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고전 강의>>로 일과를 시작한다. 목표라고 하면 어쨌든 한 번은 읽는다 정도다. 언제까지 날마다 몇 쪽씩 읽겠다는 계획조차 세우기가 힘들다. 하루에 세 쪽 겨우 읽을 때도 많아서. 이런 개념도 있네, 이런 단어도 쓰이네, 원전은 이렇게 생겼구나, ... 하다가 어디쯤 그게 있었지 하게 되면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하고 일단 읽는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말했네” 등은 건너뛰었는데도 더디던 플라톤을 지나 아리스토텔레스로 왔다. 역시 난 희곡보다 이런 형식이 편한가? 하던 것도 잠시였다.
3단계까지 들여쓰진 않나? 문장으로 끝냈다가 단어로 끝냈다가. 들쑥날쑥하다. 책의 단어로만 요약하는 건지, 내가 이해한 단어로 써도 되는 건지 모르겠다. 그때 요약하는 법 배웠는데.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도 읽었는데. 배우고 읽었다는 기억만 어렴풋이 있네. 십 년도 더 된 기억이라 이나마 다행인가. 책 사둘걸. 품절(이나 절판)된 책은 전자책으로 내주면 좋겠다. 저 책 반납하면서 이 책 빌려 와야겠다. 직원 문의까지 해서 서고에서 빼 왔는데 낙서가 있으면 짜증 날 것 같기도. 상태 좋다는 중고를 속은 셈 치고 살까? 그나저나 품절(이나 절판)된 책이라고 해도 모든 장을 요약해 올려도 되나? 책의 단어로 정리하려는 지금 같은 식이면 안 될 것 같고, 내가 이해한 단어로 다섯 단락에 맞춰 정리한다면 괜찮을 듯하다. 아닌가? 아니면 첫 장 첫 문단을 떼서 100자평으로 치든가. 모르겠다. 어설프게 나누느니 혼자 만족하고 마는 게 안전할지도.
언젠가 교보문고 건물 외벽에서 ‘읽은 책이 당신을 만든다’ 같은 글을 봤다. 그런 식으로 치면, 만든 책이 출판사를 규정하지 않나. 출판사에서 몇 년 버텼다. 이후 들어온 이 회사에서 온갖 책을 작업했는데 이전과는 달리 행복했다.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책을 전한다는 생각에서였지만, 내 마음이 간사해서일지도. 그렇게 몇 년 기쁘게 일했다. 원서에서 홀수 번호만 그것도 문제만 번역하고 정답은 원문을 그냥 붙인 책에는 화도 내면서. 비시각장애인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시각장애인에게 어설프게 공감하면서. 많이 일했다. 인문서가 작업 목록에 들어오기 시작하면서는 개인적으로도 즐겁게 일했다. 형식이 중요한 고전들이 오니 즐겁기만 하지 않았다. 이 형식을 어떻게 시각장애인용 텍스트에 풀어내나. 어려웠다. 홀수 문제만 번역해 내는 식과 다를 게 없었다. 이때에야 선생님께 배웠던 그때와 라티오가 생각났다. 중고로 산 <<서구 정치사상 고전읽기>>가 <<쓰여지지 않은 철학>>보다 새 책 같네.
인스타그램에는 뭘 올리나 하다가, 만년필 길들이기용 필사하고 몇 단어를 골라 점필로 찍기로 했다. 찍을 때는 좌우가 뒤집힌 상태라(위 사진을 예로 들어 발음만 적으면, ‘자한유 는하유사’) 쉽지 않다. 인스타그램 사진 등록할 때 시각장애인용 대체텍스트를 입력할 수 있는 것도 이번에야 알았다. 아래 지침들을 미리 찾아봤다면 그간 데이지 작업할 때도 도움이 됐을 텐데.
좋은 이미지 설명 작성법 https://help.twitter.com/ko/using-twitter/write-image-descriptions
How to write great image descriptions https://help.twitter.com/en/using-twitter/write-image-descriptions
지금 내 몸에는 카페인이 좋지 않다길래 디카페인을 사 왔다. 아아나 라떼는 커피 취급도 안 했는데 디카페인도 몇 번 마셔 보니 커피가 아니다. 하루 한 잔은 괜찮겠지, 오후에 마시고 싶을 때나 디카페인 마시기로 한다. 이상하다. 커피를 2년 동안 안 마신 적도 있는데. 지금 내 몸에 권한 음식이나 음료에는 녹차가 있는데 녹차에도 카페인이 있지 않나? 그게 더 이상하다. 함량이 다른가? “애니웨이” 사랑을 8년쯤 전에 다니던 출판사의 고양이 덕에 알았지만, 사람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이미지 출처는 못 찾았다. 구글 검색해봤는데 여기저기서 서로 베껴 상품으로도 만들데.
곁에 두는 세계사 http://aladin.kr/p/8F9El
https://blog.aladin.co.kr/luxnox/14176788 생각이 날락 말락 했던 책을 http://ratiopress.com/anv/?p=840 녹음파일 듣다가 확인했다.
가치 있는 삶 http://aladin.kr/p/lfwgE
로스코가 연상되는 표지와 원제의 Character가 눈에 띄었다. ‘개념들 — 성격과 운명(1)’ https://frombtob.postype.com/post/8822131 생각도 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