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송사리 하우스
기타하라 리에 지음, 신유희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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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프로그램 중에 <남자셋 여자셋>이라는 시트콤이 있었다. 친구들끼리 모여 살면서 일어나는 에피소드를 그린 작품인데 한국판 <프렌즈>라고 보면 딱 맞을 것 같다. 그 프로그램 때문에 다들 이십대가 되면 저렇게 살아보겠다고 꿈도 많이들 꾸었었지. 현실적으로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를 경험하고 난 이후에는 실망도 많이 했지만. 이 이야기는 그 프로그램의 여성 전용 버전이라고 보면 딱 맞을 것 같다.

뒤표지에는 직장인 하루카, 배우 나치, 커리어우먼 가에데 그리고 집주인 유즈로 나누어서 그들을 설명하고 있지만 배우인 나치를 빼면 다들 회사에 다니는 직장인들이라 볼 수 있다. 고만고만 한 나이대의 여자들이라서 공감하고 의자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듯이 그녀들 사이에도 갈등이나 분쟁은 늘 존재한다. 어떻게 현명하게 풀어가느냐가 가장 중요하겠지만.

타인과의 사이에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아마도 적당한 거리감일 것이다. 같이 산다고 해서 너무 세세하게 세부적인 것까지 알려고 들지 않고 그렇다고 남의 일이라고 전혀 방관하지도 않는 그런 적정선. 그것이 유지가 되었을 때 같이 사는 것에 거부감 없이 유지하면서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무 오지랖 넓게 시시콜콜히 알려고 들어도 개인적으로는 피곤한 일이지만 그렇다고 너무 모르고 있어도 섭섭할 일이다. 참 적정선 지키기는 어렵다.

네 명의 주인공에 맞춰서 이야기도 사계절을 따라 진행이 된다. 각 계절마다 한 명의 주인공을 배치해서 그들의 이야기를 그들의 관점에서 그러낸다. 약 이 년동안 같이 지냈던 그들은 이 지역이 재개발이 된다는 이유로 이제 뿔뿔이 흩어져야만 한다. 이 이야기는 그들의 마지막 사계절을 그려내고 있다. 연애를 하고싶은 하루카의 이야기도, 좋은 기회를 잡았지만 노출신에 망설여지는 나치도, 프로포즈를 받았지만 일에 집중하고 싶은 가에데도, 아버지와의 갈등에 고민하는 유즈도 모두 어떻게 보면 현실에 존재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사실적이다. 유즈의 이야기는 조금 괴리감이 들기도 하지만 말이다.

한편의 시트콤 보듯이 빙그레 웃음지으며 읽을 수 있는 이야기. 전직 아이돌 멤버가 쓴 책이라서 그런가 주인공이 한국에 발령을 원하거나 한국 드라마를 언급하거나 하는 식으로 한국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와서 흥미롭다. 나라별로 다르게 번역을 한 것은 아닐테니 그만큼 케이 컬쳐가 유명해진 것을 느낄수 있는 그런 부분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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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일으킨 말들 -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모든 십 대들을 위한 책
D. K. 야마시로 지음, 샘 리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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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 책을 처음 그냥 휙 넘겼던 건 책소개 페이지에서 이 책이 학교 무슨 학년 어디랑 연계된다고 그런 글을 봐서였다. 그런 소개를 보니 당연히 아 아이들용 책인가보다 하고 생각해버리니까 나는 읽을 필요가 없겠네라는 생각이 든거다. 거기다 책 소개를 보기 전까지는 제목만으로 에세인줄 알았다. 자기가 힘들 때 이런저런 책을 읽었고 거기서 이런 저런 글을 보고 힘을 얻었다 라는 뭐 그런 내용 말이다. 이 이야기의 실체는 전혀 달랐지만. 성인책은 워낙 안 팔리니 일부러 청소년을 또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해서 마케팅 전략을 짠 것이려나. 얼마나 성공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같은 사람에게는 오히려 역효과였다.

