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나폴리 4부작 2
엘레나 페란테 지음, 김지우 옮김 / 한길사 / 2016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 : 나폴리 4부작 제 2권

-엘레나 페란테 / 한길사 - 

 

 


 

이 책은 릴라와 레누라는 두 여자의 전 인생을 통해 아름답게 수놓은 우정을 그린 나폴리 4부작이다.
1권에 비해 2권은 빠른 속도로 읽어 내려 갔다.
'그래서 어떻게 됐어?' 하고 턱을 괸 채 눈을 반짝거리며 듣는 사람처럼 책 속으로 푸욱 빠져 읽었다.
이야기는 반전을 거듭했고 감정을 묘사하는 부분들은 아주 흥미로웠다.
어느 부분들은 한 페이지 전체가 마음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또 한 편으로는 레누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릴라를 포함한 다른 인물들은 어느 정도 뚜렷한 자기 색깔로 존재하는데 레누는 감이 안 잡힐 때가 있었다.
선이 번진 수채화처럼 정체성이 드러나지 않아 레누의 얼굴이 잘 떠오르지 않았다.
특히나 책의 앞부분은 수영복 차림의 바닷가 장면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레누의 모습이 그려지지 않아 조금 답답했다.
외모가 그려지지 않는다기보다는 그녀의 마음이 전달되지 않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중에 든 생각은 어쩌면 그것이 당연할지도 모른다는 것이었다.
레누 자신도 자기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원하는 사랑이 있었으나 미리 포기하고 선을 긋지만 포기는 되지 않는 모호함 속을 걸어가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책을 읽으며 내내 드는 생각은 레누라는 인물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캐릭터를 잡아 그 틀 안에서 살아가는 인물이 아니라, 레누는 밀가루에서 시작해서 물을 넣고 반죽을 하고 덩어리를 떼어서 조물거리다가 어떤 형태를 만들어가는 작업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옛 세대를 뛰어넘은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인물이기 때문일까.

 

책에서 나오는 릴라와 레누는 1944년이다.
그들은 내 어머니와 동시대의 사람들이다.
어떤 부분들은 어머니를 통해 그들을 이해하기도 하고 또 어떤 부분들은 그들을 통해 어머니를 발견하기도 한다.
그리고 또 어느 부분들은 시대를 초월해서 여자를, 인간이라는 존재를 고민하게 한다.
소설이 가진 매력 중 가장 강력한 무기이다.
책의 후반부로 갈수록 '지극히 인간적인' 레누를 만난다.
말투는 점점 어떤 형태로 완성되어가는 레누가 직접 이야기하는 느낌도 든다.
가장 빛나면서도 앞을 알 수 없는 릴라의 삶 또한 흥미롭다.
흥미롭다기보다는 아마 안타깝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삶을 통해 다시 빛나는 눈빛을 회복하는 그녀에게 따뜻한 말로 위로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오랜만에 읽는 소설이 무척 인상적이다.
무거운 주제도 다루고 구석구석 논의될 만한 소재도 많이 있다.
그런 부분들이 등장 인물들의 삶에 녹아 있어서 더 애잔하고 역동적이다.
3부가 나오려면 아직 더 기다려야 하는 것이 못내 아쉽다. 

 


#새로운이름의이야기 #엘레나페란테 #한길사 #우정 #나폴리4부작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