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말한다 - MBC 스페셜 연속기획 10부작
송미현 외 지음, 이덕렬 엮음 / 푸른나무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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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책 표지에도 적힌 말이지만 사람들은 미국을 가장 오만한 나라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한 번정도 가보고 싶어하는 선망의 나라로 생각한다. 요즘 이라크 파병 문제 때문에 미국의 오만함을 실감하면서도 동시에 미국 시민권을 얻기 위해(동시에 군면제도 받고) 원정 출산가는 사람들이 이슈가 되기도 하면서 미국에 대한 우리의 태도와 시각이 엇갈림을 알 수 있다.

나 역시 영어 과목을 가르치면서 미국에 대해 왠지 모를 거부감을 갖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한 번정도 가서 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 나라에 대한 태도나 생각을 칼로 무자르듯 정확히 나눌 순 없지만 우리나라에서 미국이란 나라는 참 말도 많고 탈도 많다.

이 책은 TV에서 특별 기획으로 방송했던 내용을 엮은 건데 비교적 쉽고 현실적이다. 우리가 미국을 알고 이해하는 데 필요한 키워드 10개를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총기 문제부터 대태러 전쟁, 햄버거, 인종 문제 그리고 교육 개혁과 자원 봉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비교적 객관적으로 미국이란 나라를 바라보고 쓰여진 책이다. 아무래도 시각적인 효과가 더해지는 방송 내용을 책으로 엮다보니 방송 내용 100%를 전달하지 못해서 좀 짤막하다는 느낌도 들긴 했지만 편하게 읽을 수 있었다.

한 나라에 대해 알아보고자 방송이 기획되고 책으로까지 출간되다니...미국이라는 나라...대단한 나라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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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 Rosso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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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쯤에 이 책이 출간될 걸로 기억하고 있다. 하나의 사랑 이야기를 남녀 작가가 썼다는 게 신선했지만 통속적인 연애 소설이려니 해서 읽질 않았었는데 이번에 우리나라에 영화가 개봉되었길래 그 기념(?)으로 읽게 됐다. 두 권을 동시에 읽어야 더 재밌다는 말을 어디에선가 들었기 때문에 'Rosso'와 'Blu'를 같이 펼쳐놓고 읽기 시작했다. 같은 시간대에 주인공 아오이와 쥰세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각자 자신을 끔찍히 사랑하고 위해주는 연인이 있지만 옛사랑을 잊지 못하고 연인을 진심으로 챙겨주질 못한다. 우연한 기회에 서로의 소식을 듣게 되고 10년 전, 스쳐 지나가듯이 했던 약속을 생각하며 약속 장소인 피렌체의 두오모로 가는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옛사랑을 한번씩 떠올렸을 것이다. 지금 그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내 생각은 하고 있을까? 라고...이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저려왔다. 영화 OST를 들으면서 읽으니 내가 아오이, 쥰세이가 된 거 같아 더 애잔했다.
연인이 있는데 다른 사람을 생각한다면 그건 너무나 잔인한 행동일 것이다. 그럴 바엔 차라리 그 연인 곁을 떠나는 게 서로에게 편한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눈물을 흘리고 슬퍼하는 건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슬퍼서가 아니라 자신의 사랑을 떠올리면서 슬퍼했으리라. 과연 나도 허망하게 놓쳐버린 첫사랑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인가.. 하지만 때로는 가슴에 묻어둔 사랑이 더 아름다울 수 있다. 과거는 과거일 뿐 모든 사람의 옛사랑이 이 책에서처럼 이루어지긴 힘들 것이다.

'Blu'의 앞표지에 적힌 문구 [사람이란 살아온 날들의 모든 것을 기억할 수 없지만, 소중한 것은 절대로 잊지 않는다고, 난 믿고 있다.] 잊을 수 없는 사랑이 있다는 건 가슴 아프긴 하지만 언젠가 좋은 추억일 될 거라 생각한다. 이 가을...이 책을 읽으면서 자신의 풋풋했던 옛사랑을 다시 생각해보면 어떨지...너무 감성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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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일기
목수 김씨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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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스승의 날, 도서반 학생으로부터 이 책을 선물받았다. <목수일기>라... 겉만 훑어보고 재미가 없을거라 생각을 했었고 읽는 걸 차일피일 미루다가 그 학생 얼굴을 보면 그 책이 생각나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굳게 마음을 먹고 책장을 넘겼는데 저자가 서투르게 목수일을 시작하면서 겪게 된 사건들, 나무 이야기, 작품에 관한 자신의 생각 등이 깔끔하고 매끄러운 문체로 펼쳐져 있었다. 그럼 저자의 정체는? 국문학과 미술사를 전공했고 미술평론과 전시기획, 출찬기획 등 일을 해왔으며 목수일을 시작하면서 전시회를 열기도 했던 화려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다. 국문학을 전공해서인지 문장이 예사롭지 않았고 미술도 공부했다니 책에 소개된 나무로 만든 그의 작품들은 멋스럽고 독특했으며 정감이 가는 것들이었다.

