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열심히 한순간 한순간을 살아가는 일이다.
우리는 이것을 삶의 밀도 혹은 삶의 긴장감이라고 부를 수 있다. 삶의 참다운 성공, 삶의 참다운 보람은 구체적으로 성취한 결과가 남들이 볼 수 있는 외형적인 것에 있지 않고, 살아가는 과정 그 자체, 오로지 각기 자신이 내적으로만 경험할 수 있는 그 삶의 과정의 밀도, 긴장, 인텐시티intensity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이 볼 때 장미꽃이 할미꽃보다 더 아름답다든가, 호랑이의 삶이 고슴도치의 것보다 더 늠름하고 보람 있는 삶이라는 판단은 나을 수 없다.
꽃이 진다고 해서 그 꽃이 아름답지 않을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가 조만간 죽어 흙이 되고 벌레의 밥이 되게 마련이라고 해도 삶 일반, 특히 인간의 삶은 아름답고 귀하다. 아니 우리가 머지않아 사라지기 때문에 그만큼 더 우리들의 삶은 보람을 갖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삶의 존엄성, 절대적 가치를 의식하고 삶에 대한 경외, 삶의 성스러움을 새삼 깨달을 필요가 있다.
시들시들한 꽃보다 생생한 꽃이 더 아름다운 것과 마찬가지로 적극적 삶, 인텐스한 삶은 그만큼 더 귀중하다.

박이문의 <행복한 허무주의자의 열정>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