다양하게 요리하기를 권하는데 실제 요리방법은 안나와서 서운하다.

 

322쪽 토마토 편에서 칼슘결핍증을 설명하면서 "응급 대책으로 0.3 ~0.5%의 염화칼륨 수용액을 " 이라고 했는데 염화칼륨이 아니라 염화칼슘이 아닐까 의아하다.

 

323쪽 토마토 편의 열과에서 첫번째 사진 설명에 "상처 난 과일에 나비가 알을 낳는다"는 앞 페이지 사진설명과 중복되며 열과를 설명하는 부분이므로 설명이 달라야 할 것 같다.

 

338쪽 오이편에서 가지고르기 설명에 "원줄기를 어미덩굴, 어미덩굴, 혹은 주지라고 부르고" 에서 "어미덩굴"이 두번 반복되었다.

 

401쪽 옥수수편에서 각 부위의 명칭 그림 설명에 "잎새"는 방언이므로 "잎"이나 "잎사귀"로 표현해야 할 것 같다.

 

422쪽 호박편에서 생리적 낙과를 설명한 마지막 중에 "어미덩굴를"은 "어미덩굴을"로 바꿔야겠다.

 

449쪽 여주편에서 여주의 효능을 설명한 부분에 "여주를 먹으면 당이 근육에 잘 흡수되어"라고 되어있는데 근육에 당이 흡수된다는 표현이 이상하다. 근육에는 글리코겐으로 저장되는 것인데 표현을 조금 변경해야할 것 같다.

 

510쪽 땅콩 편에서 "땅콩은 콩보다 4배가량의 칼리비료를 요구합니다. 칼슘이 부족하면 빈 꼬투리가 많이 발생합니다."라고 설명했는데 칼리비료와 칼슘 부족이 다른 설명인지, 이어지는 설명이라면 칼슘이 아니라 칼리를 오기한건지 구분이 잘 안간다.

 

530쪽 곤드레편의 사진과 설명은 앞에서의 형태와 다릅니다. 통일하는 게 보기 좋을 것 같다.

 

533쪽 사진은 4장인데 번호붙여 설명한 것은 두개뿐이다. 다른 두 개의 사진 설명도 있으면 좋겠고 역시 번호가 붙어서 다른 부분의 사진 설명과 형태가 다르다.

 

539쪽 산마늘 편에서 세번째 문단 끝의 "이 분구가"라는 글자 모양이 이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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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난로, 구들방을 데우다 - 서양식 벽난로와 전통 구들의 만남
이화종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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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오래전부터 시골에 정착하게 되면 이화종님의 벽난로 구들방을 만드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인터넷에서 보아온 이 구들방이라면 내가 꿈꾸던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겨졌다.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부분은 바로 구들 침대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오랜 침대생활과 자세성 저혈압이 합쳐져서 맨바닥에서 자는 일이 이제는 쉽지않다. 그러나 침대에서는 잠자리의 따뜻함을 포기하거나 아님 전기요같은 보조적인 난방장치를 이용해야하는데 전기요가 주는 그 찝집함이라니. 그런데 구들방으로 침대를 만들 수 있다는 말에 완전 혹했었다.

 

  또한가지 매력적인 것은 바로 실내에서 불을 지피는 것과 요리를 같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어렸을 적 집에는 방 한 칸이 불을 땔 수 있는 방이었다. 그래서 그곳에서 불을 지피는 것을 무척 좋아했지만 문제는 외부에서 불을 때야하기 때문에 추운 겨울날 그리 녹녹한 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살면서 벽난로의 멋스러움을 동경해온 터라 그 모든 것을 다 해결해주는 이화종님의 벽난로 구들방은 그야말로 보물을 찾아낸 듯 기쁘기 한량없었다.

 

  이번에 책으로 만나볼 수 있다는 말에 네이버 블로그 올빼미화원에서 여는 서평이벤트에 참여하고 책을 받아들었다. 표지에 바로 그 벽난로를 때고 있는 저자의 사진과 방의 모습이 나오는데 표지만 바라봐도 흐뭇하기 그지없다.

