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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 더
샐리 가드너 지음,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임지은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9년 9월
평점 :
안데르센의 동화 '부시통'이
한층 더 잔혹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로 재탄생한
영국 아동문학의 거장 샐리 가드너의 '틴더'
구전으로 전해지는 동화는
어린이를 위해 각색 되어 전해질 뿐
그 원형을 살펴보면
굉장히 잔혹한 이야기도 꽤 많다.
애초에 어린이를 위한 이야기가 아니라,
어른을 위한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작했기에
잔인하고, 자극적이어야했을지도.
원작인 안데르센의 동화 <부시통>은
덴마크에서 전해 내려오는 민담을
안데르센의 시선으로 각색한 이야기.
우연히 만난 병사에게 나무통 속으로 들어가
부시통 하나를 가져다달라고 제안한 마녀는
대신 그 안에 있는 금화와 은화, 동전을 모두 가지라며,
위험을 피하는 방법까지 알려준다.
하지만 무사히 부시통을 가지고 나온 병사가
대체 이 부시통이 무엇이냐고 궁금해하자
무시하며 대답해주지 않았고,
병사는 마녀의 목을 베고 부시통을 빼앗는다.
그리고 부시통의 힘으로 공주와 결혼하게 되는 병사.
애초에 마녀의 목을 베고
부시통을 얻었다는 것부터
동화로는 꽤나 잔인한 버전인데,
이 책은 전쟁의 잔혹함부터 시작해서,
주인공인 열여덟 살 소년 병사 오토의
팍팍한 삶의 묘사가 꽤나 현실적이라
좀 더 무겁게 다가온다.
표지만 봐도 으스스한 느낌이 드는 책.
제목인 틴더 [Tinder]의 뜻은 말 그대로 부시통,
불을 일으킬 때 부싯돌과 부싯깃 따위를 넣어두는
작은 통을 말한다.
안데르센의 부시통을 모티브로 하지만,
주인공인 열여덟 살 소년 병사 오토의 여정은
중간중간 전쟁과 마녀의 죽음으로 인한
죄책감과 악몽이 교차되면서
원작보다 생동감 있는 등장인물의 성장을
보다 정교한 세계관과 함께 담았다.
사신, 손톱마녀, 늑대인간, 반인반수가 등장하는
몽환적인 판타지 소설
오토가 수많은 난관 끝에 맞은 결말은,
공주와 결혼하는 안데르센 동화의 병사처럼
사파이어와 행복하게 결혼하는
오토의 모습으로 끝나는 해피엔딩일까.
그 결말의 반전은,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닫는 순간에도
끝나지 않는 오토의 여정을 먹먹하게 펼쳐낸다.
영국 최고의 청소년 문학상인 카네기 메달,
코스타 북 어워드, 네슬레 어린이책 금상을 휩쓴 작가
샐리 가드너의 새 소설 '틴더'는 출간 직후
카네기 메달 후보로 선정되었고
<타임스>, <가디언>, <북셀러> 등
수많은 미디어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고 한다.
그만큼 인간의 본성과 삶의 의미가
깊이 있게 펼쳐지는 작품이라,
책을 읽고 나서도 생각할 거리가 꽤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