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터넷에 접속하면 제일 먼저 연예관련 뉴스부터 본다. 다른 시사적인 뉴스들도 있지만 연예인들 이야기에 유독 귀를 기울인다.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가 신기하고 재밌어 관심이 간다. 연예인들의 기사를 만들어 내는 기자들을 티비에서 볼 때면 그들이 부러웠다. 난 아직까지 연예인을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멋진 연예인들을 만나면서 일을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들이 마냥 부럽기만 했다. 하지만 이 책을 만나고 나서 부러움이 애처로움과 일에 얽매여 사는 직장인들의 비애로 바꼈다. 스포츠 신문 연예부 기자 인턴으로 입사한 이라희. 호기심에 몇 달만 다녀 보기로 했는데 집안은 폭삭 망하고 한달 월급 50만원이라도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에 기자 생활을 시작한다. 정식 기자가 되기 위해서는 싸이코패스 부장의 오만가지 미션을 완수해야 하는 동시에 5명의 동기들과 피터지게 싸워야 한다. 그뿐 아니라 경쟁지 기자들과는 톱기사를 뽑아 내기 위해 연예 관계자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 기사를 써내야 함은 물론이고 뽑아낸 기사로 악플에 시달리거나 심하면 소송까지 가게 되는 게 연예부 기자 생활이었다. "상사가 뭐 시킬 때마다, '이거 못하면 잘릴지도 몰라'라며 불안해 하면서, 하루하루 수능시험 보는 기분으로 살아? 다른 회사도 그래? 아니면 여기만 유독 지랄맞은 거야?" - 141p 맨 몸으로 태어나 거물로 성장한 애들은, 내가 얼마나 게으르고 무능력한 인간인지 입증해 냈다. - 386p 나는 내가 이 회사에서 맹장쯤은 되는 줄 알았다. 잘라내려면 많이 아픈. 그런데 손톱이었던 거다. 자라나면 잘라줘야 하는. - 411p 이 책을 쓴 이혜린씨는 2005년 한 스포츠신문의 연예부 기자가 된 후 경제신문사, 온라인 매체 등을 두루 거치며 대한민국에서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 그 지랄맞음에 대해 마스터했다고 믿었지만 사회생활 6년차인 지금도 매번 새로운 난관과 다양한 진상들에 놀라고 있다고 한다. 그녀는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을 "내 20대를 돌아보는 열렬한 반성문이자, 왜 그 모양 그 꼴로 살 수밖에 없었는지를 치사하게 변명하는 일기장이다. 그리고 그런 내가 민폐를 끼쳤던 분들에게 바치는 사과문이다"라고 했다. 이 책이 비록 소설이었지만 너무 생생하게 묘사가 돼 있어 실제 사건들과 오버랩되는 부분들이 많아 혼돈스러웠다. 소설은 소설일뿐 특정 사건들과 연관을 지을 필요는 없을 듯 하다. 연예부 기자들도 책 속에서는 너무 이기적인 사람들로 비춰져 있으니 말이다. 한동안 내가 연예부 기자가 되어 좋아하는 스타도 만나 인터뷰 하고 기사도 쓰고 했으니 이제 원이 없다. 이젠 현실로 돌아와 인터넷 뉴스나 열심히 보련다. 기자,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사회인이고 직장인이었다. 지금도 그들은 특종을 위해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