이 책은 소설이다. 청소년 소설이고 청소년 소설부분에서 많은 상을 받기도 했지만 페이지 수나 글의 양으로 보아도 책을 안 읽은 아이들이 선뜻 시작할 수 있을만큼 장벽이 낮지는 않다. 그러나 주인공들이 십대이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힘을 내는 것을 보면서 누구라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주고 있으니 십대들이 읽어야만 하는 읽으면 아주 좋을 그런 소설이다. 나 또한 읽고 나서 추천을 좀 하고 선물을 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

정신적 지주이자 한 가정의 대들보인 오빠가 죽었다. 그것오 경기중 갑자기 당한 사고로 인해서. 그야말로 하루 아침에 아들을 잃은 부모나 하나뿐인 동생 아넬라는 날벼락을 맞은 셈이다. 아넬라는 드러내놓고 따돌림을 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오빠의 그늘 아래서 살았다. 누가 괴롭히려고 해도 누구 동생이다라는 소리만 하면 다들 피해간달까. 그만큼 오빠의 영향력이 막강했다는 소리다. 집안이 잘 살지도 않는다. 학생들의 에세이를 대필해주고 돈을 받을만큼 궁핍하다. 그렇다고 막막 성격이 밝아서 활달한 것도 아니다. 오랫동안 침묵해있던 아넬라는 다시 한번 살아보기로 결정한다. 오빠가 바라는 게 그것일테니 말이다.

오빠가 없이도 아넬라는 용기를 낸다. 오빠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나 오빠는 그녀와 함께 하고 있으니 말이다. 아픈 친구를 도와 공부를 가르쳐 주고 위기에 빠진 엄마를 구해내기도 한다.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엄마는 더 큰 구덩이 속에서 빠져나오지도 못하고 허우적 거리고 있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운명은 개척하는 사람에게 더 찾아오는 법 아넬라는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기 시작하자 운도 따라온다. 자신을 봐주는 선생님이 연결을 해주어서 자신이 롤모델이 될 것 같은 사람을 직접 만나기도 하고 그 사람의 밑에서 일할 기회를 얻기도 한다. 친구의 파티에 직접 참석해보기도 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것과 맞지 않는 것을 골라낸다.

십대란 그런 것이다. 무엇이든 해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 둘 수 있는 그런 시간이다. 시행착오를 겪는 그런 시간들이다. 그렇게 하지 않는 다면 아무 것도 얻어지는 것이 없을 테니 말이다. 비록 신은 아넬라에게 모든 것을 주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많은 좋은 사람들을 또 옆에 붙여 놓았다. 그래서 아넬라는 더 씩씩하게 자신의 미래를 향해서 나아갈 수 있었을 것이다. 지금 자신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며 힘들어 하는 친구가 있다면 아넬라가 [나는 말랄라입니다]를 읽고 힘을 냈던 것처럼 이 [나를 일으킨 말들]을 건네주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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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돌아오다
사쿠라다 도모야 지음, 구수영 옮김 / 내친구의서재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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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 소설 하나로 여러 상을 만장일치로 수상했는지 알겠다. 곤충미스터리라니 그 누구도 상상하지 못한 부분을 잡아서 이렇게 멋지게 해냈다니 나라도 이 이야기에 상을 주고 싶어질 지경이다. 무언가 특별한 것에 끌리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무수한 미스터리 소설들 가운데서 유독 돋보이는 이유다.

아무런 이유 없이 그저 미스터리라는 것 하나만 믿고 읽겠다고 덤볐다. 뒤표지에 보니 다섯 편의 이야기의 제목이 있다. 어라. 이 이야기가 단편이었나? 그렇담 대략난감인데 하는 걱정을 미리 가져본다. 3백 페이지가 조금 넘는 분량에 단편 소설들이 다섯 편이나 있다고 하면 보통 마무리가 활짝 열린 식으로 끝나거나 또는 조금은 얕은 느낌을 받았던 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 걱정이 무색하게도 이 이야기들은 한 주인공이 나오는 연작소설이다. 주인공이 아주 들러리처럼 보이게 나올 때도 있어서 그렇지. 다른 때 같으면 뭐야 이럴 법한 시점에서도 주인공은 당연히 나 여기 있어 하면서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준다.

여타의 장르소설과는 다른 점이 앞에서 언급한 것 말고도 또 있다. 피 터지고 베고 찌르고 죽고 이래야 하는 장르물과는 다르게 응? 대체 사건이 어디서 어떻게 연결이 되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해설에 보면 이 이야기는 누가 범인인지를 찾는 후더닛이나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가를 찾는 하우더닛이 아닌 왓더닛에 가깝다고 되어 있다. 이런 타입은 또 오랜만이라 더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왓더닛이라니 익히 들어봤어도 대체 어떻게 쓰임이 모르는 물건의 용도를 알아낸 것 같은 그런 느낌이다.

