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나무에는 정해진 계절과 그것에 합당한 열매가 맺힌다 그 계절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모두 싱싱하게 꽃을 피우지만, 시기가 지나면 말라서 시들어 버린다.
하지만 삼나무는 그러한 어떤 상태에도 빠지지 않고 언제나 변함없이 푸르지 않은가? 자유로운 자, 즉 종교적 독립자란 바로 그러한 성격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덧없이 사라져 가는 것에 마음을 빼앗겨서는 안 된다.
디즐라라고 불리는 티그리스 강이 칼리프 일족이 멸망한 뒤에도 바그다드를 관통하며 흐르고 있듯이. 너희들이 넘쳐 나도록 물건을 가지고 있다면, 대추야자 나무처럼 아낌없이 베풀어야 한다.
하지만 베풀 것이 없다면 삼나무처럼 자유롭게 살아라.

핸리 데이비드 소로우 의 <월든>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 빈손으로 가는 여유로움 +♡+ 중요한 메모를 해두었다가 찾는데 한참이나 걸렸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생각, 나의 옷들엔 주머니가 너무도 많다는 사실이었죠. 바지에서 티셔츠,스웨터에까지 수많은 주머니들을 일일이 들쳐보느라 당황스러웠던 경험. 나는 이 주머니들이 내가 성장하고 사회에 길들여져가면서 갖게되는욕망, 욕심이라는 주머니가 아닌가 하고 비추어보았습니다. 어린 시절엔 최소한의 것으로도 만족하던 것이 이제는 자꾸 `더,더'라는 소리만을 외칠 뿐 쉽게 만족할 줄 모르는 나의 주머니 인간이 태어나서 마지막에 입는옷, 수의에는 주머니가 없다고 합니다. 이제 내 마음의 욕심이란 주머니를 헐거이 모두 비워내고 그 없음의 여유로움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당신은 원래 한 사람의 인간이었으므로, 공간이동으로 복사본이 만들어졌다고 해서 '나'라는 인간이 여러 개의 육체에 존재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진정한' 나는 여전히 원본 속에 존재할 것이다.

데이비드 달링의 <불가능한 도약, 공간이동>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미 지나간 것이 날마다 태엽처럼 감기고 풀리면서 단조롭게 반복되고 있다. 오늘 아침에도 매일 만나는 여자와 지하철에서 스쳤고 사무실에 들어서자 K와 그 밖의 사람들이 같은 자리에서 어제처럼 웃으며 나에게 인사를 한다. 한쪽 구석의 L은 역시나 커피를 마시기 위해 세미나에서 기념으로 받은 머그컵을 들고 일어선다.
마치 어제의 일을 지금 다시 기억하는 것 같다.
삶이란 잘 알 수 없는 것의 연속이라면 도대체 이미 보았고 알고 있는 것을 다시 보고 있는 이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여기에 내가 있으나 그 어디에도 없는, 살아 있으면서도 아무 것도 증명하지 못하는 이상한 세계에 갇혀있는 모양이다.
어제와 오늘, 그 차이는 무엇일까?
그것이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만나는 그 여자가 어제는 로맨틱하고 걸리쉬한 스타일이었지만 오늘은 펜슬 스커트의 시크한 정장으로 바꿔 입은 정도의 차이라면 마땅히 설명할 것이 없다. 살아가는 일이라는 것도 겨우 틀린 그림 찾기나 하다가 흐지부지 끝나버리는 그런 이상한 시간일 뿐이다.
새롭고 낯선 것에 대한 우리의 두려움이 자꾸 태엽을 감고 있다.
<황인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