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니스의 비밀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36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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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니스의 비밀>은 아가사 크리스티의 작품 중 한 축을 차지하는 모험 스릴러물이다. 포와로나 미스 마플이 등장하는 작품들을 정통 추리물로 분류한다면, 이런 모험 스릴러의 주인공은 활기찬 청춘남녀들로 포아로처럼 자리에 앉아서 회색 뇌세포를 이용해 범인을 찾아내거나 혹은 미스마플처럼 인생의 연륜과 경험으로 진실을 꿰뚫어보는 것이 아니라 숨어 들어가고, 엿듣고, 육탄전을 벌이고, 때로는 다쳐가면서 사건을 해결해간다.

그리고 이런 모험 스릴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남녀주인공 사이의 로맨스. 처음에는 단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한 동지로 출발했지만 엎치락뒤치락 하는 동안 두 사람은 점점 가까워지고, 마지막은 항상 해피엔딩. '악당은 잡히고 사랑은 꽃피는' 결말이 진부하다고 해도, 고전이 늘 영원한 데는 그 이유가 있다.

이 작품 역시 '침니스'라는 대저택을 배경으로 동유럽의 작은 나라 헤르초슬로바키아의 왕위 계승 문제와 몇년전 사라진 유명한 보석 코이눌의 행방이 엇갈린다. 쿨한 모험가 타입의 매력적인 미남자인 남자주인공 앤터니와 역시 기지와 미모를 갖춘 여주인공 버지니어, 남녀평등론자의 눈으로 보면 버지니어의 활약상이 좀 적은게 다소 유감스럽기는 하지만, 두 주인공이 주고받는 대사와 행동이 상당히 재기넘쳐서 읽으면서 꽤 즐거웠다.

마지막의 동화같은 반전이 다른 작가라면 조금은 촌스러울만도 한데 역시 크리스티답게 세련되고 깔끔하다. 정통 추리물의 재미가 약한 대신 로맨스적인 재미가 있고, 당시 영국 상층계급의 생활상을 들여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번들, 캐터햄 경, 조지 로맥스, 빌 에버슬리 등의 개성있는 조연들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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