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근육이여, 아네모네에게
초원의 아침을 조금씩 열어주어
꽃의 품속으로 소란스러운 하늘들의
온갖 소리의 빛이 쏟아져 들어간다,
무한한 받아들임 위해 팽팽해진 근육
그 고요한 꽃별 속으로.
때때로 그 충만함에 압도되어
일몰의 휴식 신호조차
활짝 벌어진
꽃의 가장자리를 그대에게 되돌려줄 수 없다.
그대여, 얼마나 많은 세계의 결단이며 힘인가.
우리는, 우악스러운 존재, 우리는 더 오래 살아 남는다.
그러나 언제, 그 모든 삶의 어느 삶 속에서
우리가 마침내 열리어 받아들이는 존재가 되겠는가?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시 <오르페우스에게 바치는 소네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