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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 -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정의 수업
조혜진 그림, 신현주 글, 김선욱 감수, 마이클 샌델 원작 / 미래엔아이세움 / 2014년 11월
평점 :
요즘은 TV만 보고 있어도
책 한 권을 요모조모 분석해주는 프로그램이 많은데,
가끔은 내가 혼자 읽는 것보다 훨씬 깊이 있게
책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더라.
<TVN 요즘 책방 : 책 읽어드립니다> 13회에서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소개했는데,
시대와 장소, 문화를 초월하는 '정의'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다.
일주일 넘도록 물과 먹을 것을 먹지 못해서,
배고픔과 목마름에 지쳐 있던
3명의 선원이 생존하기 위해서 식인을 했던
미뇨넷호 사건.
한 명을 희생해서 다수가 이익을 얻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도덕적 딜레마의 상황에서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무엇이 옳은 것인지,
어떻게 행동하는 게 정의로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다양한 각도로 만나볼 수 있었던 주제
다양한 딜레마 상황에 따른 정의로운 판단을 고민하는
하버드대 마이클 샌델 교수의 강의를
책으로 엮은 이 책은 2010년 처음 출간되면서
'정의 신드롬'을 일으킨 인문학계 끝판왕이라고.
책 속에서 소개한 이슈들이 참 흥미로워서,
이런 질문들을 아이와 나눠보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10대 버전으로 쉽게 읽기를 위한
<10대를 위한 정의란 무엇인가>가
새로 출간되었다는 반가운 소식!
<정의란 무엇인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정의'에 대한 정답을 내려주는 책이라는 오해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마이클 샌델의 문답을 따라가면서
스스로 '정의'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는 책
27세에 최연소 하버드 대학교 교수가 되어
30년간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마이클 샌델 교수의 수업은
현재까지도 학생들 사이에서
최고의 명강의로 손꼽힌다고.
정답을 알려 주는 책이 아니라,
계속 질문을 던지는 책.
그래서 답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하는 책.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처럼
우리도 함께 고민해볼 시간이다.
열차 사고 상황에서 누구를 살려야 할지,
부자와 가난한 자를 위한 정의,
군 복무를 돈으로 결정하는 게 옳은가,
대리모의 아이는 누구의 아이인가.
초등학생 논술이나 토론 주제로
다뤄봐도 좋을 거 같은
19가지 이슈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10대를 위한 책이라도,
주제가 주제인 만큼 빽빽한 텍스트를 생각하고
첫 장을 열었는데 생각보다 소프트하네?
영상 세대에 걸맞게
긴 텍스트보다는 이미지와
짧은 문장을 사용했다는 게 특징이다.
간단하게 한 챕터 구성을 보면,
가장 앞에는 이미지와 함께 표제

그리고 다음 장에는
짧은 문장으로 임팩트 있게
질문을 던진다.
여러분이 시속 100km로 빠르게 달리는
기차를 운전하는 기관사.
기차를 멈출 수 없는 상황에,
앞의 선로 위에서 일하는
다섯 명의 모습이 보인다.
그런데 오른쪽 비상 철로를 보니,
단 한 사람이 일하고 있는데....
당신의 선택은?
사람의 목숨을 이야기하는 끔찍한 상상,
워낙 유명한 딜레마 문제라
다양한 상황에서 만나봤지만
여전히 정답은 없다.
질문을 던진 후 챕터 후반에는
마이클 샌델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이어진다.
많은 사람의 행복이 선이라는
공리주의 이론을 소개하고,
다각도로 문제를 다룬다.
도덕적으로 충돌하는 문제를 다룰 때는
혼자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하는 것이 좋다는 점.
다른 사람과 더불어 '정의'에 대한 생각을 다루고
서로 비판하면서 나의 생각을 확인하고 고민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는 점도 덧붙이고 있다.
민감한 문제 중 하나인 국제 문제에
"과거 조상들이 역사적으로
잘못한 일에 대해서
현재 우리가 사과해야 할까요?"
독일과 일본을 사례를 살펴본다.
반일 감정과 노노 재팬이 이어지는
한일 관계에서 끊임없이 되새겨질 의문이다.
역시 한 편의 입장이 아니라,
여러 가지 각도로 문제를 살펴보고.
미국 노트르담 대학 석좌교수인
매킨타이어의 이론을 통해 생각해보기.
이어서 마이클 샌델은
나를 그저 자유로운 개인으로 보는 입장과
공동체의 한 부분으로 보는 연대의 의무를 소개하며
샌델은 우리를 공동체의 한 부분으로서 보고
연대의 의무를 갖는 것이
정의로워 보인다고 이야기한다.
특히나 아베에게 들려주고 싶은 챕터네.
찾아보기를 통해서 책 속에서 만난
9살 어린이는
미뇨네트호 사건 같은
몇몇 사건은 끔찍해했고,
또 몇 가지 주제는 흥미로워하며
엄마의 의견을 물어보기도 했다.
함께 책 읽고, 대화 나누다보면
절로 토론이 되는 주제랄까.
원저를 아직 읽기 어려운 10대를 위해
핵심 내용을 정리하고 쉬운 내용으로 표현하면서,
윤리 시간에 배웠던 다양한 철학자들의 이론을
실제 사회 문제와 연계하니 더 생생하다.
마이클 샌델의 적확한 조언으로
질문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게 하는 책.
도덕적 딜레마 상황을 임팩트 있게 제시하고,
고려해야 할 부분도 명확하게 짚어주는 구성이라
정의로운 삶을 위해서 읽어보고,
고민해보면 좋은 이야기들이다.
_ 아이들과 토론해보면 좋은 주제들이라
논술 준비를 위해서도 도움 되겠다는
대한민국 학부모 마인드도 덧붙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