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학교 근처까지 데려다 주고서는 몇 번씩 뒤돌아 보면서 손을 흔들어주었던 적이 있었다. 내 웃는 얼굴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는지, 아이는 가끔 날 보고 그때처럼 한 번 웃어보라고 한다.
평소에 나에게서 느끼는 것 이상의 다정함이 있었던 모양이다. 내 얼굴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가 아이의 눈에 재발견된 그 웃음은 줄곧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도 잘 모르는 그 웃음을 재현해보려고 거울 앞에서 일부러 지어보았지만 어색하기만 했다. 억지로 웃거나 일부러 웃지 않는 사회적 얼굴에 익숙해진 탓일까?
웃음은 내게도 상대방에도 의미가 있는 일이다.
생각해보면 내가 아이에게 손을 흔들어줄 때 그 순간 나는 무척이나 행복했던 것 같다.
아마 아이도 그랬을 것이고, 그래서 내 웃는 얼굴을 자꾸 떠올리는 것 같다.


<황인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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