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은 아이로 시작해서 아이로 끝난다..
아이의 뒤척거림으로 눈을 떠서.. 아이의 푹신한 잠자리에 눈을 감는다..
엄마..
나는 엄마다...
교직생활을 휴직하고.. 아이와의 시간을 갖게 된 지 3개월째에 접어든다..
처음에는.. 내가 왜.. 이래야 하나..
점점 사회에서 밀려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머리가 굳는 것 같은 느낌... 뒤쳐진다는 느낌...
그리고.. 억울함...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내가 아닌 아내로.. 여자가 아닌 엄마로 살아야 한다는 게...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
막연하게 다 누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근데.. 그게 아니였다..
결혼을 하고.. 시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아버님이 유독 야간출입을 싫어하시는 터라..
친구들과의 만남도.. 동호회 사람과의 미팅도.. 소원해졌고..
내 생활이 메말라가는 것 같았다..
아이를 갖게 되면서.. 아이의 태동과 심장박동소리에.. 기뻐하면서도..
80kg가 넘게 불은 몸을 주체할 수가 없어.. 울고 또 울었는데...
불어난 몸때문에.. 무릎이 결려오고.... 피부가 엉망이 되고...
그러면서.. 엄마되는게 쉬운게 아니구나... 정말 엄마라는 존재가 대단하구나.. 깨닫았다..
하지만.. 내 자신을 포기해야 하는 게..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건강상의 문제가 생겨서.. 휴직을 하게 되었고..
휴직 후 아이와 보내는 일주일은.. 정말이지..시간이 너무 힘들게 지나갔다..
그러다가.. 이러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번뜩 정신이 들었다..
아이를 위해.. 무언가..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구상을 하다보니.. 아무리 찾아도.. 나만의 시간을 찾을 수가 없었는데...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아이의 낮잠 시간... 그리고.. 아이가 잠들어 있는 새벽시간...(이른 아침시간.. ^^)
정말 그 시간은.. 그 누구에게도 방해 안 받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거다...
이제는 정말.. 중요한 게 무엇인지.. 안다..
내 아이를 키우는 일...
잠시동안이라도 엄마가 안 보이면.. 목청껏 엄마 엄마를 외쳐대며 온 집안을 찾아다니는 아이를 보며..
예전보다.. 지금이 더 없이 행복하다고 느낀다..
그리고.. 하나 더..
아무리 무시하려고 해도.. 무시할 수 없는 소중한 나..
나를 위한 시간을 만들고.. 그 시간에.. 정말.. 나를 위한 일을 하는 것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오늘도 나는..
아이를 재우고.. 인터넷으로 일어강의를 듣는다..
휴직기간동안 일본어를 배워보려고 결심했고.. 실천하고 있는데.. 정말.. 신난다..
새벽에 뒤척이는 아이를 토닥이고..
욕조에 물을 받아 반신욕을 한다.
반신욕을 하면서.. Q.T.도 하고.. 좋은 생각도 읽고..플래너도 작성한다..
아이를 재우면.. 난 엄마에서 여자가 된다..
그것도 아주 멋진 여자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