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헤매고 먼 길을 돈다고 반드시 세계와 인생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리라고는 나는 믿지 않는다. 일평생을 헤매고 돌아다녀도 이해하지 못할 것은 영원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고, 먼 빛으로 스쳐보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가까이서 들여다본 것보다 더 똑똑히 이해할 수도 있다.(…) 세계와 인생에 대한 이해란 반드시 직접적인 체험이라야 된다는 법은 없으며, 더욱 그 이해가 시간과 비례하는 것이라고도 보지 않아. 오히려 어떤 부분은 우리가 일생을 저자바닥에 뒹굴어도 모를 게 몇 줄의 글귀로 한순간에 뚜렷해질 수도 있어.

이문열의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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