 

  책에는 구들놓는 방법들이 자세히 설명되어있어 금방이라도 내가 직접 지을 수 있을 것만 같다. 그러나 구들을 직접 시공해본 적이 있는 오빠의 조언으로는 구들은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직접 구들을 놓겠다는 생각은 안하지만 어떻게 만들어야하는지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감을 잡았다. 현재 겉벽만 있는 황토방이 있기 때문에 그곳에 이 벽난로 구들방을 만들려고 한다. 아마도 직접 저자분과 연락을 해서 직접 시공을 해주시던가 누군가를 소개해 달라고 할 생각이다. 내가 인터넷에서 만날 때는 저자가 직접 시공을 해주던 때였다. 지금쯤은 많이 보급되어서 이런 시설을 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물론 저자는 직접 시공해보라고 부추기고 있지만 아직은 자신이 없다. 집을 몇 번이나 지어보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만약에 다음에 또 집을 지어볼 기회가 생긴다면 그때는 내가 직접 시공해볼 수 있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는 있다.

 

  책의 후반부는 저자의 삶의 철학이 담겨있는 부분이다. 이 부분은 저자가 왜 이런 구들방을 고안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이유가 들어있다. 그러나 내용에 대해서는 전부 수긍하지는 못한다. 특히나 과학 교육을 받고 사고가 굳어진 나에게는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표현들이 있어서 조목조목 반박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그러나 저자의 표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만 않는다면 뭐 그럭저럭 넘어갈 수는 있겠다. 저자의 개인적인 사정상 그런 생각이 자리잡았으리라고 여겨지지만 매끄럽지않은 부분이기는 하다. 내용 전부가 아니라 일부분 그런 느낌이 든다는 것이지 전체적으로는 저자의 철학에 절대 찬성하는 바이다. 다만 설명이 전혀 낯선 방식이기때문인지 목에 가시걸린 것처럼 켁켁거리게 되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유래없는 폭염이 연일 계속되는 이 여름에 겨울 난방을 생각하며 책을 읽노라니 이 여름 따뜻하다못해 뜨거운 날씨를 그대로 겨울로 옮겨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하는 부질없는 생각을 하면서 아주 즐거운 책을 읽었습니다. 올 겨울에는 나에게도 벽난로 구들방이 생길 것입니다. 책에 있는 저자의 직접 그린 그림들이 내 머릿속에서 춤을 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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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만든 난로 햇빛온풍기 - 햇빛으로 에너지 기구 만들기
이재열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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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런저런 계기로 햇빛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는 방법에 대하여 관심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덜컥 시도하기에는 가격이 비싸고 DIY로 제작하는 방법은 나같은 문외한에게는 그림의 떡같아 보였었다. 그래서 좋은 줄은 알지만 시도해보지 못하고 있던 것이 바로 햇빛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기껏해야 맑은 날에 빨래를 널고 텃밭농사를 지으면서부터는 직장에 있는 낮시간에 쨍한 햇빛이 내리쬐면 그토록 아까울수가 없었다. 저 좋은 빛을 그대로 날려버리고 마는구나. 집에 가서 이것저것 말리고싶다는 생각이 간절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이런 책이 있다는 것을 소개받고 서평단을 신청받길래 얼른 신청했다. 책소개를 보니 온풍기뿐만 아니라 내가 제일 관심가는 건조기가 있어서 책도 읽기 전부터 건조기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을 기다렸다.

 

앞부분에서 햇빛온풍기 만드는 법을 자세히 숙지하고 햇빛건조기 만드는 부분을 보니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얼른 만들어보려고 주변에 있는 재료들을 챙겨보다가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다. 새 재료들을 구입해서 만들기보다는 재활용품을 이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은 것이다. 그래서 내가 시도한 것은 액자를 이용해서 축열기부분을 만들고 서랍장을 이용해서 건조기 부분을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내부의 축열체를 만들기위한 재료는 찾아지질않아서 주름관만 사가지고 왔다. 껌정페인트 한통하고.  

 

 

검은색 테두리도 있겠다. 겉유리를 이용해서 햇빛건조기를 만들기에는 적당한 재활용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생긴 액자를 분해해서 뒷부분을 잘 막았다.

 

열을 빼앗기지않기 위해 알미늄 테이프로 틈새를 전부 막고 시계구멍부분도 막았다.

옆에 두르는 목재부분은 평상을 만들기 위해서 준비해놨던 것을 벽체로 이용했다.

양쪽 옆부분은 높게, 위와 아랫 부분은 공기 유입구와 출구로 이용하기 위해 낮은 판을 이용했다.

 

 

축열을 위해서 알미늄 주름관을 사용하기로 하고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내부에 넣어봤다.

윗사진에서 잘 안보이는 벽체의 높낮이를 확인해볼 수 있다.

 

 

그러고서 빛을 조금이라도 더 보존하기 위해서 검은색 페인트를 칠했다.

 

그리고는 다시 액자를 조립해주었다.

 

여기까지 만들고 윗부분 건조기로 사용할 부분은 아직 못만들었다.

