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타르크의 영웅들을 만나다 제우수의 역사 탐험기 1
임명현.김이철.놀자북 기획팀 지음, 김이철 그림 / 놀자북(돋을새김) / 200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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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플루타르크의 영웅전은 너무도 유명해서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위인들의 업적을 살펴보는 데 교과서격이 되는 책이다. 나폴레옹도 외로웠던 사관학교 시절 이 책을 읽고 큰인물이 되겠노라 결심했을 정도로 오랫동안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 고전이라 할 수 있다. 그만큼 오랜세월동안 다양한 판본으로 번역 됐는데 이 책은 딱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보면 좋을 책이다.

책표지부터 살펴보면 어린이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지만 책을 펼쳐들고 읽어나가다 보면 꽤 신경쓴 모습이 보인다. 칼라사진이나 삽화도 어느정도 있는 편이며 책 가장자리에 주석이 풍부하게 있어 배경상황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을 준다. 각 인물에 관한 이야기가 끝나면 <역사와 신화의 경계>라는 코너를 통해 해당 인물과 관련된 신화나 문학작품, 역사적 사실을 소개하여 고대 그리스에 대한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인물은 테세우스, 리쿠르고스, 솔론, 페리클레스인데 각기 아테네와 스파르타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사람들이다. 다만 테세우스는 신화상의 인물에 가깝고 리쿠르고스는 전설 혹은 실제론 여러 사람이었다는 설도 있다. 원래 플루타르크의 영웅전은 두명의 위인을 소개하고 비교하여 윤리적인 교훈을 주려는 의도가 있는 책이라 할 수 있지만 어쨌든 이들 인물의 발자취를 살펴보는 건 아테네와 스파르타라는 폴리스의 성격과 발전과정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주의깊게 읽은 부분은 부록으로 수록된 <플루타르크 영웅전 속의 역사와 신화>이다. 그리스 문명의 기원인 미노아, 미케네 문명부터 시작해서 펠로폰네소스 전쟁까지 고대 그리스 역사의 핵심을 간단명료하게 정리하고 있으며, 폴리스의 특징이나 아테네와 스파르타에 대해서도 따로 소개하고 있다. 또한 그리스 문화의 이해를 돕기 위해 델포이 신전과 파르테논 신전, 올림피아 제전, 디오니소스 극장 등 건축, 예술에 대한 상식도 전해주고 있다. 물론 신화에 관한 내용도 마치 기회만 되면 얘기 하려는 듯 자주 나온다.

전반적으로 이 책은 '인물로 보는 역사'라고 할 수 있는 플루타르크 영웅전의 본래 취지보다는 고대 그리스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전달하는 데 상당히 비중을 둔 듯한 느낌이다. 다만 약간 아쉬운 점은 내용상 의아한 부분이 좀 있었는데 22쪽 테세우스 편에서 아테네가 9년에 한번씩 크레타에 공물을 바친다고 나왔는데 157쪽에선 해마다 바친다고 나와있다(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 로마 신화를 찾아보니 그 책은 '매년'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또 솔론편에서는 리디아의 크로이소스 왕이 솔론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가 페르시아의 키루스 왕에게 멸망당했을 때 화형을 당하기 앞서 솔론의 이름을 외쳤다는데 물론 이런 설도 있지만 헤로도토스의 <역사>에서는 크로이소스가 키로스의 뒤를 이은 캄비세스 시대에 이르러서도 조언자로서 크게 활약한 내용이 기록되어있다. 물론 이 책은 플루타르코스의 책을 기본으로 삼았고, 95쪽의 주석에서도 솔론과 크로이소스가 동시대 사람이 아니라는 역사가들의 의견도 소개해놓기도 했지만 크로이소스의 이야기는 상당히 유명하고 또 그가 화형당하는 삽화까지 그려놓은게 좀 마음에 걸려 그에 대한 여러가지 설을 주석으로나마 좀더 자세하게 소개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그래도 이런 사소한 부분을 제외하면 영웅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리스의 역사와 신화까지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이 책의 의도는 괜찮다고 할 수 있다. 초중등생 자녀를 가진 학부모가 자녀에게 선물하기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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