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말그미 > 빈소년 합창단 공연 관람 후기

 

그전날부터 시작된 기침감기는

밤새 갑자기 악화되면서

거듭되는 기침에 밤잠을 설치고

결국 오전을 병가를 내야했지만

저녁에 있을 빈소년합창단을 포기 할 수는 없었다.

 

공연에 맞는 복장을 한다고

부랴부랴 퇴근하여 옷을 갖춰입고

표를 받아드니 1C열이다.

 

이벤트에 당첨된 표라 별로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내가 예매했어도 이보다 좋기는 어려운 자리였다.

무대 중앙이라 합창단 전체의 모습이 또렷이 보이고

또한 화음이 잘 전달되는 그런 좌석이라 기분이 좋았다.

 

처음 한두 곡은 터져나오는 기침을 참느라

애를 써서 봐서 그런지 영 감흥이 오지 않았고

합창단도 아직 목이 완전히 풀리지 않은 듯 했으나

공연이 계속되면서 점점 화음은 좋아졌고

솔로로 나와서 노래 부르는 소년들의 음색은

인간이 낼 수 있는 가장 청아한 수준의 것이었다.

 

이번에 내한한 빈소년 합창단의 슈베르트팀이라는데

25명의 팀중에서 공연에 참가한 소년은 18명이었지만

합창단으로서는 작은 수에도 불구하고

곡에 따라 합창단원들의 배치를 바꾸거나

솔로 파트를 집어 넣어 전혀 단조롭지 않았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모인 다국적 합창단답게

그중에 일본에서 온 소년도 2명이 있었는데

그중 한명이 우리나라 노래인 아리랑을 불러서

더 인상적이었다.

 

앙콜곡으로는 곰세마리를 율동에 맞춰서 우리말로 부르는데

어색한 발음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귀엽던지 다들 손뼉으로 박자를 맞추며 즐거워 했다.

 

새해를 맞으면서 신년음악회로

이렇게 좋은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아픈 몸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이런 기회 주신 알라딘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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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aladin.co.kr/culture/248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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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나누는 친구 이야기 이른 사춘기를 위한 힐링 스토리 2
김민화 지음, 오윤화 그림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평점 :
품절


이른 사춘기를 위한 힐링스토리란 부제가 붙은

'친구와 나누는 친구 이야기'는

모두 7편의 단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야기 한 편 한 편 모두 내용이 충실하면서 재미있고

새로운 형식을 빌어쓴 것들도 보여

한 번 책을 잡으니 다 읽을 때까지 놓기가 힘들었다.^^

 

 

이른 사춘기를 일러 '삼춘기'라 표현하는 작가는

삼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이 친구관계에서 생겨나는 여러 가지  고민들을

다각도로 조명한 이야기들을 한 편씩 앞에 싣고

이야기가 끝난 뒤엔 작가가 그 이야기의 주인공에게 편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아동심리전문가로서 독자들에게 더 해주고픈 말을 자연스레 담았다.

읽다보면 자연스레 고개가 끄덕여지고 그동안 궁금했던 문제들에 대해

시원스런 해답을 제시해주는 내용들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큰애가

이제부터 슬슬 친구 문제로 고민하기 시작할 텐데

앞으로 꼭 읽혀야겠다는 생각이 든 책이다.

이렇게 좋은 책이 나온 뒤에 초등생이 되는 내 딸이 행운이란 생각도 들었다.

 

초등학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또한 초등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아이를 이해하기 위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주변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주고픈 참으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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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가님의 "선입견을 편견으로 인식시키는 신뢰서"

멋진 리뷰군요.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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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봉 이광희 선생님의 한국사 상식 바로잡기 1 10살부터 읽는 어린이 교양 역사
박은봉 외 지음, 김경옥 그림 / 책과함께어린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고, 누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같은 사건도 달리 해석될 수 있다는 게

역사를 공부하는 이가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사실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여기에 한 가지 더 추가해야 할 사실이 있음을 알게 됐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알고 있는 역사 속에는 절대 당연하지 않은,

진실을 누군가의 입맛대로 바꿔버린 무서운 오류가 숨어있다는 사실이다.

이게 바로 이 책에서 짚고 있는 상식화된 오류들이다.