사실 이 부분은 아직도 고민 중에 있다.

생각으로는 고기 궈먹을 때 사용하는 철망을 이용해서 서랍장바닥을 대체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딱 맞는 사이즈가 없어서 나무로 통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다.

또 한가지는 기둥만 세우고 두꺼운 비닐로 감싸는 방법이다. 이것은 고추같이 햇빛에 직접 말리는 것들에 적당할 것이다.

이왕이면 두가지를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여름 휴가를 이용해서 만들어볼 생각이었는데 휴가가 다 지나도록 생각만 하다가 아직도 못만들고 있다.

다 만들어지면 사진을 추가해 첨부할 생각이다.

 

이렇게 실제로 직접 만들어볼 수 있도록 책에는 자세하게 만드는 방법이 나와있다.

이 건조기가 잘 만들어지면 햇빛온풍기도 만들어볼 생각이다.

지금 황토방을 구상하고 있는데 바닥난방은 구들을 놓고 바깥벽에 햇빛온풍기를 만들어 붙여주면 금상첨화일 것이라 생각된다.

 

햇빛을 이용하는 일은 태양열 온수기나 태양광 발전기처럼 거창한 것만 있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비용을 거의 들이지않고도 제작해서 사용할 수 있다는 게 너무 신나는 일이다.

태양열 조리기가 소개되지않은 것이 아쉽다.

 

책에는 또한 햇빛과는 무관하지만 빗물을 저장해서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하고 있다. 나는 아주 원시적인 방법으로 빗물을 받아 텃밭과 꽃밭에 사용하고 있다. 그 물은 또한 지나가던 새들도 내려와서 목을 축이고 가고 우리집 강아지가 더위를 떨쳐내고자 풍덩 들어가서 물장구를 치는데도 사용된다.

 

자연이 무상으로 주는 이 소중한 에너지를 그냥 버리지않고 사용하게 해주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저자에게 고마움을 어떻게 전해야할지 모르겠다.

 

많은 이들이 이 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이런 것들을 많이 만들고 사용한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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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 - 난방 없이 한겨울 영상 20도를 유지하는 거짓말 같은 집 이야기
이대철 지음 / 시골생활(도솔)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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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서 살게 되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자연’스럽게 살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그래서 집에 관한 관심이 아파트에서 살 때와는 다른 방향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느낀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난방에 관한 문제이다. 그래서 집을 지을 때도 어떤 난방을 하는 게 좋을까 고민을 많이 했다. 지금 집은 가스보일러를 사용한다. 지극히 현실적인 선택이었다. 이웃집들이 대부분 화목보일러를 선호하지만 우리가 나무를 자르고 도끼질을 해서 쪼개고 날마다 불을 때는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아서 화목보일러는 선택에서 제외했다. 심야전기는 요즘은 할 수 없다고 하고 그렇다면 기름보일러와 가스보일러 중에서 선택해야하는데 온수를 사용하는 일에서 가스보일러가 좀 더 편하다는 장점과 취사를 위해서 두 가지 열원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한가지로 통일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에서였다. 어렵게 그러나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고려에 의해서 난방 방법을 선택했지만 늘 가스를 태워서 난방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보일러 전원을 끄고 싶은 충동을 자주 느낀다. 그러나 이곳은 바닷가라서 꽤 추운 곳이고 언덕위에 있는 집인데다 나는 집안에서의 전망을 위해 집을 땅 위에서 1.5m 올려 지었기 때문에 바닥 아래쪽으로 열을 많이 빼앗기는 구조라 생각을 실행에 옮길 수는 없는 일이었다.

 

 

