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디테일의 힘 - 망해가던 시골 기차를 로망의 아이콘으로 만든 7가지 비밀
가라이케 고지 지음, 정은희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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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면 그 조직은 더 성숙해지고, 위기를 극복하려는 회복탄력성도 커진다. 고객에게 사랑받는 기업은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작은 것을 놓치지 않는 세심함, 마지막까지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철저함이 있다.

경영의 목적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리고 감동은 아주 작은 디테일에서 시작된다."

- 프롤로그 중 -

이 책의 저자는 큐슈여객철도주식회사(JR큐슈)의 대표다. 대학 졸업 후 일본 국유철도에 입사하여 철도와 인연을 맺고, 1987년 철도 민영화 정책에 따라 새로 발족한 JR큐슈로 옮긴다. 그 당시에 JR큐슈는 3000억 적자 상태였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작고 사소한 부분까지 집중하는 디테일 전략을 시행한다.

나나쓰보시 기차는 내부 공간 설계부터 직원의 태도 하나하나까지 고객에게 감동을 주는 디테일에 주력한 결과, 하루 기차 이용료가 약 500만원이 넘음에도 '인생에서 꼭 한 번쯤 타고 싶어 하는 로망'으로 자리매김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결국 적자였던 JR큐슈를 5000억원의 흑자 기업으로 변모시킨다. 이후 36개의 자회사가 있는 그룹으로 성장하였다고 한다.

- 책 날개 참고 -


10배 비싼 티켓이 불티나게 팔리는 이유


최고 경쟁률 316:1이 전해주는 기대치

나나쓰보시는 반년에 한 번, 한 달 동안만 예약 신청을 받는다.

2013년 10월 운행을 시작한 이래, 예약자 수는 항상 열차 정원을 넘어섰고, 7호차에 마련된 최고 등급의 DX스위트 객실은 한때 3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나나쓰보시 여행의 감동은 바로 이 순간, 당첨 소식을 전해들을 때부터 시작된다.

고객과 투어데스크직원의 통화는 그날부터 열차 출발 전까지 수개월 동안 약 20회 정도 연락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싫어하는 음식이나 식품 알레르기는 없으신가요?"

"열차 내에 피아노와 바이올린 라이브 연주가 있는데, 좋아하시는 곡이 있을까요?"

"결혼기념일이나 은혼식 같은 기념일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

"출발일까지 한 달 남았는데, 더 궁금한 점은 없으신가요?"

상품 구매자와 판매자가 아니라 서로의 사연과 소중한 감정, 거기서 파생되는 감동을 공유하는 관계가 되는 것이다. / 23~28쪽 참고



평범했던 기업이 특별해지는 순간


저자는 사람은 누구나 '기'를 가지고 있는데 '기'의 질량이나 세기는 사람마다 다르다고 말한다. 점점 더 많은 기를 모아 흘러넘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가 점점 빠져나가 어쩐지 생기가 없는 사람도 있다고.

이 '기'라는 것을 에너지라고 보면 될 듯하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뿜는 사람 가까이에 가면 나도 기운이 나고 닮고싶어지는 힘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이 '기', '에너지'라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회사의 성공 비결이다.


JR큐슈는 구체적인 목표를 공유한다. 그것도 매출 목표를 세분화하여 공유한다.

가령 외식사업부가 2억원의 적자가 있었는데, 이 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2억원을 50개의 가게 수로 나누고, 또 한 가게당 400만엔(약 4550만원)을 365일로 나눠 하루에 약 1만엔(약11만3000원)을 조금 웃도는 액수다. 이렇게 한 가게에서 하루에 얼마를 만회해야하는 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또 '하루 1만엔의 적자는 조금만 더 노력하면 된다. 영업시간이 10시간이라고 하면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삭감하여 1시간당 약 1000엔(약 1만 1300원)의 이익을 내면 된다고 설명한다. / 92쪽

또한 업무환경 개선을 통해 집중력을 강화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회사 정리정돈과 청소를 강조한다.

JR큐슈의 비용 삭감 프로젝트를 성공으로 이끈 10가지 비법

정리정돈

비용 대 효과의 검증

전례 답습의 타파

작은 실천, 작은 노력

시간 단축, 속도 향상

(수량, 작업 등의) 통합 및 정리

표준화, 평준화, 공통화

새롭고 효과적인 기술 및 제도의 도입

자동화, 기계화, 제도화

목적과 수단, 방법의 최적화

이를 통해 도입 첫 해 6억엔(약 68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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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억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하던 회사가 어떻게 5000억원 흑자를 만들어내는 회사가 될 수 있었을까? JR큐슈를 그런 기적의 기업으로 만든 장본인이 바로 이 책을 쓴 저자이고, 저자는 이 책에서 그 기적의 비밀을 밝힌다.

그 비결은 회사 대표의 사소한 습관이나 태도부터 고객을 대하는 직원들의 마음과 태도의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도 놓치지 않는 데에 있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cliche의 힘에 대해 읽은 적이 있다. 아주 작고 사소하여 무시해버리기 쉬운 습관 하나가 시간이 지난 후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저자의 아주 작은 습관과 마음가짐이 나비효과를 일으켜 회사 전체를 변화시킨 것이다.

직원들이 일을 대하는 마음가짐, 고객들 한 명 한 명의 사연에 집중하고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태도, 전 사원이 매출을 올리는 데에만 급급하지 않고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것, 이렇게 사소하지만 강력한 방법들이 오늘날의 JR큐슈를 있게한 것이리라.

이 책을 통해 보이지 않는 곳까지 디자인하는 JR의 큐슈의 비결들을 배울 수 있었다.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것은 생각보다 아주 사소한 것에 있고, 또 보이지 않는 가치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목표를 수치화하고 세분화하여 공유하는 것, 청소를 강조하는 것, 제품 자체보다 감동을 파는 것 그리고 회사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방법들 (생략하기, 아날로그 방식으로 전하기 등), 본질에 충실하는 태도 등이 JR큐슈의 성공 비결이다. 대단한 비즈니스 컨설팅 기법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작고 강한 기업의 습관들이 오늘날의 JR큐슈를 만들었다.

이 책을 통해 일본에 나나쓰보시라는 최고급 열차 서비스가 있다는 것도 처음 알게되었고, JR큐슈라는 회사가 엄청난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하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비결들도 알게되었다.

기업이건 사람이건 큰 변화는 아주 작고 사소한 것들, 매일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배울 수 있어 값진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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