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쌓이는 날 佳谷/金淵湜 새벽이슬 먹은 노오란 은행잎이 나뭇가지 사이로 부서지는 오렌지빛 햇살을 안고 나비 날갯짓으로 떨어져 옹기종기 모여 잠든 갈잎을 깨운다 창가를 서성이며 아침잠을 깨우는 소슬바람이 난 향을 물고 가슴팍을 파고들고 까치의 울음이 싸늘한 아침공기를 창틈으로 밀어 넣고 파란 하늘가 뭉게구름이 갈대의 흔들림에 수채화 물감을 푼다 비둘기 떼 후드득 날갯짓에 곱게 물든 단풍잎이 우수수 종이비행기처럼 나르고 소복이 쌓이는 낙엽무덤을 비집고 한여름 땀방울이 겨울잠 채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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