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마지막 그림 - 삶의 마지막 순간, 손끝에서 피어난 한 점의 그림
이유리 지음 / 서해문집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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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가의 마지막 그림 >

- 이유리 / 서해문집 -

자신의 인생에서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이 자기의 뜻대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자신도 모르게 그 생이 마감되며 얼결에 남기게 되는 일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창작물을 남기는 이들에게 마지막 작품은 무엇이며 어떤 의미일까.
그 또한 의도적인 작품보다는 그의 생을 표현하는 또 다른 흔적이었을 것이다.
이 책은 화가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남긴 마지막 작품들을 통해 역으로 그들의 삶을 뒤쫓아가보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미술의 세계를 거의 모르는 나로서는 생소한 이들이 많았고 그러기에 더 흥미롭게 읽었다.
그들의 삶은 외로움과 고독, 그리움과 절망, 병마와 빈곤 등 어두운 부분들이 많았다.
그 마지막 순간에 흘러나온 작품들 역시 그런 색깔들이 많았다.
하지만 어찌보면 인생이란 눈을 감기 전까지도 자신의 삶이 어떤 색으로 마감할지 아무도 모른다.
밝든 어둡든 어떤 것을 선택하는 이들보다는 평가받는 인생이 훨씬 더 많다.
나는 마지막으로 남길 글이 무엇이 될까 문득 궁금해졌다.
마지막으로 읽을 책은, 마지막으로 읊을 시는, 마지막으로 부를 노래는, 마지막으로 고백할 말은....
'마지막'이라는 단어가 가지는 무게가 가볍지 않은 이유는 그 이후로는 어떤 무언가라도 다시는 볼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내게 남겨지는 '마지막'을 선택할 수 없기에 그 무엇이 마지막이 되던지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나와 전혀 다르거나 생소한 삶을 살다가 마감하지 않고, 나로 살다가 마지막을 남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결국 지금을 정직하고 솔직하게 사는 방법밖에 없는 것 같다.
가면의 나는 벗어버리고 나를 살아내는 삶만이 나를 가장 잘 표현한 '나의 마지막 작품'이 될 테니 말이다.
새해의 첫 리뷰를 '마지막'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되어 나름 좋다.
시작과 끝은 서로 분리되지 않고 연결되거나 순환하며 또 다른 길을 펼쳐줄 때가 많기 때문이다.
책의 몰입도를 높여주는 문체도 마음에 든다.
화가들의 삶의 시간을 같이 거닐게 해준 저자에게도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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