나는 목수일이라면 그냥 아무 나무나 가지고 퉁탕거리며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나무마다 특성이 있고 자르고 다듬는 방식도 있으며 그 시기도 있다니... 이 세상엔 쉬운 일이 없나보다. 기대했던 것보다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고 새로운 세계에 대해 알 게 됐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손가락 시계, 톱밥 난로, 예식장 건물에 관한 이야기에 관한 것이다. 자세하게 묘사를 해 놓았지만 나의 상상력 한계에 부딪쳐 제대로 이해를 하질 못했다. 그림을 무척 잘 그리던데 간단한 스케치가 곁들여졌다면 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았다.(나만 이해 못했나?) 목수 김씨가 만든 작품들이 꽤 많은 것 같은데 하나 갖고 싶다. 음... '허리 긴 개' 나 '향나무 스탠드'가 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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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림일기
오세영 지음 / 글논그림밭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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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만 들었던 오세영의 '부자의 그림 일기'를 이제야 읽었다. 지난 번에 읽었던 '만화에 살다'에 소개된 오세영에 관한 이야기가 꽤 인상깊어서 그동안 읽기를 미뤄왔던 이 책을 이제서야 읽었다. 따로 교육을 받지 않고 혼자서 그림 연습을 했다는 오세영의 집념이 대단했고 실제로 이 책의 그림은 다른 만화와는 달리 섬세했다. 오세영의 단편 만화들을 엮은 것인데 내용은 둘째치고 그림이 섬세해서 마치 내가 그 실제 상황에 있는 것 같이 느껴질 때도 있었다.

그러나 옛날에 그렸던 만화들을 엮어서 그런지 20대인 내가 공감하기엔 좀 거리가 먼 소재들(빨치산, 광주사태 등)이 있었고 특히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부자의 그림 일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그렇게 감동적이질 못했다. 가난한 집 아이의 이야기라는 소재가 흔해서인지 뭐 다른 이야기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아이의 시각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도 지금 보기엔 별로 신선하지 못하고...오히려 '복덕방' 이나 '할아버지의 소가죽 쌈지'가 재미있었고 내가 제3자가 되어 몰래 지켜본 듯한 느낌을 줬던 이농현상을 소재로 한 첫번째 이야기 '고샅을 지키는 아이'가 눈물겨웠다.

만화를 통해서 현실을 벗어나 꿈같은 세상을 맛보고 싶은 사람들은 이 책을 읽지 않길 바란다. 이 책은 잔인하고 궁상맞을 정도로 현실을 그대로 그렸기 때문에 읽는 동안 즐겁다기보다는 조금은 우울할 정도다. 만약 오세영이 요즘 현실을 그린다면 어떤 문제를 소재로 삼아 그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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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살다 - 시사인물사전 19
최을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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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엔 쳐다보지도 않던 만화책에 뒤늦게 빠지게 된 나는 만화책에 아는 게 별로 없어 주로 남들이 추천해주는 책을 읽곤 한다. 그런데 추천받은 만화가 대부분 일본 만화다. 우리나라 만화는 거의 없고 나 역시 우리나라 만화가 일본 것에 비해 재미가 없고 뒤떨어진다는 편견을 갖고 있어 읽지 않게 된다. 우리 만화에 좀 더 애정을 갖고 싶어서 선택하게 된 책이 바로 만화가 15명의 만화와 인생을 다룬 <만화에 살다>이다.

만화가에 대해 알면 그 만화에도 관심이 가고 애정이 가지 않을까해서 읽게 됐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좋은 만화들이 많았고 아무 생각없이 읽었던 만화에 만화가 나름대로의 주제와 정성이 들어갔음을 알게 됐다. 대부분 만화가들이 만화를 사랑했고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고집을 가지고 묵묵히 작품을 완성해가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역사물 만화 하나를 그리기 위해 관련자료를 모아서 연구하여 그 치밀함과 준비성에 원작자의 감탄했다는 '이두호'의 이야기가 무척 인상적이었고 꼭 '임꺽정'과 '객주'를 읽어봐야겠다고 마음먹기도 했다.

이 책에서 작자는 별로 두껍지도 않은 책 속에서 15명이나 되는 만화가들을 다뤘기 때문에 자세하게 다루지는 못했다. 어떤 만화가 같은 경우에는 자료를 많이 구하지 못했는지 짧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그리고 글의 흐름이나 단어가 매끄럽지 못할 때도 있었다. 그래서 이 책에 대해 별 3개를 주려고 했으나 우리 만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남달라 그 마음을 높이 사서 별 4개를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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