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valdi The Four Seasons
Vivaldi 작곡, 이무지치 (I Musici) 연주 / 유니버설(Universal) / 200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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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무지치는 1951년 산타 체칠리아 음악원을 졸업한 12명으로 조직된 합주단이다. 1952년 베네치아 음악제에서 데뷔한 이래 현재까지 지휘자는 두고 있지 않지만, 이 무지치의 앙상블은 세계 정상급이라고 불릴 만큼 뛰어나다. 주로 바로크 시대의 음악을 주로 연주하고 있지만 낭만파에서 현대에 이르는 작품들도 연주할 만큼 광범위한 레퍼토리를 가진 것도 이들의 장점이라 하겠다.
이 음반은 바이올리니스트 펠릭스 아요와 이무지치가 함께한 녹음인데 밝고 윤택있는 음색이 이탈리아 합주단 특유의 화려함과 풍요로움을 반영하고 있다. 게다가 다이나믹한 끝맺음과 각 계절의 대칭적인 미는 비길 데가 없으며, 또한 현대적인 감각으로 경쾌하게 진행하면서도 유연한 맛을 잃지 않는 연주는 특히 매혹적이다.
제1번 '봄'은 봄의 정경을 묘사하는 소네트(14행으로 이루어진 정형시의 일종)를 바탕으로 한 곡으로 새들이 노래부르고 산들바람이 살랑이며, 시냇물이 부드럽게 속삭이는 봄날의 화창한 광경을 묘사하고 있다. 제3악장에는 목동들이 춤을 추는 모습을 묘사한 경쾌한 선율이 흐른다.
제2번 '여름'은 타는 듯한 태양에 사람이나 짐승할 것 없이 모두 활기를 잃고 나른해져 있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간혹 산들바람이 옷깃을 스치며 부드럽게 부는 듯 하지만 갑자기 쌀쌀한 바람이 불어닥치고 소나기가 내리며 천둥이 치는 빠르고 강렬한 가락이 들려온다.
제3번 '가을'은 풍성한 수확의 계절인 가을을 묘사했다. 마을 사람들은 수확을 맞아 흥겨운 춤과 노래로 가을의 풍요로움을 즐기고 있다. 게다가 잔잔한 산들바람은 더욱 기분을 좋게 한다. 숲속에는 사냥개를 앞세운 사냥꾼들이 뿔피리와 총을 들고 짐승들을 쫓고 있다. 놀라 도망가는 짐승을 쫓아 사냥꾼과 개가 쫓아가는 모습이 눈에 선한 것 같다. 사냥터의 흥겨운 분위기가 고스란히 실려 있다.
제4번 '겨울'의 1악장은 차가운 눈속에서 추위에 떨며, 몰아치는 무서운 바람과 추위를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2악장은 마치 훈훈한 온기가 방안 가득 퍼질것 같은 불이 지펴지고 있는 난롯가 앞에 있는 광경으로 바뀐다. 그동안 창가에서는 차기운 비가 내리고 있다. 솔로 바이올린의 화기애애한 분위기의 선율과 떨어지는 빗방울을 묘사한 바이올린의 피치카토가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곧이어 3악장에서 이제 봄이 가까워왔음을 알리듯 밝고 화사한 가락이 흘러 마음을 다시 싱숭생숭하게 한다.
비발디의 [사계]는 마치 귀를 통해 사계절의 분위기를 모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각 계절의 풍경과 자연의 소리를 잘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이 곡을 이 무지치는 뛰어난 앙상블과 자연스럽고 유연한 연주로 [사계]의 각 계절을 아름답게 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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