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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놈은 멋있었다 - 전2권
귀여니 지음 / 황매(푸른바람) / 2003년 3월
평점 :
품절
우선 나는 현재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다. 학생들이 이 책을 읽고 있길래 그리고 신문에서 읽은 기사가 생각나서 빌려 읽어봤다. 우선 만화 같았다. '꽃보다 남자'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4대천왕, 반항적이면서 부자인 꽃미남, 평범한 여주인공, 그들을 도와주는 친구들, 그들의 사랑을 힘들게 하는 갖가지 사건들...'꽃보다 남자' 뿐만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드라마나 만화, 소설과 비슷했다. 학생들, 특히 여학생들이 좋아할만 하다. 왜냐면 나도 조금씩 빠져들을 정도니깐...특히 승표에게..
처음엔 등장인물들의 너무나도 현실적인 말투나 이모티콘의 등장 때문에 헷갈리기도 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그리고 읽으면서 내내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결국 끝까지 다 읽게 됐다. 은성과 예원이보다 승표와 경원이의 사랑 이야기가 더 가슴 아팠고 이런 사랑도 있을 수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어린 나이에 글을 썼다길래 좀 더 실험적인 글을 썼을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인터넷에서 쓰던 식으로 쓴 게 전부이고 뻔하고 진부한 줄거리로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는 사실이 좀 실망스러웠다. 인터넷상엔 이런 식의 글도 많고 단지 책으로 출간됐다는 사실만 다를 뿐이지 흔히 볼 수 있는 스타일의 글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가볍게 읽기엔 좋지만, 소장가치가 있다거나 몇 년 뒤에 다시 봐도 명작이라고 평가받기는 어려운 작품이라고 생각된다.
다른 독자의 서평을 보니 시간 때우기에 좋다며 별을 많이 주던데, 그 독자 말대로 이 책은 killing time류 소설이다. 이 세상엔 재밌고 좋은 책들이 정말 많다. 10대들이 그런 책들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내가 이렇게 이 책에 대해서 야박한 말을 했지만 그래도 작가'귀여니'의 재치나 입담에 무척 놀랐다. 진부하고 흔하게 볼 수 있다고 했지만 사람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았다는 건 그만큼의 역량이 있다는 뜻일게다. 부디 좀 더 실력을 쌓고 다듬어서 더 좋은 작품을 내놓길 바란다. 나이가 어린만큼 충분히 발전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병 주고 약준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학생들이 싫어하는 선생님의 잔소리라고 생각한다면....뭐 어쩔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