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좁쌀 한 알 - 일화와 함께 보는 장일순의 글씨와 그림
최성현 지음 / 도솔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원주에 살면서 신용협동조합과 한살림운동 등 생활운동을 통해 우리의 삶의 질을 생각하게 하고 생명 사랑의 사상을 이 땅에 태동시킨 무위당 장일순 선생 10주기를 기념하여 선생에 대한 일화들을 그의 서화와 더불어 소개한 책이다. 이 책은 좁쌀 한 알처럼 자신을 아래로 낮추고 마음을 비워 한없이 열린 의식을 가진 장일순 선생의 일상과 삶과 사상이 편안하게 담겨있다.
아이이건 어른이건 남자, 여자를 불문하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은 쫓기는 삶이다. 물질 문명과 무한 경쟁의 각박함 속에서 사람들은 끊임없이 소유하고 성취하고 드러내기를 강요받는다. 그리고 그 가운데에서 지친 자신은 스스로 소외감과 왜소함을 느낄 수 밖에 없다. 진정한 행복은 물론이며 진정한 관계 심지어 자기 본 모습을 잊어버리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삶이다.
그러나 이 책 속에서 장일순 선생의 삶은 소유하지 않고 성취하지 않고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인간답게,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강한 웅변과 과시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당당하고 여유로우며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지를 알려준다. 그의 지평은 일상에서 세상으로 나아가 하나님과 온 우주로 까지 펼쳐진다.
이 책을 통해 장일순 선생의 생활을 가까이 들여다보면 자연스럽게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견주어 보게 될 것이다. 그 가운데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삶의 태도를 돌아보게 된다. 온갖 허위들의 음모 속에 갇혀서 고통 받는 삶을 돌아보게 된다. 나 자신이 보다 여유롭고 낮아져서 안정된 눈높이로 세상을 바라보게 될 때 나 자신의 평온해지고 나를 둘러싼 가족, 사람들이 보다 행복하게 관계를 맺게 되는 경이로움을 경험할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럴 수만 있다면 내 삶과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워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