폭우로 산사태가 일어난 곳에 자원봉사를 간 헤치마. 그곳에서는 아이 실종사건이 일어났고 그는 그곳을 떠나기 마지막 날 그 아이를 본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실제로 그 아이였을까. 이 이야기에서 사건을 해결할 주인공인 에리사와 센. 처음부터 있었지만 그리 두각을 나타내지 않던 그는 마지막에서야 폭풍 설명을 한다. 이런 식의 깜짝 설명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어느틈엔가 나타나 모두가 다 알고 있던 것과는 다른 설명을 하니 홀딱 빠질밖에. 표제작인 첫작품에서 이미 매료되었다.

집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 피해자. 구조대원을 그곳으로 출동하는 길에 교통사고 현장을 마주한다. 이 두 사건의 연결이 아주 기가 막힌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염낭거미>다. <저 너머의 딱정벌레>에서는 에리사와가 팬션을 간다. 그곳에서도 사건 하나를 마주한다. <반딧불이 계획>에서는 독특한 필명을 가진 사람들이 등장하는 과학 잡지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전에 기고했던 작가가 실종되었다면서 투고자가 잡지사에 전화를 한 것이다. 그는 어디로 간 것일까. 아니 그 전에 어느 부분에서 에리사와가 등장을 할 것인가가 슬슬 궁금해진다.

마지막 이야기에서는 학창시절 친했던 선배를 만나게 되는 에리사와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그려진다. 앞에서 나왔던 등장인물들에 관한 일화도 반복되어 언급되며 앞의 이야기와의 연결성을 주고 있어 그런 점이 더없이 반갑다. 나 이 이야기 아는데 하고 끼어들 뻔 했다. 다섯 편의 이야기는 추리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떻게 보면 그냥 일반적인 드라마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 분명히 주인공인 에리사와는 전면에 나서는 일이 잘 없다. 그래서인지 이 친구가 언제 나올 건가 언제 언급이 되나 아니면 어느 시점에서 사건과 연결이 되나 그런 점을 더 유심히 보게 된다. 이 이야기는 분명 시리즈로 나와야만 한다. 이 독특한 캐릭터가 한번만 사용되고 말아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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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학교
허남훈 지음 / 북레시피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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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학교를 가 본 적이 있는가? 학교처럼 무수한 괴담이 떠도는 곳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학생들이 선생들이 그리고 일하는 모든 교직원들이 다 빠져나간 학교는 으스스함을 자아낸다. 지금은 많이들 없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옛날에는 학교마다 운동장을 바라보면서 서 있는 동상들이 그리도 많았는지. 그래서인지 그런 동상들을 활용한 장르물도 꽤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하고 있다.

역사 판타지 소설로 분류되는 이 소설은 비단 어른들 뿐 아니라 학생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다. 청소년 소설로 지정되어도 무방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주인공이 다 고등학생이기에 더 동질감을 가지고 읽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의 가장 암울했던 그 시기를 꿰뚫는 이야기이기에 소설을 통해서 함께 느끼고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게 된다. 그냥 재미로 후루룩 읽어버리고 마는 소설이 아니라 무언가 깊게 남아 있는 그런 이야기이기에 더 많은 십대들이 이 소설을 읽었으면 한다.

공군사관학교를 가고 싶었던 기웅이, 경찰대학을 가고 싶은 은서 그리고 문창과를 가고 싶었던 나. 축그공에 맞은 게 원인이 되었고 그로 인해 최면을 하게 되고 통학하는 시간이 아까워 학교에서 자겠다는 기웅이와 나는 그렇게 학교에서 밤을 보내려 했지만 기웅이는 알바로 인해서 못 오고 결국은 나 혼자 학교에서 자게 된다. 그날 나는 일본도를 차고 있는 그를 보게 되고 시계 종소리와 함게 그곳으로 들어간다.

아주 흔한 타임슬립물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이건 너무 식상한데 하면서 눈살이 찌푸려지는 순간 #표시가 붙은 다른 폰트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나중에 나오지만 이것은 풍물패와 연극부와 문예부가 함께 하는 공연이다. 실제로 이런 공연을 하는 학교가 있을까 싶은 생각은 들지만 이런 공연이 현실화되면 그야말로 근사하겠다하는 생각은 가져본다. 고등학생이라고 해서 꼭 미친듯이 공부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들도 나름대로 축제가 있는데 유명 가수들이 와서 노래를 하는 것도 좋고 놀이동산을 가서 하루 노는 것도 좋겠찌만 이런 연합 공연이야말로 고등학생 시절을 추억하는 아주 근사한 추억거리가 되지 않겠는가 말이다. 동아리가 각기 자신들의 장기를 보여줄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하나로 함께 했기에 더욱 큰 대규모의 공연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본다.

