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草布  황  규  환
밤도 숨죽여
이슬 맺는 밤
별빛은 갈수록 영롱하고
뜻 모를 웃음이 살포시 번지면
너를 보듬어 잠들고 싶다
                      깨어 있는 영혼 
                      온 널판 주위를 맴 돌며
                      아름다운 추억들을 모아 꿰어달고
                      지나 온 날들을 한 눈에 비치도록
                      두 손 바쳐 들면
                      홍조 띤 얼굴 두 눈을 감는다.
젊은 날 
붉게 타던 정열
가누지 못 할 만큼 돌진하여
흐름마저 이끌던 짧은 용맹
희미해지는 아침 가로등처럼
                        갈수록 빈약해지는 너울
                        그 위를 파란 하늘이 덮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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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동안 무슨 일이 있었나?
이상한 잠에서 깨어난 듯 흐릿해진다.
새떼들이 빛의 기억을 쫓아 서쪽하늘로 날아가고 있다.
동작대교에서 나는 한참을 멈추어 있었다.
누구에게나 특별해지는 시간이 찾아온다.
아무도 모르겠지만 비밀처럼 그리움처럼
언제나 그때 문득 해가 진다.
어떤 이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던가.
기다림으로 길을 잃지 않기에
그래서 저녁은 행복하다.
그대 뜻대로,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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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와 분리되지 말 것. 삶을 빛 속에 두면 실패란 없다. 불행, 환멸 등 모든 처지에서 내가 해야 할 노력은 오로지 접촉을 되찾는 일이다. 그리하여 내면 속에서 느끼는 이 슬픔 속에서조차도 사랑하고 싶은 욕망은 얼마나 강렬한가. 저녁 공기 속에서 그냥 산 언덕을 바라보기만 해도 얼마나 큰 도취감에 젖는가.
진정한 것과의 접촉, 우선 자연, 다음으로 깨달은 사람들의 예술, 그리고 내게 능력이 있다면 나의 예술. 그렇지 못하다면 빛과 물과 도취는 내 앞에 있다. 그리고 욕망에 젖은 입술. 미소 짓는 절망. 출구 없는, 그러나 부질없는 줄 뻔히 알면서 지배력을 끊임없이 행사하는 절망.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 정신을 똑바로 차릴 것. 자신의 것으로 세계 속에 잠들어 있는 것을 잃지 말 것.

알베르 카뮈의 <작가수첩 1>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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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갈림 나는 이 쪽에서 너는 그 쪽에서 요이, 땅! 이다 만날 때가 된 지점 휘적휘적 낯선 사람들 뿐 혹시나.. 끝까지 가서야 선로가 엇갈린 걸 알았다 그거야 휘익 돌아서 되돌리면 그만이지 사람 사이 엇갈린 관계도 단순 유쾌하게 방향만 바꾸는 걸로 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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