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삼대 교류사 - 400년을 이어온 윤씨 가문의 정신을 말하다
박유상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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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우연히 윤여준 전장관의 문재인 지지 연설 동영상을 보게 됐다.

합리적인 보수주의자이자 보수진영의 제갈공명이란 평을 받는 그 분의 말씀에 매료되어,

어떤 분인지 더 알고 싶어 검색했다가 그분의 가족사와 아버지에 의한 가정 교육을 주제로 한

'남자삼대교류사'란 책이 있음을 알고 후딱 사서 읽었다.

 

400년을 내려온 한 가문의 정신적 유산과 그 정신을 후손에게 전하는 남자 삼대 이야기.

삼대에 걸쳐 이루어진 노성 윤씨 집안의 가정교육은

그 뿌리가 조선시대 윤증에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 시대 소론의 영수로 불리는 명재 윤증으로부터 그의 후손 윤석오와 윤여준,

그리고 윤구와 윤찬 등 삼대까지 이어진 정신적 유산에 관한 이야기이다.

 

만권기(책을 많이 읽은 사람이 가지는 호연한 기상)가 서릴 수 있도록 늘 책을 읽고 글을 쓰는 모습,

집안에 약방을 갖춰놓고 가족뿐만 아니라 마을에 아픈 사람이 있으면 약을 내어서 치료해주고,

수입이 줄어도 불우한 이웃을 위한 기부는 절대로 줄이거나 중단하지 않으며,

권력이든 재물이든 건강이든 명예든 하늘이 주지 않은 것은 가질 수 없다고 믿으며,

일족에게 땅을 나눠주고 그곳의 땅에서 농사를 지어 나온 수확은

일정량을 기금으로 내게 하여 좋은 일을 하도록 한 의전(의로운 전답)제도를 자체적으로 마련한 일이며,

몸을 움직이고 좁은 땅이라도 있으면 경작하여 노동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한편 생명에 대한 경외심을 기르며,

투철한 민족의식을 가지고 살 것을 신신당부하며,

시대에 맞게 합리적으로 사고하라고 가르치며,

화가 치밀어 도저히 참을 수 없을 때도 그 순간만 참으면 절대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며

참는 사람이 무서운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려주고,

자식과 끊임없이 대화하되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고,

개인의 삶과 공공을 위한 삶을 조화롭게 하라고 당부하는...

아들의 삶에 진정한 조력자가 되는 아버지의 모습을 몸소 실천하신 윤씨 집안의 아버지들 이야기를

읽으며, 아~ 이런 가문이니 훌륭한 인물이 나오는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었다.

마지막에 부록으로 나온 '훈련병 아들에게 쓴 편지'는 더할 수 없는 감동을 준다.

큰아들 구가 서른이 다된 나이에 미국에서 박사학위까지 받은지라

병역특례로 편하게 연구원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의 권유로 현역육군으로 입대해 훈련소에 입소하게 된다.

그때 구가 훈련소에 입소하던 날부터 훈련이 다 끝나는 6주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들에게 쓴 일기가 바로 그것이다.

편지를 쓰는 동안 마치 아들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고,

그때문에 아들을 보고 싶은 마음이 많이 위로받는 느낌이어서 매일 편지를 썼다고 한다.

정말 보면서 가슴이 뭉클하고, 때론 웃음도 나면서 읽는내내 윤여준이란 분은 정말 대단하시단 생각이 들었다.

이런 아버지가 이 세상에 많아진다면

우리 사는 세상은 더 정의롭고, 아름답고, 풍요로와지지 않을까?

그래서 자식을 낳아놓고, 세상에 생명 하나를 내놓은 것에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되는...

살만한 세상으로 변화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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