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 삶과 죽음에 관한 김영봉의 설교 묵상
김영봉 지음 / IVP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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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은 가도 사랑은 남는다 >

- 김영봉 / IVP -

처음 저자의 책을 본 것은 '주기도문'에 관한 것이었다.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는 말씀이 좋았다.
두 번째로 본 책은 소설 '오두막'을 중심으로 상처 입은 치유자들의 이야기였던 것 같다.
목사님 중에서도 문학적인 색채가 짙으면서 신학적인 깊이가 있는 분들을 좋아하는데, 김기석 목사님과 더불어 좋아하는 분이다.
이번 책은 장례 예배 때에 나눈 말씀을 다듬은 것이다.
죽음이 단절을 뜻하지 않고 삶의 또 다른 연장이라는 개념이 일반화된 것은 오래 되지 않았다.
빨리빨리를 외치다가 어느 순간부터 우리 사회에 '슬로'를 심고, 부흥이나 성장을 잣대로 삼다가 미니멀리스트를 꿈꾸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가 되듯.
나는 가끔 그런 부분들이 석연치 않고 조금 더 과하게 표현한다면 불안했다.
나만 알고 있던 보물섬들이 다른 누군가에게 발견되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어 황폐한 땅이 되어버리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었던 것 같다.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그런 부분이 있었다.
자신을 조금 더 객관화하는 작업과 동시에, 죽음에 대해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같이 껴안고 경험하는 것이 단지 유행이 되지는 않기를 바랐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죽음이 삶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요즘 트렌드를 잘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머무르진 않는다.
유행은 지나가는 바람이지만, 진심으로 그것들이 내 것으로 바뀌는 사람은 내 안에서 또 다른 향기의 꽃으로 피워내는 독특함이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여러 사연을 안고 죽음의 문에 들어선 인생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고 아끼며 안타까워하는 그들의 주위 인생들을 진심으로 안아 준다.
'품'이란 말이 좋은 것은 그 안에 온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글은 모두를 안아 주는 온기가 있다.
그와 더불어 죽음 너머의 또 다른 삶과 죽음이 존재하는 기독교의 죽음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눈에 보이는 죽음 이후의 원초적인 죽음이 있다는 것, 그 죽음은 영원과 연결이 되어서 지금의 죽음을 통해 그 죽음을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을 따뜻하게 알려준다.
사람이 가도 사랑이 남는 그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그에게 찾아온 사랑일 수도 있고 그가 남긴 사랑일 수도 있다.
떠난 그를 잊지 않는 사랑일 수도 있다.
시간의 흐름속에서 사람은 밀물과 썰물을 먹으며 닳아 없어지는 존재 같다면, 사랑은 그 밀물과 썰물조차 묵묵히 품고 있는 바다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시작도 끝도 없는 사랑의 방대한 바다에 표류하며 아름다운 흔적을 남기는 인생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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