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케스와 비슷한 듯 하면서도, 그 보다 더 정신없는 보르헤스의 소설이다. 학교 학생회관 서점에서 산 뒤, 그 날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에서 한 시간 반 만에 다 읽었다. 지루해질만하면 적절한 선에서 끝나고, 다음 작품에 기대하게 만드는 단편의 중독성이 살아있는 소설이다. 책은 제목 그대로 세계 각국의 불한당들을 그린 9개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중국의 해적와 일본의 예절 선생까지 정말이지 세계 각국이다. 그의 첫 소설집이라고 하니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보면 될 것이다. 좀 더 성숙한 문체는 <픽션들>, <알렙> 등의 소설에서 보여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