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만나러 가는 사람은 봄꽃의 짙음 보다가을꽃의 옅음을 그리워하는들국화 연보라빛 같은 사람일 것이다. 그의 눈 안에 내려앉은소멸과 시듬까지 말없이 껴안는그런 넉넉한 사람일 것이다. 활짝 웃는 얼굴이 다 보이지 않고돌아서 가는 뒷모습은 더 보이지 않을은은한 강안개 같은 사람일 것이다.그 사람 앉은 고운 배경 너머로가을 산 비치는 강물 길게 보이고...아직 돌아가지 못한 철새들억새풀 아래서 머뭇거리고 있는데그는 주인이기 보다 나그네이길 원하는 그런 마음 가벼운 사람일 것이다. 가을 만나러 가는 사람은시처럼 수채화처럼 화안히 드려다 보이는투명한 사랑을 했던 사람일 것이다. 그래서 바람처럼 짧은 이별 보다긴 기다림을 먼저 생각할 줄 아는 그런 즐거운 사람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