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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동네
손보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7월
평점 :
작은 동네, 딸, 어머니 이 단어들 만으로도 긴장감이 든다.
이제 여성이 등장하는 소설은 사랑만 말하지 않는다.
여성 화자인 나는 현재에서 과거를 회상하며 이야기를 진행한다.
그리고 그 과거는 나의 시선으로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 아닌
"내게 될 수 있으면 많은 이야기"를 해주던 어머니의 이야기와 결을 같이 하고 있다.
나의 기억과 어머니의 이야기가 과거를 복구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은 그저 과거를 회상하며, 추억을 떠올리는 따뜻한 이야기가 아니다.
과거의 진실을 찾아가는 추리 소설처럼 보이기도 하다.
현재에서 발견한 단서를 기반으로 과거를 떠오른다.
한 순간도 긴장감을 내려놓지 않는다.
손보미 작가의 글은 이중의 트릭을 숨겨놓는다.
따뜻함 안에 냉정함을 냉점함으로 포장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제목은 <작은 동네>지만 손보미 작가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절대 작지 않다.
읽고 나면 내 안에 내가 감당할 수 없는 거대한 동네가 내 안에 자리잡는다.
우리는 현재를 살아가지만 그 현재는 과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결국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살아가며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나는 <작은 동네>라는 과거를 통해 현실을 살아가며
손보미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