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모르는 남자들의 비즈니스 룰10
이자벨 니체 지음, 윤혜정 옮김 / 여름언덕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머리말은 저자의 어렸을 적 이야기로 시작하고 있다. 대학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남녀 간의 차이나 차별에는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살았었는데 대학에 들어와보니 여학생들은 많아도 박사과정 이상의 여학생이나 여교수는 거의 없다는 것에 놀란 것이다. 더군다나 사회생활을 하게 되자 비로소 사회의 상당부분은 남자들의 룰이 적용하는 구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책은 오랜 세월동안 남자들이 구축해 놓은 룰을 이해하고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를 이같은 룰에 낯선 여성에게 전해주고자 쓰여진 책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치열한 사회생활 속에서 어떻게 생존해야 할 지 알려주는 처세서같지만 그렇게 딱딱한 내용은 아니다. 책의 머리말에서 언급되었듯이 '게임'이라고 생각하고 바라보면 좀더 느긋하게 여유를 가지고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어쩌면 이런 태도야말로 이 책에서 보고 배운 것을 실제생활에 적용시킬 때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기본 자세라고 할 수 있다. 그냥 '여기는 이런 세계구나'하고 맘 편히 먹으면 될 것 같다.

이 책은 1,2부로 나뉘어져 있는데 2부가 본격적으로 남자들의 비즈니스 룰을 이해하고 그걸 바탕으로 공략법을 제시하는 거라면 1부는 남녀의 차이점에 대해 먼저 이해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왜 남자 여자는 같은 상황을 두고도 이렇게 생각하는 것인가 알아야지만 회사에서 벌어지는 '이해못할' 상황에 대해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비즈니스 룰편에 들어가기 전에 읽어보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경험을 살려서 '음..남자들은 그랬었지' '그러고보니 나도 그렇네'라고 가볍게 생각하면서 읽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다.

2부에서 본격적으로 '남자들의 직장세계'를 보여주는데 왠지 정치세계를 보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단순히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면... 아니 스스로 창의적으로 일을 만들어서 한다 해도 반드시 승진하거나 더 중요한 일을 맡을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다는 게 아마도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일 것이다. 하지만 현실을 봐도 딱히 저 사람이 나보다 더 능력있는 것도 아닌데 승진이 잘 된다거나 상사로부터 더 신임을 받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지 않은가. 순수하게 능력만 가지고 인정받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사회생활에서 흔히 갖게 되는 고민이 아닌가 싶다.

어쨌든 이 책은 여자들의 업무능력에 대해 말하는 책이 아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 사람들 - 주로 잘 이해가 안가는 남자들 - 과의 원활한 인간관계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에 따른 자기 자신의 변화를 추구하도록 조언을 하고 있다. 남자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이해하면서 상황에 따른 적절한 대응방안을 차례차례 따라가다 보면 실생활에서 좀더 노련하게 행동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갖게 한다. 물론 그런 행동을 하는 목적은 당연히 자기 일을 좀더 원활히 잘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여자들의 수가 늘어난다면 궁극적으로는 비즈니스 세계의 룰을 바꾸고 새로운 룰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것이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지기란 쉽지 않겠지만 다음 세대의 여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좋은 여건에서 비즈니스 리더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싸워 백번 이긴다'라는 말 한마디로 이 책을 소개할 수 있다. 어쨌든 지금의 비즈니스 세계는 남자들의 룰이 많이 작용하고 있고, 그 룰에 따르기 싫다고 해도 여자들이 수적으로 밀리고 있어 압력을 행사하기 쉽지않다. 남자들의 비즈니스 룰에 당황하거나 분노하는 것으로 그치지 말고 우선 그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다음에 어떻게 행동할지 또는 그냥 두고 볼것인지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여기에 저자의 조언대로 긴장을 풀고 여유를 가지면 더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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