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사진 한 장을 들여다본다. 전에는 나도 꽤 괜찮았다. 여자 마음을 훔치는 도적 같은 얼굴에 검은 머리도 많았다. 언젠가 한번은 심심해서 검은 머리카락을 세어 보고 싶었는데 너무 많았다. 지금은 한 가닥 밖에 남지 않았다. 마지막 남은 나의 검은 머리카락.
왜 매년 사진만 찍으면 내 모습이 점점 보기 딱할까?
사진사를 바꿔야 할까 보다. 좀더 젊은 사람으로?
왜 매일 아침 거울만 들여다보면 내 모습이 점점 보기 딱할까?
낡은 거울이라 새 걸로 바꿔야 할까 보다‥‥
주름은 깊어지고, 검버섯은 늘어 가고, 피부는 탄력을 잃어간다. 피부는 주름이 잔뜩 져서 늘어지고 있다. 이러다 주름에 발이 걸리고 말겠다. 나는 늙은 코끼리를 닮아 가고 있다. 곧 아이들이 나를 보면 겁내겠다. 내가 날 봐도 추해 보인다.
어쩌면 겨울이어서일까?
겨울이 지나고 나면 알게 될 것이다. 여름에도 마찬가지라.
장-루이 푸르니에의 <나의 마지막 남은 검은 머리카락 하나>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