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으로부터 외로움은 시작한다.
우리가 미래에 대해서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는가.
2년 후에 컴퓨터 부품을 새것으로 바꾸어주겠다는 광고가 자주 나온다. 미래를 담보로 제시한 어음이다. 그 어음이 부도나지 않는다고 100% 보장할 수는 없는 일... 우리의 미래는 부도날 수 있다. 2년후에 우리의 아무것도 바꾸어 줄 수 없는 불안.

불안은 사람의 시간을 병들게 한다.
그 시간에 속한 모든 타인에게도 전염된다. 짜증스럽고 자주 다투고 그러다보니 서로에게서 멀어진다. 비밀을 만들고 다 아는 일을 감추기도 하면서 외로워질 수도 있고, 그 외로움으로 인해 미래가 더욱 불안해지기도 한다. 그런 이유에서 외로움은 매우 개인적이면서 동시에 사회적이다.
희망의 상실, 그 근원의 부재 탓이다.
때로는 그로인해 누가 죽기도 한다.

외로운 사람은 사랑하지도 않는다.
그는 단지 불안한 시간으로부터 도망치기 바쁘다. 아무도 없는 길고 어두운 복도를 무서움을 느끼면서 걸어가 자신의 문을 조심스럽게 따고 숨어버린다. 집을 나설 때는 문이 잠겼는지 열 번도 더 확인을 한다. 그는 수없이 많은 자물쇠로 세상을 잠궈버린다. 불안이 그에게서 사라지지 않는 한 그는 영원히 외롭게 살아야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희망이 필요하다.

냉장고를 열어보아라 혹시 그곳에 당신이 잊어먹고 있던 희망이 아직 남아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가장 먼저 할 일은 냉장고의 희망을 검사하는 일이고 두번째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말하라.
내 희망은 2년 정도 유효하다고
그래서 죽지 않았다고
미안하다고...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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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송 - 큰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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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남자의 황금기가 언제라고 생각하세요?

아버지의 책꽂이에는 시집 한 권이 꽂혀 있다. 그 책엔 갯벌 위에 긴 다리로 홀로 서 있는 물새를 노래한 시가 하나 있다. 그 물새가 바라보고 있는 것은 ‘저물면서 더욱 빛나는 저녁바다’ 이다.

빈센트 스태니포스의 <아버지에게 묻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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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의 개망초꽃대밭이 하루 종일 흔들린다.
이제 태양은 더 높이 오르고 때를 기다리는 사람은 더 많이 고독해 질 것이다. 잊을 것 잊을 수 있어야 하고 가을보다 먼저 침묵해야 한다.
내가 오래 전에 쏜 화살의 기억처럼 별이 흐르고
먼 숲속으로부터 늑대들이 뛰어다니는 서걱거림이 들려온다.
창문을 닫아야 할 것 같다.
불을 끄기 전에 아이들 얼굴을 한번씩 자세히 들여다본다.
바람이 영원을 스친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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