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신은 나입니다. 
이 가을날 내가 가진 모든 언어로
내가 나의 신입니다
별과 별 사이 너와 나 사이 가을이 왔습니다
맨 처음 신이 가지고 온 검으로 자르고 잘라서
모든 것은 홀로 빛납니다
저 낱낱이 하나인 잎들 저 자유로이 홀로인 새들
저 잎과 저 새를 언어로 옮기는 일이
시를 쓰는 일이, 이 가을 산을 옮기는 일만큼 힘이 듭니다
저 하나로 완성입니다 
 
- 문정희 <사람의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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