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세상 넓은 마음으로"*♡ 계절의 변화를 느끼면서 세월의 흐름을 알 수가 있고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면서 우리의 삶을 뒤돌아 볼 수도 있지요. 우리의 육체와 또 우리네 정신 건강까지 봄 여름 가을 겨울이 다 존재하기에 보다 더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는 게 아닌지요. 이렇게 좋은 환경 속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우리가 행복하지 못한 것은 우리의 마음 때문입니다. 우리네 마음이란 참 오묘하여서 빈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이 한 없이 아름답고 또 따뜻하지요. 정말 살 만한 가치가 있어 보이거든요. 마음 가득히 욕심으로 미움으로 또 시기와 질투심으로 가득 채우고 세상을 바라보면 세상은 험하고 삭막하여 우리를 힘들고 지치게 할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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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거리의 찻집을 나서다가 문득 어디론가로 떠나고 싶을 때 '아직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보면 슬픈 일이다. 겨울에는 그런 충동이 부쩍 잦아진다. 이유는 알 수가 없으나 조금 더 젊었을 때는 겨울이 눈과 크리스마스로 만들어진 판화처럼 느껴지곤 했다. 지금은 잃어버린 지도의 흐리멍텅한 꿈 같기만 하다.

거리로 눈이 내리면 내 가려는 그곳의 창가에 램프를 밝혀주오
그 불빛 속에서 눈발은 더 많이 퍼부을 것이고
나는 그 겨울의 창가에 당도하여 안심하리라

회색빛의 엷은 구름이 생각 속에 걸려 있는 것으로 보아 겨울이 왔는 모양이다. 겨울이 왔다는 그 이유만으로도 우리는 사랑해야만 할 것이다. 겨울은 너무나 길고 춥기 때문이다. 다시 하나의 나이를 더 추가하고 한 번도 보지 못한 봄이 올 때 더 이상 도망 다니지 않기 위해 사랑해야 한다.

겨울에는 몇 번이고 기다리는 희망으로 눈이 내린다.
서로에게 아무런 의미가 되지 못하지만 아직도 나를 그리워하고 있는 누구에게도, 내가 그리워하고 있는 어떤 사람들에게도 눈은 분명한 이유로 내린다.

낙엽 탓인지 불빛 탓인지 알 수는 없으나 쓸데없이 거리를 나돌아다니다 보니 가을이 끝나버린 것 같다. 내가 모르는 사이에 떨어져 어디론가 흘러가버린 낙엽이나, 빈 방의 재깍거리는 시계 초침 소리를 들으며 눈을 껌벅거리는 것이 전부였던 시간들 탓은 아니다.

한 번의 가을이 지나갈 때마다 내가 간직했던 연애 편지나 수첩 속의 전화번호 따위들이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것들이 되어버린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사람들은 저마다 떠나고 누군가는 아직도 나를 그리워하고 있다.

봄에서 여름으로, 여름에서 가을로, 열심히 도망 다니다 그 끝에 도달하고 보니 겨울인 것이다. 그리고 나이를 한 살 더 먹을 뿐 아무 것도 아니었다. 적당한 말을 찾을 수가 없는 텅 빈 기분이다. 그렇다고 차디찬 바람이 모서리 휘돌아 코트를 찌르는 겨울의 거리에 오래 서성거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무런 의미가 없어도 무더웠던 지난 여름에 살아남은 것처럼 이 겨울도 나는 무사히 지나가야만 할 것 같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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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고향에 돌아갔을 때, 그걸 대하면 "아, 드디어 고향에 돌아왔구나" 싶은 사물이 하나씩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이십 리 밖에서도 보이는 고향의 가장 높은 봉우리일 수도 있고, 협곡의 거친 암벽 또는 동구 밖 노송일 수도 있다. 그리워하던 이들의 무심한 얼굴, 지서 뒤 미류나무 위의 까치집이나 솔잎 때는 연기의 매캐한 내음일 수도.

이문열의 <그대 다시는 고향에 가지 못하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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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추억은 그냥 시골의 고향에 묻어두고 다르지 않은 각자의 이유로 떠나고 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다니기 위해 서울로 올라오면서부터 돌아가신 아버지와 오래 같이 있지 못한 잃어버린 그 시간이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아쉽기만 하다.
고향이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
추억은 그대로 있지만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내 기억은 늘 어긋나고 혼란스럽기만 했다. 때로는 아주 낯선 모습으로 나를 맞이 하곤 한다.
하늘과 맞닿을 듯 죽 뻗은 미류나무 가로수가 그림처럼 길게 이어지는 그 멋진 길이 어느 날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을 때 '언젠가는 고향으로 다시 돌아가서 살겠다'는 생각을 버렸다.
그날 나는 깊은 상실감에 빠져 서둘러 서울로 올라와야만 했다.
사라지는 것들,
그러나 눈을 감으면 생생하게 떠 오르는 것들이 너무나 그립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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