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보이지 않는 곳 같은 느낌을 주면서도 우리가 깨닫는 것 이상으로 가까이에 있는 어디에선가(가령, 어느 길거리 혹은 이웃 지역 어느 곳에선가)누군가가 태어나고 있다. 또 다른 어떤 곳에서는 한밤중에 자동차 한 대가 텅 빈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바로 그 밤에 어느 남자는 판자에 못을 박고 있다. 우리는 이 어떤 것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씨앗 하나가 보이지 않지만 땅 속에 꿈틀대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다. 꽃들이 시들고 건물들이 올라가고, 아이들이 운다, 그러나 이 모든 것에 대해서 우리는 전혀 알지 못한다.

그것이 일어난다. 그것이 계속 일어나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처음 시작할 때 어디에 있었는지 망각한다. 나중에, 처음 여행한 거리만큼 우리가 이 순간에서 벗어나 여행할 때 우리는 현재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잊게 된다. 결국, 우리 모두는 고향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만일 우리 가운데 고향이 없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한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도 이곳에서 벗어나 그들이 마땅히 가야 할 곳으로 떠난다는 사실이다. 만일 다른 어떤 것도 없다면, 삶은 우리에게 이 한가지를 가르쳐 준 셈이다: 지금 이곳에 있는 자는 누구든지 나중에 이곳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다.

폴 오스터의 <소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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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나는 가을 

                                           거석 손홍일



                   창문을 여니
                   산과 들에 가을 냄새
                   찬 바람이 불때마다
                   노랑 은행잎 한잎 두잎 
                   나뭇잎 떨어지는 것이 안스러워
                   애처롭게 우는 풀벌레와 귀뚜라미
                   쓸쓸함을 달래주려고
                   끼룩 끼룩 노래하며
                   짝 지어 날아 오는 가을 철새들
                   코스모스는 온 몸과 고개 흔들며
                   벌 나비와 이별을 아쉬워 하며
                   떠나는 가을에게 머리숙여 인사하고
                   숙부쟁이에게 입 마춤한 고추잠자리
                   내년에 다시 오마고 날개짓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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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삶에 지쳤을 때 서로 마음 든든한 사람이 되고 때때로 힘겨운 인생의 무게로 속 마음 마저 막막할 때 우리 서로 위안이 되는 그런 사람이 되자 누군가 사랑에는 조건이 따른다지만 우리의 바람은 지극히 작은 것이게 하고 그리하여 더 주고 덜 받음에 섭섭해 말며 문득 스치고 지나가는 먼 회상 속에서도 우리 서로 기억마다 반가운 사람이 되자 어쩌면 고단한 인생길 먼 길을 가다가 어느날 불현듯 지쳐 쓰러질 것만 같은 시기에 우리 서로 마음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혼자 견디기엔 한 슬픔이 너무 클 때 언제고 부르면 달려올 수 있는 자리에 오랜 약속으로 머물며 기다리며 더 없이 간절한 그리움으로 눈 시리도록 바라 보고 픈 사람 우리 서로 끝없이 끝없이 기쁜 사람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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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 *♡ 마음이 열려 있는 사람 곁에는 사람들이 언제나 머무르기를 좋아합니다. 지나치게 주관이 강하고 마음이 굳어 있고 닫혀 있는 사람 곁에는 사람이 떠나가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귀울이고 열린 마음으로 모든 사람을 대한다면 그사람 가까이 있고 싶어 할것입니다. 다른이의 말을 잘 들어주고 마음을 받아 주는 것은 그사람이 낮아지고 겸손한 사람일 것입니다. 무엇 인가를 애써 주려고 하지 않아도 열린 마음으로 남의 말을 경청 하려 든다면 그 사람 곁에는 늘 사람들이 머물것입니다. 자신을 낮추고 또 낮춰 저 평지와 같은 마음이 되면 거기엔 더 이상 울타리가 없으며 벽도 없을 것입니다. 봄이 되면 넓디 넓은 들판엔 수많은 들꽃들이 각기 색깔이 다르지만 어울려서 잘들 살아가듯이 그렇게 열려 있는 마음은 편안하게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들판에 피어 있는 들꽃들은 여러 모양과 향기가 달라도 서로 시기하지 않으며 싸우려고 들지 않으며 아무런 갈등도 없이 살아갑니다. 그것 처럼 열린 마음은 자유로운 마음입니다. 열린 마음은 강합니다. 나를 낮추고 마음을 열어 두십시요. 진정 강해지려면, 어디에도 구속받지 않는 자유인이 되려면, 마음을 열고 끝없이 자신을 낮추십시요. 저 광활한 들판이 어떤 것과도 자리 다툼을 하지 않듯이 열린 마음에는 일체의 시비가 끼어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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