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면 청포도가 마당 가득히 열리는 넓은 한옥집에 살았었다.
아파트로 가기 위해 이십 년 전에 팔려 지금은 비료창고로 쓰이지만 새 주인이 한번도 수리를 한 적이 없어서 옛날 모습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가끔 옛날 집이 있는 동네로 가보면 소록소록 기억들이 신기할 정도로 생생하게 떠오른다. 그 골목의 놀이와 친구들이 거짓말처럼 내 눈 앞에 보여진다. 그래서 동화 속의 소년이 된 기분에 젖기도 한다. 녹슬고 찌그러진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모든 것이 온전히 옛날 그대로 돌아오는 마법 같은 일들이 펼쳐질 것만 같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이십 년,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도 십 년이 넘었다.
여전히 아버지가 그집에 살고 있어서, 옛날처럼 서울에 살고 있는 아들이 보고 싶어 연락도 없이 불쑥 나를 찾아올 것 같기만 하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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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가 꽃을 찾아 나서는 것은 나비만의 그리움일까?
꽃은 자신의 향기기 나비에게 미치지 못해도, 나비는 날갯짓이 꽃에 이르지 못해도 꽃과 나비가 서로의 거리에서 그리워하고 있는 것이다.
나비가 열심히 꽃을 그리워하면 그 그리움이 이르는 곳에서 결국 꽃이 핀다. 꽃은 그때서야 자신의 향기가 나비를 그리워하는 까닭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꽃과 나비가 닮은 이유가 그러하듯 사랑하는 사람 또한 그렇게 서로의 그리움을 닮아 있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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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림 2006-07-18 13:13   좋아요 0 | URL
이 글도 참 좋네요. 얻어 갑니다.^^
 

사랑은 내게 말했다. "나는 모든 것이자 아무것도 아니다. 바람이 그러하듯 나는 닫힌 창이나 문으로는 들어갈 수 없다." 나는 사랑에게 대답했다. "하지만 나는 당신을 향해 열려 있어요!"
그러자 사랑이 말했다. "바람은 공기로 이루어져 있다. 네 집안에도 공기는 있다. 하지만 사방이 닫혀 있지. 곧 가구들은 먼지로 뒤덮일 것이고, 그림들은 습기에 망가지고 벽에는 얼룩이 질것이다. 네가 계속 숨쉬는 한 너는 내 일부를 알게 되리라. 하지만 나는 부분이 아니다. 나는 '모든 것' 이다. 너는 결코 이것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파울로 코엘료의 <오 자히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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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이 행복해지는 글 "오늘"이란 말은 싱그러운 꽃처럼 풋풋하고 생동감을 안겨줍니다 마치 이른 아침 산책길에서 마시는 한모금의 시원한 샘물 같은 신선함이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아침에 눈을 뜨면 새로운 오늘을 맞이하고 오늘 할 일을 머리 속에 떠올리며 하루를 설계하는 사람의 모습은 한 송이 꽃보다 더 아름답고 싱그럽습니다. 그 사람의 가슴엔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그렇지 않은 사람은 오늘 또한 어제와 같고 내일 또한 오늘과 같은 것으로 여기게 됩니다. 그러나 새로운 것에 대한 미련이나 바람은 어디로 가고 매일 매일에 변화가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있어 "오늘"은 결코 살아 있는 시간이 될 수 없습니다. 이미 지나가 버린 과거의 시간처럼 쓸쓸한 여운만 그림자처럼 붙박여 있을 뿐입니다. 오늘은 ‘오늘’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다운 미래로 가는 길목입니다. 그러므로 오늘이 아무리 고달프고 괴로운 일들로 발목을 잡는다해도 그 사슬에 매여 결코 주눅이 들어서는 안 됩니다. 사슬에서 벗어나려는 지혜와 용기를 필요로 하니까요. 오늘이 나를 외면하고 자꾸만 멀리 멀리 달아나려 해도 그 "오늘"을 사랑해야 합니다. 오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밝은 내일이란 그림의 떡과 같고 또 그런 사람에게 오늘이란 시간은 희망의 눈길을 보내지 않습니다. 사무엘 존슨은 “짧은 인생은 시간의 낭비에 의해서 더욱 짧아진다" 라고 했습니다. 이 말의 의미는 시간을 헛되이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오늘을 늘 새로운 모습으로 바라보고 살라는 것입니다. 누구에게나 늘 공평하게 찾아오는 삶의 원칙이 바로 "오늘" 이니까요 - 좋은글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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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있어 행복합니다 2

        공복자 어제는 행복을 잃어 버렸습니다. 알고 보니 행복이 마음에 짓눌려서 끙끙대고 있었던 것이었어요. 마음이 당신과 함께하지 않은 하루는 모든 것을 잃어 버린 듯했습니다. 사물을 보고 이중의 느낌을 주는 것이 마음에서 온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아침입니다. 방금 있다가 사라지는 마음을 안개로 하였더니 자고난 오늘 아침의 안개는 숲 속에서 아침 햇살로 여울져 오는 안개 빛으로 싱그러움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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