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임브리지 세계사 콘사이스 - 글로벌 시대 새로운 세계사를 위하여
메리 위스너-행크스 지음, 류형식 옮김 / 소와당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대개 역사는 문자 등장 이후의 시대를 다루는 경우가 많다. 문자가 등장하기 이전의 시대는 소략하기 다루는 경향이 짙었다. 그런데 이 책은 이른바 '선사 시대'도 비중있게 다룬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이다. 


다른 역사 책의 경우 선사대에 대한 푸석거리고 모래가루 날리는 접근과 달리 근대로 설정된 시기는 정말 상세하게 다루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근대에 해당하는 4장과 5장을 과하지 않게 서술하고 있다. '콜럼버스의 교환' 이후 물건, 동식물, 사람의 교류가 대폭적으로 확대되고 속도도 빨라졌으며(전염병도 덩달아서), 이것이 가져온 변화는 매우 컸다. 근대 이후의 역사가 너무도 복잡해 읽기가 부담스러운데 이 책은 담백하게 써 내려간다. 게다가 불평등 문제를 놓치지 않겠다는 문제 인식 역시 선명하다는 데 이 책의 미덕이 있다.


세계를 통으로 놓고 글을 쓰다 보니 교류와 관계를 중심에 놓지만 정치와 경제의 변화라는 주제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사회적 변화, 생태환경, 젠더, 문화에 대해서 시선을 놓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다. 반복해서 읽어보고 세계사 인식에 관한 상상력을 넓혀보면 좋겠다고 생각하였다. 


한국에는 동양사와 서양사는 있지만 세계사는 없다. 이런 분절적 인식을 극복하고 한국사까지 시야에 넣고 역사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시도는 언제 이루어질 수 있을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