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은 멋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다시 파리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어요. 처음에 저는 한동안 푸념을 늘어놓곤 했습니다. 마치 어떤 남자가 천 가지가 넘는 이유로 자기가 미워하는 애인 앞에서 불평을 늘어 놓지만 ‘그 온갖 이유들’에도 불구하고 그 애인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으며 그녀에게서 떨어져 나갈 수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어제 저녁 본 그 마력적인 휘황찬란한 빛들이야 말로 - 저는 튀일리 공원으로 가서 나무들과 조각상들과 분수대 사이로 산책을 했었습니다. - 정말이지 너무나 경이로웠습니다.
당신에게 성 야콥의 그림엽서를 보내드립니다. 저는 이 성자를 매우 좋아합니다. 첫째는 제 아버지와 같은 야콥이어서 그렇고, 또 성자가 늘 작은 배낭을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그러하듯 그는 언제나 짐을 들고 세상을 방랑하고 있습니다.
나의 사랑하는 이여,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지만 혹시 저 한테 화가 나 계신 것은 아닌지요?
니논 헤세의 <헤세, 내 영혼의 작은 새>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