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 생활자의 요가 - 생각 많은 소설가의 생각 정리법
최정화 지음 / 창비교육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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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책상 앞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학생 때부터 책상 앞에 앉아서 교육을 받는데, 마치 인내력을 단련시키려는 듯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수업 시간은 점점 길어진다. 학교를 졸업하고 사무직에 취업하면 하루의 대부분을 앉아서 보내는 생활이 계속 이어진다. 이 책은 또 한 명의 책상 생활자, 작가인 저자가 육체적 건강을 위해 요가를 시작했다가 심신 수련의 마지막 단계인 명상에 이르기까지, 지루하게만 여겼던 명상을 생활화하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풀어낸 에세이다.

장편소설을 쓰기 위한 체력 단련으로 운동을 시작했다가 요가, 카포에라, 주짓수를 동시에 배우며 ‘운동 강박’이라는 진단까지 받았던 저자는 결국 요가를 수련하기로 결정했고, 요가 교육사 과정을 수료한 뒤 수업까지 진행했다고 한다.

매일 글을 쓰면서 요가 강사까지 될 수 있었던 건 과연 명상의 힘일까 하는 생각이 든다. 명상은 지루하고 심심한 활동으로 여겨지지만, 최근 웰니스가 부상하면서 마음챙김의 일환으로 명상에 관심을 갖는 사람도 많아진 듯하다.

평소 명상을 접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일상이 바쁘고 할 일도 많고 재미있는 것들이 넘쳐나는 요즘, 눈을 감고 모든 것을 멈춘다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저자는 자신이 처음 명상을 했을 때 들었던 잡생각들을 솔직한 언어와 귀여운 그림으로 표현해 명상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친근하게 다가오게 한다. 저자가 실천하는 방법 중 인상 깊었던 것은 ‘명상은 양치질처럼’이다. 무엇이든 처음이 어렵듯 ‘명상해야지’라는 마음을 크게 먹다 보면 한 번 할 때 제대로, 완벽한 환경을 조성하고 자리를 잡고 해야 할 것 같아 시작이 쉽지 않은데, 양치질하듯 가볍게 3분을 습관처럼 하는 방식은 부담을 줄여 주는 유용한 접근법이라고 느꼈다.

책이 작고 얇아 간편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 골랐는데, 읽다 보니 요가와 명상에 관한 친구의 수다를 듣는 기분이라 더 자세히 길게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 금방 끝나 버리는 게 아쉬웠다. 세상 무해한 표정으로 명상하는 사슴 캐릭터도 너무 귀여워 마음이 편안해지는 책이었다. 나도 종종 요가와 명상을 하는 편인데, 명상을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분이라면 이 책을 계기로 명상의 길로 입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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