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강력한 PSP 타이틀

  플레이스테이션(이하 PS) 시절부터 비디오게임을 즐겨온 유저 중에 아마 [모두의 골프(이하 모골)]를 플레이해보지 못한 분은 없을 것입니다. 누구나 쉽게 익숙해질 수 있는 간편한 조작과 귀여운 캐릭터, 여기에 게임상에서 일목요연하게 반영된 골프라는 스포츠의 특징에 이르기까지 [모골]은 SCE가 내세우는'온가족의 PS' 라는 모토에 최적화된 타이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스스로 '차세대 워크맨' 을 부르짖는 SCE의 주력 하드웨어인 PSP가 이러한 지극히 대중적인 작품의 출시에 신경을 쏟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멀티미디어 기기로써의 다양한 소비층 흡수가 그 주목적인 PSP가, MP3 player 및 PMP로서의 기능을 염두에 두고 구입한(한마디로 게임 '외' 적인 요소에 매료된) 소비자들의 관심을 '게임' 쪽으로도 돌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는 면에서, 이러한 대중적인 타이틀의 보급은 하드웨어 자체의 이미지 개선에도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타이틀 화면

 

  靜. 中. 動

  기본적으로 이번 PSP용 [모골]은, PS시절부터 이어져 내려 온 [모골] 시리즈의 특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게이지의 조절을 통한 스트로크 / 임팩트의 구사 및 장애물, 경사, 바람의 세기 등으로 간략하게 나뉜 외부적 요소에 이르기까지, 골프의 복잡다단한 특성을 철저히 minimalize 하는 데 성공한 시리즈 특유의 안정적인 시스템은 큰 변화없이 이번 작품에서도 채택되었으니 말이죠. 그러나 모든 PSP타이틀의 자체적인 특징인 '언제 어디서든 즐길 수 있다' 는 포터블 게임으로써의 매력과, 무선랜 기능을 적절히 활용한 온라인 대전의 매력은 기존 [모골] 시리즈에서 한단계 더 나아간 PSP용 [모골]만의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사실 PSP용 [위닝 일레븐]과 [수퍼로봇대전]의 출시를 기다리는 유저들의 입장 역시, PSP 타이틀 만의 오리지널리티를 기대하는 측면도 상당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이미 완성되어 있는 게임성' 을 포터블로 즐기는 데에 그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지 않을까 싶군요).


기본적인 화면 구성은 별 변화가 없다


이제부터 진정한 '모두의' 골프! 모여라 온라인으로!

 

  플레이 소감

  반복되는 언급입니다만, 이번 [모골]역시 지극히 [모골]스러우며 여전히 재미있습니다. 더군다나 이미 [모골]이라는 타이틀 자체가 별다른 변화없이 바로 포터블 게임으로 컨버팅되어도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의 묘미를 지니고 있기에, (현재까지는)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PSP 소프트시장에서 유저들의 다양한 입맛을 고루 충족시킬 수 있는 몇 안되는 타이틀로 꼽힐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리즈물에서 흔히 보여지는 '지나치게 안정적인 시스템의 유지' 는 한 번 쯤 유저들의 지탄을 받을 소지가 있다고 보입니다. 새로운 코스나 캐릭터, 코스튬의 추가가 물론 달갑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만, 모자 하나, 옷 한 벌을 얻기 위해 고정된 게임 rule이 적용된 18 hole을 내리 달려야 한다는 부담감은 [모골]을 '장시간 파고들어도 전혀 지겹지 않은' 싱글플레이용 타이틀로 분류하기에 적지 않은 장애요인으로 자리잡고 있으니까요. 비슷비슷한 게임진행으로 인한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챌린지 모드의 추가나 '스포츠의 게임화' 에서 얻을 수 있는 독자적인 요소를 개발, 채택하려는 시도가 제작진에게 필요한 것은 아닌가 싶네요.


다양한 세러모니를 보는 즐거움은 여전하지만...


게이지 조절 말고 다른 진행방식은 없는 것일까?

 

  [모골]과 같은 소프트의 부재, 그 대안은?

  PSP가 국내에 정식발매된지 벌써 한 달이 지났으며, SCEK의 다양한 광고를 통해 이제 게이머가 아닌 일반인들도 그 존재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당장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도 PSP로 애니메이션을 감상하거나 MP3를 듣는 젊은 유저층을 찾아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그러나 PSP의 그 주된 용도가 번거로운 인코딩을 거쳐야 하는 PMP도, 값비싼 메모리스틱을 장착해야 제 기능을 발휘할 MP3 Player도 아닌 '포터블 게임기' 라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현재까지 국내유저들에게 소개된 PSP의 타이틀, 나아가 일본 본국에서조차 소프트의 다양화를 통한 유저층 구축은 그 어느 목표보다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숙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상황은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안그래도 선뜻 구입하기에 부담스러운 가격의 메모리스틱이 PSP의 순조로운 판매로 인해 값이 폭등하고 있는 데다가, 화려한 부가기능에 반해 PSP를 구입한 이른 바 비디오게임 신규유저들의 '도데체 할 만한 게임이 없다' 는 푸념만 늘어나는 것이 현 대한민국 PSP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실정이니까요. 여기에 소니측에서 책정한 납득하기 쉽지 않은 A/S정책으로 인해 신규고객의 초기 시장 이탈마저 우려되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PSP가 몰고 온 게임기 업계의 신선한 바람은 자칫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을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입니다만, PSP가 가진 화려한 부가기능은 어디까지나 +@로써의 활용능력이지 하드웨어 자체의 주된 성능은 아닙니다. 아니, 설령 그러한 부가기능을 주 사용목적으로 둔 유저가 늘어난다고 해도 이러한 예비게이머들을 비디오게임 시장으로 끌어들일 기회를 활용하지 못한다면 그 잠재적인 손실은 막대한 것이겠죠. [모골]과 같은 대중성과 게임성을 동시에 갖춘 타이틀의 다양한 출시가, 소프트의 부재 및 컨텐츠의 빈곤함에 실망을 감추지 못하는 국내 수만명의 PSP유저들에게 무엇보다도 절실한 시기임을 소니측에서도 확실히 인식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데메트리오스 2005-06-09 2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창 즐기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