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한당들의 세계사 보르헤스 전집 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 민음사 / 199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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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케스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그 보다 더 정신없는 보르헤스의 소설이다. 학교 학생회관 서점에서 산 뒤, 그 날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한 시간 반 만에 다 읽었다. 지루해질만하면 적절한 선에서 끝나고, 다음 작품에 기대하게 만드는 단편의 중독성이 살아있는 소설이다. 책은 제목 그대로 세계 각국의 불한당들을 그린 9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의 해적와 일본의 예절 선생까지 정말이지 세계 각국이다.

그의 첫 소설집이라고 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면 될 것이다. 좀 더 성숙한 문체는 <픽션들>, <알렙> 등의 소설에서 보여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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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혁명의 구조 까치글방 170
토머스 S.쿤 지음, 김명자 옮김 / 까치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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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 1학년 때 처음 읽었던 책이다. 당시 읽었을 때는 무엇이 핵심인지 간과하면서 건성으로 읽었던 것 같다. 몇 년 전에 꺼내어 다시 한 번 읽었는데, 그제서야 책의 진가를 알게 되었다.

과학은 연속된 지식의 축적으로서가 아니라 단절과 혁명을 통해 진보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제이다. 그에 따르면 과학이 발전해 온 역사는 옛 것에서 새 것을 차근차근 배우는 과정이 아니라 옛 것을 새 것으로 완전히 대체하는 과정이다.

이 책에 나오는 용어 중 대입 수능 언어영역 지문에서 한 때 유행하였던 '패러다임'이라는 말이 있다. 패러다임은 기본형 또는 표준형의 개념이다. 동사의 기본형에서 온갖 변형과 활용형이 파생되듯이, 하나의 과학적 패러다임에서 여러 가지 과학적 인식과 모델들이 나온다. 그러나 과학이 한 단계 진보하는 과정은 기존 패러다임의 활용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뒤엎고 새로운 패러다임이 등장하는 과정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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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암호 -상
그레이엄 핸콕 / 까치 / 199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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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지문>, <창세의 수호신>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그레이엄 헨콕의 또다른 논픽션 여행기이다. 모세의 십계명판으로 알려진 성궤의 정체를 밝히고 그것을 찾아 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프랑스 샤르트르 성당에서 예루살렘, 이집트, 에티오피아로 헨콕의 성궤를 찾기 위한 헨콕의 여행은 계속된다.

내 종교관을 결정적으로 흔들어 놓은 책이다. 신을 존중한다는 범위 내에서 현재의 기독교 중심의 세계관에 한 번쯤 의심을 가져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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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어투어 시앙쯔 - 윗대목
라오서 지음 / 통나무 / 199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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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와 노자에 대한 독특한 강의로 유명한 도올 김용욱이 전체 책의 삼분의 일이나 되는 서문을 달았습니다. 그는 이 책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중국 근대사에 대해 아주 쉽게 풀어놓고 있습니다. 본문을 읽기 전에 꼼꼼히 읽어 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이 책의 역자인 최영애씨는 김용욱씨의 아내이기도 합니다. 번역 역시 매끄럽게 잘 이루어진 것 같습니다. 루어투어 시앙쯔의 주인공을 통해, 우리는 가난한 놈으로 태어나 이 험난한 자본주의 세상을 어떻게 살아나가야 하는지 곰곰히 생각하게 되죠. 라오서는 중국에서의 명성에 비해 우리나라에서의 평가가 많이 위축되어 있는 작가 중의 한 명이라고 합니다. 이 책을 통해 그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추천할 만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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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1
임철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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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한 자료와 증언을 바탕으로 1980년 5ㆍ18 광주민중항쟁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형식의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서 일어난 모든 상황과 사건은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거나 여러 사람의 증언을 통해 '있었음이 거의 확실한' 사건들입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군인들에 대한 묘사는 저로 하여금 군인에 대한 극단적인 반감을 갖게 했습니다. 누가 적이고 누가 지켜야 할 대상인지도 분별하지 못했던 그들 역시 또다른 피해자이기에 안타까움이 배가됩니다.

항쟁의 한가운데 있던 사람들. 그들은 특출난 사람들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 자체였죠. 나도 이런 상황이라면 저들처럼 할 수 있었을까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죽기를 자청하고 도청에 모인 사람들의 마지막 항쟁을 보면서 전율에 떨었었죠. 훗날 읽은 레미제라블의 바리케이트 장면과 겹쳐 지나갑니다. 민중을 그토록 짓밟으면서까지 권력을 잡았던 몇 속물들에 의해 수없이 많은 사람이 희생되었던 사태, 수많은 무지와 오해가 낳은 우리 역사의 비극. 전두환 전 대통령이 아직 살아있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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