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발에 불났다 문학동네 동시집 13
유강희 지음, 박정섭 그림 / 문학동네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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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제목이 눈에 띄는 동시집 '오리발에 불났다'

책을 큰 애에게 먼저 건네주자 표제작부터 찾아 읽으며

재밌다고 깔깔깔 웃어댄다.

 

"루민아, 이것 좀 들어봐!"

하며 동생에게도 읽어주고

"엄마, 이것 좀 보세요!" 하며

나에게도 읽어주며 박장대소했다.

 

얼음 언 저수지 위에서 미끄러지는 각양각색 오리들의 모습을

엉덩방아 찧는 오리, 주둥이로 못을 박는 오리, 앞가슴으로 걸레질하는 오리

지이익 미끄럼 타는 오리 등등으로 표현하며 오리들 발바닥에 불났다는

내용의 시는 정말이지 재밌었다.

 

그뿐이랴.

철봉에 매달려 있으면 숨이 가빠지면서 얼굴이 빨개지는 걸 보며

사과나무에 매달린 사과도 숨이 가빠 얼굴이 빨개져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상상,

귀뚜라미 우는 소리를 하수구 뚫어주는 종호아빠처럼 귀를 뚫어준다고 하는 독특한 발상,

나비가 강아지똥에 앉는 걸 보며 나비에겐 강아지똥도 꽃이구나 하는 깨달음,

시골 경운기와 사슴벌레, 장수풍뎅이, 말매미 등의 곤충을 비교해보는 신선함,

내부수리중이라는 가게와 그곳에 분식집을 차리려는 아빠의 꿈을 담은 '얼음호수'의 복잡미묘함까지

두루두루 많은 느낌을 갖게 해주는 알찬 동시집이었다.

 

리뷰를 올리며 다시 읽어보아도 한 편 한 편

참 많은 공이 들어갔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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