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에 가서 한 일 년만 돌아다니다 올까?드라마를 보다가 툭 던진 내 말에 아내는 내 눈을 잠시 들여다보더니 말했다. 안 돌아올 것 같아. 나도 아내도 내가 아프리카를 일 년씩이나 돌아다녀야 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점에서는 서로 동의를 하고 있다. 그런데도 안 돌아올 것 같다는 말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한다. 살다 보면 현실에 얽매이고 그러다 보면 끝내 아프리카 근처에도 못 가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분명한 것은 죽기 전에 세계여행은 해봐야 안되겠나 하는 식으로 나서지는 않을 것이다. 그냥 둘러보는 정도의 관광여행은 내 취향과 맞지 않다. 나에게 있어서 아프리카는 조금 다르다. 삶에 지치고 힘들 때면 아프리카를 떠올리게 된다. 그러면 희망이 장밋빛 부겐빌레아꽃처럼 피어난다. 아프리카가 나의 희망을 품고 있는 것일까?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황인철>
새집을 지을 때, 우리는 먼저 우리가 태어나 살아온, 이미 우리의 삶의 한 부분이 되어 있는 정든 옛집을 헐어낸다. 옛집이 헐리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이 헐리는 듯한 기분에 휩싸이며, 빈터를 앞에 두고 허망한 감정을 갖게 된다. 이때 우리가 빠지게 되는 것이 허무주의적 정황이다. 그러나 새집을 짓기 위해서라면 달리 길이 없다. 그런 정황을 현실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되, 새집에 대한 희망 속에서 그것을 이겨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