  이런저런 매체를 통해서 제로에너지하우스에 대한 소식은 듣고 있었다.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내가 생각하기로는 건축비가 많이 들 것이고 겨울이 아닌 다른 계절에는 그리 좋은 선택이 아닐 것이라는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대로 된 정보를 알게 되니 그동안 혼자 생각했던 문제점들은 별게 아니었다. 건축비는 일반적인 집을 짓는 경우보다 약간 비싼 정도, 그 이후에 난방비가 거의 안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비싼 것은 아닌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하나 더 있는 데 그것은 바로 재료에 관한 것이었다. 어설프게나마 ‘자연’에 대한 것을 생각하고 사는 나는 화석연료 못지않게 화학제품 사용을 줄이고자 하는 마음이 있어 건축자재에 대해서도 될 수 있으면 자연재료를 사용해 짓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 그런데 이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에서 제시하는 건축 재료들은 그런 것들을 포기해야만 이룰 수 있는 방법이다. 물론 대안을 더 연구한다면 가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도 몇 가지 대안에 대해서 제시하는데 벽체를 스트로베일로 한다든지 우리의 전통 구들 난방과 패시브 하우스를 잘 접목시키는 방안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이 매우 고무적으로 들린다. 내가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있어서 더 크게 와 닿는건지도 모르겠다. 멀지않은 시간 안에 새 집을 지을 계획을 갖고 있는 나로서는 마음이 바쁘다. 과연 저자가 제시하는 방법대로 일단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지어볼 것인가, 내 생각을 더 정립하고 방법을 찾아 연구하여 꿩도 먹고 알도 먹는 방법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제시해주는 패시브 하우스의 기본 사항들을 살펴보면 첫째, 면적이 적고 단순한 형태이다. 적극 찬성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다. 시골생활을 몇 년 해본 경험으로는 집 자체가 클 필요가 전혀 없다. 지금 집이 12평인데 부부만 사는 집이 더 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지금은 주변에 팬션이 많아서 손님이 와도 숙박에 문제가 없지만 새로 짓는 집은 별채로 방 한 칸을 더 지을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이 사항은 저자가 제시하는 30평 정도도 넓다고 생각하는 중이다.

 

  두 번째는 집의 긴 쪽이 동서로 향하고, 반드시 남향일 것 이다. 이것은 가능한 따라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부분이다. 지금 집이 이 조건과는 정반대로 남북으로 길고 남쪽은 이웃집과 면해있어 거의 사용을 잘 안하기 때문에 주로 생활하는 공간이 서쪽 베란다이다. 이곳이 서해바다이기 때문에 오로지 전망 하나만 선택의 조건이었던지라 어이없는 구조가 되었지만 덕분에 왜 반드시 남향이어야 하며 동서로 긴 집이 좋은지를 확실하게 체험하게 되었다. 이 체험이 다음 집을 지을 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용인 집에서의 경험이 반면교사가 되어 제로에너지 하우스가 탄생되었던 것 아니겠는가.

 

 

  셋째는 외피 전체는 R-50 이상의 단열, 높은 기밀성과 열교(cold bridge) 최소화이다. 이 부분을 이해하기 위해서 정성들여 책을 읽었는데 건축에 문외한인고로 내 나름대로만 이해를 한 듯하다. 어쨌거나 이런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현실적으로 저자가 공급하는 자재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보이는데 그게 제일 문제점이다. 압축 스티로폼과 접착재로 붙여놓은 수입목 합판. 아니면 다른 건축 자재로 벽을 쌓고 사이를 띄우고 우레탄 폼을 채워 넣는 방법 같은 게 있지만 앞에서 얘기한대로 스트로베일이나 뭔가 다른 방법을 찾고 싶어진다. 난방을 조금 포기하느냐 ‘자연’에 대한 생각을 포기하느냐하는 갈림길에 선 문제라 앞으로 많이 생각해봐야할 부분이다.

 

 

  넷째는 유리창의 크기 및 위치, 높은 품질의 시스템 창호이다. 이것은 저자의 생각에 적극 동의하는 바이다. 이전 집과 지금 사는 집의 차이라면 바로 이 창호인 것이다. 지금 집은 북쪽에 전혀 창이 없다. 바람이 심하게 부는 이곳의 특성을 아는 분이 지었기 때문에 북쪽 창은 아예 없는 게 좋다고 해서 받아들인 결과이다. 거기에 정말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창호 가격 때문에 망설였지만 조건이 열악한 이 집이 그나마 주위의 다른 집들에 비해서 월등하게 난방이 우수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체험적으로 이 부분은 확실하게 투자할 가치가 있는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 부분에 아주 치밀한 연구 결과들을 제시하고 있다. 전문가가 아닌 아마추어로서 그토록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는 것을 보고 이분의 성격을 넘겨짚어 보기도 해본다. 얼렁뚱땅 대충 사는 나 같은 사람은 친하기 어려운 분이구나 하고. 하하

 

 

