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

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 - 옛글 57편이 일깨우는 반성의 힘 ㅣ 아우름 18
김영봉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 큰 지혜는 어리석은 듯하니 >

- 김영봉 / 샘터 -

이 책은 "옛글 57편이 일깨우는 반성의 힘"이라는 소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선조들의 지혜를 되짚으며 현재와 미래를 바라보는 책이다.
책을 펼치면 한자가 많아서 처음엔 긴장을 하지만 앞쪽엔 그 글들을 지금의 언어로 풀이하고 뒤쪽엔 저자의 생각을 짧게 덧붙이는 형식이라 쉽게 읽을 수 있다.
내용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뉘는데 공통점은 "반성"이란 단어이다.
1부에서는 개인의 삶을 돌아보고 2부에서는 나라나 교육 등 전체적인 시선으로 바라본다.
특히 우리가 생각하는 조선 시대는 본받을 만한 점이 적다고 여기지만 실상 그들의 사고는 우리보다 훨씬 능동적이고 정직했던 모습들을 기억하게 한다.
또한 '백성을 두려워하던' 정치와 스승과 제자 간의 돈독하고 신뢰감 깊던 관계 등을 일깨우기도 한다.
한 주제에 대해 옛글들을 짧게 서술하고 그 뒤에 언급하는 주장도 길지 않다.
그래서 어느 때엔 조금 아쉬운 감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어느새 옛글들은 지금의 살아 있는 목소리가 되고, 나와 우리는 현재 어떤 생각과 걸음을 떼고 있는가 저절로 반성이 된다.
제목들에서 강조되던 '반성'은 큰목소리나 긴 연설이 아니라 담백하면서도 강직한 물음들이 툭툭 터져 나오는 것들을 통해 조금씩 우리에게 다가온다.
각 글들마다 한자 단어들의 풀이가 보충되어 있고, 책의 맨 뒤에는 책에서 언급한 옛선인들이나 그들의 작품들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있는 세심한 부분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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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를 헐뜯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스스로를 돌이켜 보아야 한다.(p37)
- 인간에게 정말 쓸모없는 것은 오직 뽐내고 자랑하는 것이다.(p41)
- 남이 나를 대접해도 나는 기쁘지 않고 남이 나를 사람 대접하지 않아도 나는 두렵지 않으니, 사람다운 사람이 나를 사람대접하고 사람답지 않은 사람은 나를 사람대접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p43)
- 밖에서 얻는 것은 때에 따라 변하고, 때에 따라 변하는 것은 참된 복이 아니다.(p95)
- 세상은 머피의 법칙이 있으면 그 반대인 '샐리의 법칙'이 있다.(p99)
- 임금에게는 은미하고 완곡한 간언보다는 면전에서 낯빛이 달라지더라도 직간하라는 것이 옛날의 가르침이었다. 그리고 옛날의 문신들은 이러한 가르침을 실천한 사람들이 많았다.(p135)
- 지향하는 바가 스스로 바른 사람은 비록 재능이 적더라도 때에 따라 쓰일 수가 있으나, 지향하는 바가 바르지 못하면 비록 재능이 많더라도 세상의 혼란을 조장하는 데나 적당할 뿐이다.(p143)
- 우리 선조들은 오랜 세월 동안 불가피하게 한자를 사용하고 중국의 영향력 아래 있었으면서도, 말에 있어서는 중국어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다. 걸핏하면 조상들의 사대주의를 비판하는데, 그 전에 지금의 사대주의를 더 반성해야 할 것이다.(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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