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는 생각이 너무 많아 - 남다른 아이와 세심한 엄마를 위한 심리 처방
크리스텔 프티콜랭 지음, 이세진 옮김 / 부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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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부모님으로부터 많이 듣던 말이 "생각이 많다", "예민하다"였던 것 같다. 별명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일 정도로 엉뚱한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창의적이라는 말도 많이 들었고, 청각, 시각, 공감각, 후각 등의 감각이 예민하고 남들보다 발달됐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그리고 우리 첫째는 그런 나를 똑 닮은 것 같다.

제목에서 끌렸던 것이 내가 생각이 많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생각이 깊기보다, 많은 것이 불만이었고, 생각이 많아 학창시절 수업시간이 한없이 지루하고 답답했던 기억이 많다. 어찌보면 자유로운 영혼을 지녔던 나에게 규격화고 획일화된 학교 생활은 정말 맞지 않았던 것 같다. 그 당시 대안학교가 있었다면 아마 진지하게 전학을 생각했을 것이다.

안타까운 것은 '내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에 참 오래 사로잡혔었다는 점이다. 그런 생각 때문에 20대에는 방황을 하기도 했고, 우울감에 사로잡혀 내 발로 병원을 찾기도 했었다. 결국 모든 것이 협력하여 선을 이루었기에, 지금의 내가 있고, 지금의 나를 사랑하게 된 결론에 도달하기는 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참 오랜 시간 마음고생을 해왔던 것 같다. 다른 사람과 다른 나를 나 스스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것이 힘들었던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다.

그렇게 내가 방황했을 때 이 책을 만났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나와 같이 생각이 많고 세심한 사람들, 혹은 그런 자녀를 둔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저자의 전작 <나는 생각이 너무 많아>가 다소 '저자의 주관적인 생각이 많이 담겨있다'는 평을 듣고 있기는 하지만 이 문제는 아직도 의학적 견해와 심리학적 견해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아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만큼 저자의 심리학적 측면에서의 견해를 들어보는 것도 의미가 깊은 것 같다.

의학계와 제약회사의 계략인 것인지, 조금만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컨디션이 보이면, 이를 난독증, ADHD, 영재 등으로 카테고리화하고, 심지어 약물을 남용하기도 해왔다. 저자는 조금 눈에 띄는 아이들의 특징을 '질병' 내지 '장애'로 섣불리 진단하고, "상품을 팔 듯 정신 질환을 판매하는 마케팅"을 하는 의학 및 제약업계의 행태를 꼬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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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난무하는 딱지 붙이기

p. 21 / 사회가 비(非)신경 전형인(NeuroTypical: 가장 흔하고 보편적인 뇌신경을 가진 이를 가리키는 표현. 신경 다양성에 속하지 않고 정신 질환으로도 분류되지 않는 보통 사람들을 가리킴) 아동은 바보도 아니고 버릇없이 키운 아이도 아니라는 사실을 서서히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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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많아 보이고, 때로는 산만해 보이고, 감정 기복이 심하며 섬세한 아이들은 평균보다 조금 더 감각이 예민할 뿐이다. 질병이나 장애가 아닌, 감각의 문제라는 접근은 지금까지 조금만 눈에 띄어도 '장애'내지 '질병'으로 규정하던 의학적 견해를 반박하는 새로운 견해인 것 같다.

또 남들보다 특히 감각과 감정이 예민한 아이를 둔 부모들, 교사들은 아이에게 모범을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저자의 조언도 기억해야한다. 부모나 교사가 먼저 감정 관리를 하도록 노력하고, 자기계발을 해야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겠다.

나 스스로가 '유발난 아이'라는 생각이 가장 나를 힘들게 한다. '무난한 아이'가 되기 위해 싸워왔던 시간들이 얼마나 아팠는지 경험을 통해 잘 알기 때문에 내 아이에게는 남들과 같아지라고 말하고 싶지 않다. '남과 다른 생각'을 적극적으로 장려해주고 이를 인정해줘야겠다고 다짐한다. 남들보다 조금 더 예민한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 있는 보석을 발견하도록 엄마는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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