 

꼭 1년 전쯤 나온 어른판 '한국사 상식 바로잡기' 가운데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는 내용으로 골라 새로 판을 짠 어린이용 '한국사 상식 바로잡기'는 

비단 어린이뿐 아니라 역사에 별 관심이 없는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만큼

재밌고 쉽게 읽히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44가지의 주제를 다룬 다소 묵직하고 어려운 어른판 책을 읽기엔 부담스럽다고 여길

청소년 이상 성인들에게도 꼭 추천하고픈 책이다, 어린이는 당연하고^^

 

운좋게도 '박은봉 저자 초청 간담회'에 참석하여 저자와 소중한 만남의 시간을 갖고

두 시간 동안 평소 역사에 대해 지은이가 가진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다.

다 좋은 말씀들이었지만 그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게 상식화된 오류가 생기는 이유들이었다.

 

이 책에 나온 여러 가지 예에서처럼 상식화된 오류가 생기는 이유는

첫째, 식민사학의 영향이다. 일제 시대 식민지배와 관련해 일본 사학자들이

자기들 입맛대로 사실을 왜곡하고 비틀려놓은 우리의 역사를 광복 이후에도

청산하지 않고 그대로 답습하며 우리의 역사라 오해한 채 배워온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명성황후가 가난한 고아출신이었다는 설이다.

둘째, 정설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새로운 유물과 유적이 발견되어 그에 관한

연구성과가 나오면 이전에 알려진 잘못된 역사적 사실이 학계에선 폐기되지만

일반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오랜 시간이 흘러도 그대로 정설로 굳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선사시대의 역사가 우리가 배웠던 것과 달리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 더 위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

게 이때문이라고 한다.

셋째, 이데올로기성 오류가 있다. 정치이념에 따라 통치자의 기호에 맞게 역사가 재편되고

왜곡되는 경우이다. 조선시대의 대표적인 여성상이 현모양처라고 알고 있는데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게 바로 이 경우에 속한다.

넷째,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과정에서 생긴 단순오류가 있다.

 대표적인 오류가 온달이 미천한 신분의 바보였다는 설이다.

 

그런데 지은이는 이 상식화된 오류의 이유들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면서

이런 말씀을 덧붙였다. "역사는 오류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과거가 재해석되면서

왜곡되고 비틀리는 과정도 또한 역사이다."라고 생각한다고.

 

참으로 의미심장한 말씀이었고, 역사를 진지하게 공부하며 고민하는 사람들이라면

역사의 왜곡에 대해 무작정 비판하기보다 왜 그런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었는지

그 시대상황을 예리하게 읽어내는 눈을 지녀야 함을 깨달을 수 있었다.

 

내년 초쯤 1권에 이어 2권이 나온다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그런데

내가 이 책에 별을 다섯 개가 아닌 네 개를 준 이유는 편집상의 문제때문이다.

 

책을 읽다보면 박은봉 선생님이 역사의 오류 과정을 설명하는 부분에서

꼭 마지막에 '바빠서 이만'이라고 하며 대화를 마무리하는데

그게 읽을 때마다 자꾸 걸리는 것이었다.

이 말 좀 안 넣었으면 좋겠는데 하는 생각이 끈질기게 들었다.

그래서 저자와 만난 김에 여쭤보았다.  정말 바빠서 그러셨던 건지, 아님 편집상 끼워넣은 건지.

박은봉 선생님이 그 질문에 막 웃으시며 그건 진짜 허구라고 하셨다.

어린이들에게 밝고 경쾌하게 읽힐 수 있도록 편집을 하다보니, 이 책에선 자신의 컨셉을

'바빠서 이만'으로 잡은 탓에 그렇게 됐다고 하셨다.

어쩐지~ 그동안 내가 읽어온 박은봉 선생님의 책에서 느껴지던 

한 편으로 치우치지 않는 중도를 지키며, 편안하면서도 신뢰가 가는 그런 분위기가

갑자기 싹 달아난 것 같아 이상하다 했더니 역시나~!!!

 

2권이 아직 나오기 전이니 출판사에 한 가지 의견을 낼 수 있다면

제발 박은봉 선생님의 '바빠서 이만' 컨셉은 지양해주셨으면 한다.

그럼 훨씬 이 책이 부드럽게 읽힐 거란 생각이 들고,

박은봉 선생님에 대한 쓸 데 없는 오해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한국사 상식을 바로잡으려다 저자에 대한 오해를 낳는 일은 부디 없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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