  다섯 번째의 조건은 높은 효율의 전열교환 환기기 설치이다. 이 부분이 잘 이해가 안 되어 책을 읽으면서 자꾸 앞뒤로 넘겨봤다. 다른 부분의 설명은 일반인들이 읽기에 전혀 지장이 없을 만큼 쉽게 잘 설명이 되어있는데 이 부분은 어렵게 쓰인 건 아니지만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내가 워낙 이런 분야에 기초지식이 없어서 그런 탓이겠지만 하다못해 어떻게 생긴 것인지도 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제로에너지 하우스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는 것이다. 어쨌거나 패시브 하우스에서는 축열시킨 열을 전열교환 환기기를 통해 공급하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여름 같은 경우 저녁에 문을 열어 온도가 낮아지면 낮에는 문을 닫고 지낸다는 것인데 통상 사는 방법과는 반대라서 과연 익숙해질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생긴다. 뭐 요즘은 에어컨 켜느라 낮에 문 꽁꽁 닫아두고 저녁에만 열어두고 살기는 한다만 에어컨같은 바람이 나오는 것도 아닌데 그게 가능할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이 내용을 확인하고 좀 더 공부하기 위해서라도 살둔 제로에너지 하우스를 방문해보고 싶고 가능하면 워크숍에 참석해보려고 한다. 이 워크숍에 다녀온 분의 열띤 설명을 들어본 적이 있는데 그때도 바로 참석해보려고 하다가 그만 시간을 못 맞춰서 지금까지 못가 봤다. 책에는 워크숍 내용도 개재되어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워크숍에 참석할 사람은 가급적 책을 미리 읽고 오기를 권장하고 있었다. 난 이제 선행조건은 갖췄으니 어떻게든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

 

 

  여섯 번째는 보조 열원(난방) 이다. 살둔집이나 다른 제로에너지 하우스에는 내화벽돌로 만들어진 러시아식 페치카가 놓여있었다. 가장 효율적인 보조 난방 장치라고 설명하고 있으며 그 사용방법이나 실험 내용들이 공개되어있는데 그동안 내가 알던 벽난로에 대한 것하고 많은 차이가 있었다. 매우 과학적인 데이터들이 제시되어있어서 믿음이 가는데다가 앞으로도 계속적인 연구를 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내가 직접 해볼 연구가 아니므로 일단 저자의 연구 결과를 중시하고 따라 해봐야할 것 같다. 전원주택의 낭만으로서의 주물난로나 철판난로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충고는 집 밖에 불놀이할 구조물을 갖추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저자의 집에 설치된 야외 데크에 불 피우는 장소는 마음을 빼앗기기에 충분했다. 내가 그동안 한 번도 갖고 싶어 했던 적이 없는 구조물이다. 아마 나도 조만간 이런 것을 만들어보게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신재생에너지(태양광, 태양열, 지열, 풍력 등)(의무사항은 아님)이 있다. 그동안 나는 패시브 하우스는 당연히 이런 것들로 이루어지는 것인 줄 알았다. 그런데 살둔 제로에너지하우스는 단열과 밀폐, 축열, 열교환 등이 주체이고 이런 신재생에너지는 그야말로 보조적이며 그리 큰 역할을 하고 있지 않는 듯하다. 게다가 가격이 비싸서 지금처럼 정부가 보조해주는 것으로도 적용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좀 더 정부의 보조방법을 바꾸기를 제안하고 있다. 그동안 나는 이런 신재생에너지야말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지금과 같은 안락함을 위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요원한 일이었다니 맥 빠지는 일이다. 그래도 관심을 놓지 않고 꾸준히 공부해서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 있다.

 

 

  이외에 내가 눈여겨 본 부분은 바닥의 축열을 위해서 가장 좋은 재료가 타일이라는 점이다. 거실 바닥이 타일이라는 점에 의아했는데 그게 가장 축열이 잘 되고 실제 사용상 청소하기에도 편하고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번도 집 거실 바닥을 타일로 한다는 생각을 못해봤는데 매우 신선하면서도 괜찮아 보였다. 우리는 거의 좌식생활을 안하는지라 전혀 문제점이 없어보인다.

 

 

  책에는 이런 패시브 하우스의 기본적인 내용과 실제 살둔집을 지으면서 익힌 내용들이 소개되어있고 실제 그곳에서의 삶이 소개되어 있다. 저자의 삶을 보면 보통 사람들은 따라 하기 힘든 면도 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저자처럼 살 수는 않으니까 각자 자신의 생활에 맞는 방법들을 취사선택하면 될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따라 하고 싶은 것들을 참 많이 찾아냈다. 저자가 이렇게 자신의 삶을 소개해주고 오랜 시간 노력해온 집짓기에 대한 것을 책으로 공유해주고 워크숍을 열어주고 방문하는 사람들을 맞아 대화를 나눠주는 일들이 절대로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고맙고 고맙고 또 고마운 일이다. 또한 이 책을 소개시켜 준 네이버 올빼미화원 블로그의 유다경님께도 감사를 전한다. 책을 만들고 읽어볼 기회를 제공해 준 출판사 시골생활에도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 시골생활의 책들은 언제나 감탄을 하면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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