현실화되기는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일단 일을 벌이기 싫어하는 교사들의 반발도 있을 것이고 연습을 해야 하는 시간을 빼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들 수업에 야자에 학원에 눈코 뜰 새없이 바쁜 나날일 테니 말이다. 본문 속에서 이 주인공들은 고2다. 그때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러번 또 말하지만 충분히 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은가. 만약 고등학생이라는 설정이 너무 무리다 싶으면 대학에서라도 할 수 있다고 본다. 아니 해야 한다고 본다. 아니 이미 비슷한 공연이 있으맂도 모르겠다. 안중근 같은 그런 공연은 비슷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한다.

여기에 나온 이야기가 역사라는 큰 카테고리 안에 들어가 있기는 하지만 소설인만큼 완전히 똑같지는 않다. 역사를 공부하기 위해서 읽는다기 보다는 역사를 이해하기 위해서 읽는 것이 맞을 것이다. 흥미를 북돋우기 위해서 읽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고2라고 하더라도 자신들의 진로를 아직 정하지 못한 친구들이 태반인데 비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을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일 일찌감치치 정해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이 순조롭게 다 이루어지지는 않느다. 현실적인 장벽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한 문이 닫히면 다른 문이 열리는 법 또 다른 길로 가서 하면 되는 것이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런 밤의 학교다. 밤의 학교에서는 마법이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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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버 라이
프리다 맥파든 지음, 이민희 옮김 / 밝은세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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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재미난 책을 이렇게 잘 읽히는 책을 묵히고 읽거나 잘라 읽으면 그건 책에 대한 모욕이자 죄 짓는 짓이다. 진짜. 이 책은 판형마저도 아담하고 페이지도 한번에 읽기 닥 좋은 350여쪽이다. 그야말로 그냥 줄곧 내쳐 읽어라 하고 등 떠다 밀어주는 그런 책이다. 그런 이야기이고. 거기다 프리다 맥파든이 아닌가. 나 이 작가 이야기 좋아한다.

폭설이 내리는 날 자기네들이 살 집을 보겠다고 나선 이선과 트리샤. 길을 잃고 헤매기도 하다 겨우겨우 도착한 집. 중개인이 보여준다는 집 치고는 먼지가 가득 쌓인 것은 어째 좀 이상하긴 하다. 밖에서 2층에 불이 켜져 있었는데 그들이 들어갔을 때는 꺼진 것도 이상하고. 차는 눈밭에 빠졌고 제설차는 올 생각도 없고 휴대폰도 안 터지니 어쩌겠는가 이 집에서라도 머물러야 할 밖에. 분명 빈집이라고 했는데 유통기한이 남은 음식들도 발견된다. 적어도 굶어죽진 않겠다.

트리샤는 혼자서 책을 구경하다가 이 집의 숨겨진 공간을 발견하고 그곳에서 이 집의 주인인 정신과 의사가 녹음해둔 테이프들을 찾아낸다. 몇년 전 실종된 의사. 경찰은 남자친구를 용의자로 보고 살해되었다고 했었는데 이 곳은 그녀의 집이었다. 트리샤는 왠지 모를 기분나쁨을 느끼지만 그와는 또 별개로 이 테이프들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선 몰래 하나씩 들어보기에 이른다.

에이드리언의 과거와 트리샤의 현재 이야기가 교차로 편집되면서 중간에 테이프의 내용이 들어 있는 형태로 전개된다. 이런 식으로 과거와 현재의 교차 편집은 스릴러에서 많이 쓰이는 기법이기도 하다. 과거와 현재가 만나면서 숨겨두었던 미스터리가 드러나고 무언가 의심쩍은 이야기들이 제자리를 찾아간다. 흔한 기법이지만 그것을 독자들의 입맛에 딱 떨어지게 조리하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걸 해내는 것이 맥파든이다. 같은 재료라 할지라도 초보자나 쉐프냐에 따라서 음식의 완성도가 다르듯이 말이다. 순식간에 휘몰아치는 이야기는 어느새 끝나버려 아쉬움을 남긴다. 네버 라이. 당신은 누구에게 어떤 거짓말을 할 수 있는가. 거짓말을 하지 말아야 할 상대는 또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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