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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기 1
미네쿠라 카즈야 지음 / 학산문화사(만화) / 1999년 7월
평점 :
품절
초등학생이었을 때 재밌게 읽은 책 중에 하나가 서유기다. 중국 이야기인 줄도 모르고 그냥 환상적인 여행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다. 그 뒤로 내가 삼장이니 오공이니 하면서 서유기 내용을 접할 수 있었던 건 TV에서 했던 '날아라 슈퍼보드'를 지나가며 흘끗 봤던 거 밖에 없었다. 어떤 만화책을 읽을까 고민하던 중, 친구의 권유로 '최유기'를 선택했다. 또 알라딘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써놓은 최유기의 리뷰를 읽은 뒤 재미있을 거라고 확신을 갖고 읽게 됐다. 하지만 내 취향이 아닌 듯 싶다. 물론 꽃미남들을 좋아해서 '최유기'를 선택한 이유 중에 하나가 주인공들이 모두 근사하다는 것인데 그것만으로는 이 책을 좋아하기엔 뭔가가 부족했다.
그렇다고 이 책의 질을 낮게 평가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무협을 좋아하지 않는 나이기에 이리저리 휘두르며 싸우는 등장인물들이 별로 멋지지 않았고 - 남들은 멋있고 하던데- 왜 이렇게 사건도 많은지 질질 끈다는 느낌을 줬다. 다른 만화책들도 비슷하게 내용을 끌면서 이어가지만 특히 '최유기'에서 그런 느낌을 더 많이 받았다. 담배를 피우는 삼장, 씩씩하고 여자를 좋아하는(?) 잘생긴 오정, 침착하고 조용하며 슬픈 오능(저팔계), 우리가 알고 있는 모습 그대로인 천방지축 오공... 이제까지 알고 있던 주인공들의 모습과 달라서 읽는 사람을 잡아 끌긴 하지만 원작만큼 그들의 활약이 흥미진진하지 않았다.
이 책을 나쁘게 평가하고 싶진 않다. 실제로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이 책을 읽는 재미로 산다고 할 정도로 호들갑을 떨면서 읽고 있는 중이다. 다만 나는 이 책이 내 취향에 안 맞는 거 뿐이고 솔직하게 리뷰를 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