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키 키린의 편지 - 삶을 긍정하는 유연한 어른의 말 키키 키린의 말과 편지
NHK <클로즈업 현대+>·<시루신> 제작부 지음, 현선 옮김 / 항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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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키키 키린이라는 여배우가 있다는 사실도 잘 몰랐다. 일본의 여배우가 남긴 유언들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길래 그녀가 쓴 에세이집이 출판할 때마다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는 것일까 궁금했다.

키키 키린이 출연한 작품을 본 것도 아니고, 사실 일본 영화에 조예가 깊은 것도 아니지만, 한 인간으로서 이웃 나라의 할머니가 하는 말들은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기에 충분했다.

키키 키린이 출연한 작품을 본 적이 있었나 돌이켜보니 단 한 작품도 본 적이 없었다. 생각보다 많은 영화에 비중있는 역할 또는 감초 역할을 하는 조연으로 출연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도쿄 타워>, <앙: 단팥 인생 이야기> 등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었던 작품에 여럿 출연했던 키키 키린은 일본에서는 국민 여배우로 통하는 사람이란다.

이 책은 10년의 암 투병에도 불구하고 삶을 긍정하고 담담하게 죽음을 받아들이는 마지막 모습으로 감동을 준 그녀를 기리기 위해 NHK 방송사에서 그녀에 관해 제작한 방송 내용 중 수록된 편지를 엮은 책이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될 만큼 일본에서도 대단한 국민들의 사랑과 신뢰를 받은 사람이었나보다.

아니나 다를까 그녀가 쓴 손편지들은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다. 간결하고 담백한 문체, 그리고 자신을 낮추고 조용하게 이웃을 돌아보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암투병을 하고 있는 사람 답지 않은 긍정적이고 밝고 또 위트있는 그녀의 편지를 읽으면 살아 생전에도 참 담백하고 따뜻한 사람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죽기 전 수많은 사람들에게 손편지로 자신의 마음을 담아 전하며, 여러 사람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 그녀는 세상을 떠난 뒤에도 더 빛을 발하고 있었다.

단순히 한 일본의 연예인, 여배우가 남긴 편지라서 의미가 깊은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따뜻한 메시지, 힘든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들에게 힘을 주는 그녀의 마음이 참 아름답고 귀했다. 요즘 같이 각박하고 자신 밖에 모르는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적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그녀를 알던 사람들 뿐 아니라, 그녀를 모르는 사람이더라도 그녀가 남긴 편지들을 읽다보면 어느새 그녀를 사랑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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