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 자유로운 예술 정신으로 삶 바라보기 아우름 19
한상연 지음 / 샘터사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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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 >

- 한상연 / 샘터 -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우리에게 존재란 일종의 놀이와도 같다는 겁니다. 우리에게 어떻게 존재할지 일방적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뜻입니다."

 

 


대부분은 책을 펼쳐서 저자와 목차, 여는 말 등을 먼저 훑어본다.
그러면 내용을 읽기 전에 어느 정도의 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다.
어떤 주제로 쓰였을지, 어떤 말투로 이야기를 펼칠지 미리 조금은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조금 덜렁거렸다.
앞쪽에 미술 작품들이 몇 장 들어 있어서 얼마 전처럼 미술에 관한 책인가보다 하며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작품이나 화가들에 대해 말하면서도 풀어 쓰는 방식이 조금 달랐다.
다시 앞으로 가서 표지를 찬찬히 살펴 보니 철학 전공이고 청소년 철학 서적도 많이 쓴 분이다.
역시...어떤 기초 위에서 지어진 집이냐에 따라 향은 달라진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샘터에서 나오는 아우름 시리즈의 특징은 인문학으로의 접근이 다양하다는 것이다.
청소년을 생각하며 써서 순하면서도 목표가 뚜렷하다고 할 수도 있는데, 굳이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인간다움'이다.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인간으로 태어나 인간답게 죽을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게도 하고 결정하기를 촉구하기도 한다.
이 책에서 잘 등장하는 단어는 '존재하기 놀이'이다.
사람마다 자신이 살아가는 방식을 정해 존재하려는 목적과 수단이 있다.
어떤 이는 일에 해당되는 자리를 택하고 어떤 이는 일과 무관한 자리를 고른다.
그것이 무엇이든 결국 인생은 '기쁨을 심고 가꾸는' 자에게서 가장 큰 행복을 발견할 수 있음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그것이 곧 모든 사람이 예술가일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글을 전개하는 방식이 조금은 독특하게 느껴졌는데 그것은 저자의 철학적인 베이스 못지 않게 미술에 대한 깊이가 느껴져서였을 것이다.
책이 술술 넘어간다기보다는 미술과 철학 사이를 천천히 음미하며 예술가로서의 삶을 꿈꾸게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는 어떤 '존재하기 놀이'를 하며 살아왔는지, 그 놀이는 강제성을 벗어난 자유를 맛보았는지, 사랑하는 이들과 잘 놀며 잔치를 벌이는 '존재하기 놀이'였는지, 한 번 더 뒤를 돌아보고 앞을 쳐다보게 된다.
사람이 자신의 생을 산다는 건 축복이면서도 끊임없는 고민의 결과물을 생산해내야 한다는 뜻인 것 같다.
나로 머무르지 않고 사는 삶, 그러나 나를 언제나 기억하며 걷는 삶.
별미처럼 조금은 꼽씹으며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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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위대한 문학의 특성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훌륭한 문학의 틀에 갇혀 있지 않다는 점에 있습니다.(p34)
- 덧없는 세계의 아름다움을 참되고도 영원한 아름다움의 상징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덧없는 세계 그 자체를 참되고도 아름다운 존재로서 긍정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요.(p76)
- 예술은 원래 덧없는 것을 살리기 위해, 죽을 자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기 위해 온 정성을 기울여야 하는 우리 자신의 존재를 표현합니다.(p85)
- 피하든 싸우든, 두려움과의 관계 속에서 우리가 선택하는 행위는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부여하는 일종의 존재하기 놀이입니다. 우리의 선택이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를 결정하죠.(p104)
- 예술가로 '존재하기 놀이'가 강제성과 무관할 수 있는 이유는 그것이 다른 '존재하기 놀이'들과 달리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을 뜻하기 때문이죠.(p120)
- 우리는 결국 꿈을 꾸며 사는 존재고, 세상을 자신의 존재에 걸맞는 방식으로 경험하는 존재죠. 자신이 실제로 경험한 세상 외에 다른 세상은 무의미하니까요.(p129)
- 실러에 따르면 인간은 '물질의 한계 내에서 물질에 대항하는 싸움을 놀이처럼 해야 하는' 특별한 존재입니다.(p135)
- 우리의 현세적 삶이 하늘나라가 내려와야 할 장소가 되려면 우리의 삶이, 그리고 우리가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이 세계가 그 자체로 성스러운 것이 되어야 합니다. 그건 '죽은 나무도 꽃을 피울 수 있게끔 모든 것을 온 정성을 다해 사랑하는 것'이죠.(p144)
- 사랑의 원리는 늘 하나입니다. 그건 사랑의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거죠.(p149)
- 심오한 정신은 사랑할 역량을 키우는 데 이바지해야 해요. 사랑에 대해 심오하게 생각하기만 할 뿐 사랑하는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기쁘게 하지 못하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나요?(p161)
- 자유분방한 예술가로 '존재하기 놀이'를 하는 사람은 사랑과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기도 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잘 놀기도 하죠. 삶은 기쁘고 즐거운 잔치여야만 하니까요.(p164)
- 나는 칼더의 이 말을 '매 순간 새로워지면서도 언제나 한결같은 사랑의 아름다움을 천진난만한 예술 놀이를 통해 드러내고 싶다'는 뜻으로 해석합니다.(p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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